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수 기자의 어른들만 아는 세계

신진수 기자의 어른들만 아는 세계

신진수 기자의 어른들만 아는 세계
머릿속은 복잡한데 잠은 자고 싶지 않고, 뭔가에 몰두해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제격인 것이 레고다.  
레고 아키텍처 빌라 사보이레고 아키텍처 시리즈 중 ‘빌라 사보이’
레고는 ‘잘 놀다’를 뜻하는 덴마크어 ‘leg godt’의 약어로, 1932년 덴마크 목수가 아이들의 장난감을 만들어주며 시작됐다. 지금처럼 개별 브릭 조각을 가지고 조립할 수 있는 첫 번째 레고는 1958년에 처음 출시됐다. 어릴 때부터 줄곧 갖고 놀았던 레고 중에서도 지금 가장 좋아하는 시리즈는 ‘아키텍처 시리즈’다. 20세기의 중요 건축물을 레고로 재현한 아키텍처 시리즈는 만들면서 원래 건축물의 위대함에 한 번, 레고 브릭의 섬세함에 두 번 놀라게 되는 작품이다. 가장 기본이 되는 밑판부터 설명서를 따라 한 조각씩 브릭을 끼우다 보면 어느새 실제 건축물과 똑같은 레고 작품이 완성된다. 그때의 뿌듯함이란! 어릴 때는 잘 알지 못했던 레고 브릭의 입체적인 디자인과 정교함을 어른이 되어서야 비로소 감탄하며 체감하고 있다. 특히 아키텍처 시리즈 중 처음 만들어본 르 코르뷔지에가 설계한 ‘빌라 사보이’는 가장 애정을 갖고 있는 작품. 언젠가 그런 집을 짓고 싶은 바람을 담아 잘 보이는 곳에 올려두고 자주 들여다본다. 레고 시리즈는 날이 갈수록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유명 영화나 캐릭터부터 자동차, 놀이동산, RC카 등 레고로 만들지 못하는 게 없을 만큼 범주가 넓어졌다. 최근 눈에 들어온 제품은 ‘제임스 본드™ 애스턴 마틴 D85’와 ‘스타워즈 케셀런 밀레니엄 팔콘™’. 애스턴 마틴은 보닛을 열어 엔진도 살펴볼 수 있고, 자동차 내부도 실제 자동차와 똑같이 재현해 사실감을 더했으며 영화 역사상 최고의 우주선이라고 생각하는 밀레니엄 팔콘호 역시 영화 등장인물이 미니 피규어로 들어 있고 우주선을 타고 내리며 놀 수 있는 깨알 같은 디테일을 자랑한다. 어른들에게도 휴대폰이 아닌 재미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 레고는 훌륭한 어른들의 장난감이다.

web www.lego.com/ko-kr

 
제임스 본드 애스턴 마틴 D85제임스 본드™ 애스턴 마틴 D85
 
레고 스타워즈 케셀런 밀레니엄 팔콘스타워즈 케셀런 밀레니엄 팔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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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MESSILKM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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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가 음악으로 표현된다면? 엉뚱한 상상처럼 들리겠지만 에르메스라면 가능하다.  

에르메스 실크믹스

 

실크 스카프

  오는 9월 17일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에서는 레코드 음반 스토어에서 영감을 받은 ‘실크 믹스’ 행사가 열린다. 남성용 실크 스카프의 프린트를 활용한 레코드 케이스와 타이 디자인으로 장식된 카세트테이프 커버 등 예기치 못한 만남이 이어질 공간은 에르메스의 남성 유니버스 아티스트 디렉터 베로니크 니샤니앙과 에르메스 남성 실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크리스토프 고누의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탄생될 예정이다. 마드리드와 로마에서 첫선을 보인 ‘실크 믹스’는 뉴욕, 브뤼셀, 뮌헨을 거쳐 6 번째로 선보이는 글로벌 행사로 행사 당일에는 스트리트 콘서트가 진행될 예정이니 기대해도 좋다.

tel 02-544-7722

 

음악 레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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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풍류를 담다

한국의 풍류를 담다

한국의 풍류를 담다
한국적인 풍류와 여유로움을 재해석한 오월호텔이 오픈했다.  
오월호텔 오리엔탈 블루 하우스 인테리어‘오리엔탈 블루 하우스’는 침대 헤드보드가 놓인 벽면 전체를 짙은 블루 컬러로 포인트를 준 객실이다. 벽뿐만 아니라 욕실의 대리석, 바닥 등에도 블루 계열의 대리석을 사용해 룸의 컨셉트를 확실하게 보여준다.
 
