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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VOICE 청송에 살어리랏다
‘청송’ 하면 역시 베어 물면 아삭한 소리와 새콤달콤한 과육이 느껴지는 빨간 청송사과다.
하지만 청송에 유명한 것이 또 있으니, 바로 청송백자다. 가마터 지표 연구 조사를 통해 청송 지역에서는 약 16세기부터 청송백자를 만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지나치지 않은 은은한 빛과 새하얗다기보다는 유백색의 뽀얀 색감이 일품인 청송백자. 대량생산되는 그릇에 밀려 한동안 생산이 어려웠던 청송백자는 2007년 시작된 청송백자 발굴사업을 시작으로 청송백자 장인인 고만경 옹을 모셔오면서부터 다시 활기를 띠게 됐다. 안타깝게도 고만경 옹은 올해 유명을 달리했지만 청송백자 제작 기술은 후대까지 전수돼 미래를 기약할 수 있게 됐다. 청송백자는 청송 지역에서 나는 흰색 돌인 도석을 빻은 가루를 반죽해서 만든다. 괴석 형태의 돌을 채취하고 가마에서 구워 나오기까지 열 단계 정도의 공정을 거치는데 발로 밟아서 반죽하고, 발 물레를 돌리며 손으로 빚기 때문에 매 단계에 수고스러운 정성이 더해진다. 아이보리 컬러에 파란 띠가 둘러진 청송백자는 바라만 보는 고고한 백자가 아니라 생활력이 강한 소박한 백자다. 2009년에 오픈한 청송백자전수관에서는 식기와 다구, 인테리어 소품까지 다양한 청송백자를 둘러볼 수 있다(멀리 사는 이들을 위해 온라인숍을 준비 중이다). 처음 청송백자를 만났을 때 두 손으로 살포시 들었다가 손바닥을 타고 느껴지는 그 적당한 무게와 촉감에 반해버렸다. 어떤 색깔의 음식도 넉넉한 미색으로 받아주어 손이 자주 간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청송백자에는 청송사과를 올려야 제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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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