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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지은 라이프스타일 에디터 정적인 시간
2016년 겨울,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최한 유영국 작가의 <절대와 자유>전을 아쉽게 놓치고 언젠가 유영국 작가의 전시가 열리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중 국제갤러리에서 유영국 전시를 연다는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갔다.
이번 <유영국의 색채추상>전은 작가의 동경 유학 시절부터 귀국해서 활발히 활동한 시기와 원숙기에 이르기까지의 주요 작업을 두루 담은 작품 24점을 감상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유학 시절 작가의 사진과 한국 추상미술의 시작을 알리는 각종 아카이브 자료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 선선한 가을 날씨가 느껴지는 주말, 이른 아침 들른 국제갤러리는 홀로 전시를 감상하기에 완벽했다. 특히 새하얀 화이트 큐브의 K3 전시관 덕분에 강렬한 색채를 쓰는 유영국 작가의 작품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 한국의 자연을 점, 선, 면, 색으로만 표현한 그의 작품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왠지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었다. 특히 눈에 들어왔던 작품은 K3 전시관 2층에 나란히 걸려 있는 2점의 작품이었다. 다녀와 생각해보니 빨강, 주황, 노랑, 초록 등 한 가지 빛만 내는 원색을 사용한 다른 작품들과 달리 애매한 파스텔 톤이랄까, 하여튼 내가 좋아하는 짙은 청록색과 회색빛이 감도는 파란색을 사용했다는 점과 검은색으로 아우트라인을 그려넣어 여러 개의 도형이 타일을 맞추듯 딱 떨어진 기하학적인 형태가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바쁜 와중에 잠시 들른 유영국 작가의 전시는 가뭄 속 단비 같은 시간이었다. “산은 내 앞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다.” -유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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