화이트 테라스 하우스 가든 홈스타일링(왼쪽 이미지) ‘화이트 테라스 하우스’ 룸에서는 침실에서 욕실로 갈 때 ㄷ자로 꺾어진 긴 복도를 돌아가야 한다. 또 ‘테라스’가 붙은 객실은 침실과 욕실에서 작은 테라스 공간으로 나갈 수 있는 것이 특징. 오월호텔의 박현숙 대표는 객실에서 집 같은 느낌을 주고 싶어 이런 구조를 반영했다고 전했다. (오른쪽 이미지) 가장 인기 많은 ‘가든 하우스’의 욕실. 욕조 너머로 큰 유리창이 있어 정원을 볼 수 있고, 화려한 장식 대신 한국적인 작품을 걸어 단아한 멋을 풍긴다.
  직장인들로 붐비는 강남 중심가에 오픈한 오월호텔은 유명을 달리한 고 김백선 디자이너의 유작이기도 하다. 유리 건물로 둘러싸인 주변과 달리 화강석으로 마감한 독보적인 건물로 존재감을 드러낸 오월호텔은 마치 한겹 한겹 섬세하게 들여다보는 멋이 있다. 이곳의 박현숙 대표는 구례에 있는 운조루부터 담양의 소쇄원, 안동의 병산서원 그리고 오래된 유명 고택을 다니면서 화려하기보다 소박하지만 여유를 즐길 수 있는 호텔을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건물 입구에서 계단을 내려가면 나오는 로비는 천장에서 떨어지는 곧은 물줄기와 바닥에 무심하게 연출한 식물, 구조적인 디자인으로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낸다. 오월호텔에 집의 분위기를 담고 싶었던 박현숙 대표와 고 김백선 디자이너는 객실에 한국 전통적인 집의 모티프를 담았고, 각 객실의 이름도 ‘아쿠아 하우스’, ‘테라스 하우스’, ‘가든 하우스’ 등 집 느낌을 강조해 지었다. 오월호텔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가든 하우스’는 겹겹의 여닫이문과 작지만 단아한 정원을 감상할 수 있는 객실로, 지층이지만 빛이 잘 들고 다른 건물이 보이지 않아 독립된 객실처럼 느껴진다. 특히 객실마다 설치된 검은색의 묵직한 수전은 고 김백선 디자이너가 지난해 판티니 Fantini 사와 협업해 선보인 것으로 오월호텔의 욕실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다. 한옥 대청마루에 누워 하늘을 바라볼 때 느낄 수 있는 여유와 풍류를 호텔에서 느껴보고 싶은 이들에게 오월호텔은 한국적인 것이 꼭 한옥을 둘러보거나 명동이나 경복궁에 들르는 것만이 아님을 보여준다.  
미닫이문 홈데코미닫이문이 많은 ‘가든 하우스’ 룸. 문을 닫아서 공간을 분리할 수도 있고 열었을 때는 겹쳐 보이는 문 때문에 궁금증을 자아내는 공간이 된다.
 
정원 가드닝‘가든 하우스’에는 정원을 바라보며 차를 즐기거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좌식 공간이 있다. 번잡한 주변 건물이 보이지 않아 멀리 여행을 온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또 침실과 욕실 그리고 공간을 이어주는 복도에서도 정원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DESIGNER INTERVIEW

가장 한국적인 휴식

강남 한복판에서 진정한 한국의 미와 여행의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오월호텔. 이전에 마리호텔, 사월호텔 등 디자인 호텔을 선보여온 박현숙 대표가 최근에 오픈한 곳이다. 이미 세계적인 잡지 <월페이퍼>에 소개됐을 만큼 화제를 모은 오월호텔의 박현숙 대표와 나눈 대화의 기록.  
김백선 디자이너 판티니 욕실 객실(왼쪽 이미지) 김백선 디자이너가 판티니 사와 협업한 수전. 푸른색 대리석 벽과 검은색 수전이 작품처럼 인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욕실은 ‘오리엔탈 블루 하우스’ 룸. (오른쪽 이미지) 신발을 벗어두고 디딤돌을 밟아 대청마루에 올라서듯 오월호텔의 객실에서는 사소한 디테일에서도 한국의 전통적인 요소를 느낄 수 있다.

오월호텔을 디자인할 때 어떤 밑그림을 그렸나? 집에서 내가 느끼는 여유로움, 감성적인 부분을 오월호텔에 묵는 이들도 똑같이 느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전체 설계는 직접 참여했지만 내부의 동양적인 요소는 친분이 있었던 김백선 디자이너와 함께했다. 그가 판티니 사와 협업한 수전도 오월호텔에서 사용해볼 수 있다.

어떤 점이 특별한가? 사월호텔은 뉴욕 맨해튼에 빠져 있었을 때 느꼈던 감성이 담겨 있고 마리호텔은 프랑스 살롱 문화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오월호텔은 이전 호텔들에 비해 좀 더 업그레이드되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한국적인 요소를 듬뿍 담았다. 한국적인 것이 가장 아름답다는 생각으로 말이다. 절제된 아름다움, 담백한 요소 등을 표현하고 싶었다.

객실 이름에 ‘하우스’가 붙는 점도 색다르다. 머무는 동안 집처럼 느껴지길 바랐다. 그래서 구조와 동선에도 신경을 썼다. 욕실을 가려면 침실에서 빙 돌아가야 하고, 긴 복도도 있다. 발코니 문을 열어 작은 테라스를 즐기는 기분도 낼 수 있다. 그야말로 각 객실이 한 채의 하우스인 셈이다.

각 객실에는 어떤 특징을 담았나? ‘테라스 하우스’는 침실과 욕실이 테라스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ㄷ자형 구조로 일반적인 호텔 객실과는 다른 구조다. 또 ‘아쿠아 하우스’에서는 디딤돌을 딛고 대청마루에 오르는 것처럼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고, 객실의 모든 공간에서 정원을 바라볼 수 있는 ‘가든 하우스’도 있다.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계단 부분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고 좋아한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렸을 때 가장 먼저 보이는 통로 공간이기도 하다.

어떤 곳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는가? 오월호텔에 머무는 이들이 어느 멋진 취향을 가진 주인장의 집을 잠깐 빌려서 묵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 또 이곳에서 진짜 한국의 풍류를 즐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호텔 호캉스오월호텔은 각 객실에 ‘하우스’라는 이름이 붙어 있고 공간의 컨셉트 또한 명확하다. ‘화이트 테라스 하우스’ 는 침실과 복도, 욕실이 흰색으로 주를 이룬다. 침대가 놓인 벽면은 옛날 고유의 창살이나 전통 문에서 볼 수 있는 프레임을 반영해 고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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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그래퍼 임태준·박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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