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수 라이프스타일 디렉터 공예 홀릭
공예란 무엇인가? 얼마 전 불현듯 공예의 정확한 뜻이 궁금해 검색을 해보았다.
공예의 사전적 의미는 ‘실용적인 물건에 장식적인 가치를 부가함으로써 그 가치를 높이려고 하는 미술’이라고 나와 있었다. 얼마나 아름다운 단어인가! 입을 오므리게 되는 공예라는 발음이 주는 귀여움과 진지한 뜻이 대비되는 점도 재미있다. 지난달 다녀온 공예트렌드페어는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모두 다른 목적으로 그곳을 찾았을 테지만, 나의 목적은 ‘아름다운 것’을 찾기였다. 공예라는 것에 요즘 한창 빠져 있는 터라 의욕은 앞섰고, 뜻과 예산이 맞는다면 구입할 용의까지 충만했다. 카피와 얕은 디자인이 범람하는 이미지 과잉 시대에 진짜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컸다. 한참을 돌아다니다 발걸음을 멈춘 곳은 전재은 작가의 부스였다. 그녀는 목에 두를 수 있는 ㄷ자 모양의 니트 오너먼트를 선보였다. 울과 실크, 리넨 등 서로 다른 소재가 어우러진 니트 오너먼트를 가만히 매만져보니 그 고민과 정성이 손끝에서 전해져왔다. 전재은 작가의 니트 오너먼트 못지않게 감탄했던 공예 작품이 또 있다. 굵직굵직한 이력이 있지만 이제는 삼청동에 있는 스튜디오 수화당에서 화가 활동에만 전념하고 있는 최선호 작가의 모빌이다. 길이는 1m 남짓하고 얼기설기 얽혀 있는 직선 형태의 살과 맨 아래 달려 있는 고래 오브제가 독특한 ‘대설 雪灾’이란 모빌이다. 바람에 흔들리며 심해를 유영하는 듯한 고래의 잔잔한 움직임에 자꾸만 넋을 놓게 됐다. 감상에 젖어들다 문득 공예를 정의할 때는 ‘실용적인 물건’이 포함된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꼭 실용성에 의미를 부여해야 할까. 그로 인해 내 삶이 더 행복하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공예가 아닐까 싶다. 예술은 결국 자기만족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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