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씩 가구를 들이고 추억으로 차근차근 집을 완성해가는 11쌍의 신혼부부 집이 있다. 주변에만 가도 깨소금 냄새가 나는 그들의 신혼집을 살펴보자.
#취향존중
미술과 공예 강사를 하고 있는 결혼 6개월 차 새댁 김리원(@on._.riwon) 씨는 집 안을 골드 컬러의 소품과 가구로 꾸미고, 다양한 색상으로 포인트를 주어 공간마다 색다른 느낌이다. 큰 거실은 화이트, 주방은 핑크, 작은 욕실은 블랙 등 서로의 취향을 존중해서 꾸몄다. 주방은 핑크 타일이 주는 러블리함과 골드 세라믹 식탁이 주는 고급스러움이 적절하게 어우러진다. 세라믹 식탁은 고급스러울 뿐만 아니라 긁힘 등의 손상이 적고 오염 물질이 잘 지워지는 장점이 있어 오래 쓰기 좋다.
#아이덴티티는컬러
작가로 활동 중인 지혜킴(@wisdomkimm) 씨는 ‘누가 봐도 우리 집’이라고 생각될 만큼 유니크한 신혼집을 만들고 싶었다. 집이란 주인의 개성이 도드라지는 곳으로 트렌드를 따르기보다 아이덴티티가 느껴지는 컬러에 집중했다. “집이 완성되고 나서는 ‘재즈홈’이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재즈라는 이름을 붙인 만큼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드를 좇는 공간이 아니라 천천히 내 것을 찾으며 작품과 어우러지는 ‘색’다르고 ‘유니크’한 집이 되길 원해요.”
#카페같은집
신혼 7개월 차 김민경(@203gate), 주재성 부부는 언제든 편하게 커피를 마시며 대화할 수 있는 거실을 원했다. 집에 있을 때 TV보다 책을 읽고 싶어 책장을 가까이 두었고, 밝은 컬러의 식탁을 원했지만 물건을 조심조심 쓰는 편이 아니라 오염에 강한 오블리크 테이블을 선택했다. 신혼은 대부분 작은 평수에서 시작하는데, 물건을 하나 살 때도 짐이 되지 않을지, 오래 쓸 수 있을지 고민한다. 처음부터 모든 걸 완벽하게 마련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신혼집은작업실
사진 편집일을 하는 디자이너 이지선(@ssun_____e) 씨는 집에서 작업을 하기 때문에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의 신혼집을 원했다. 집 안은 월넛 계열의 원목을 사용해 고급스러우면서 따뜻한 느낌이며, 블랙 스틸 소재의 가구와 소품을 매치해 모던하면서도 묵직한 분위기를 더했다. 주어진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고, 하나의 공간이 다양한 기능을 겸하는 것을 원해 큰 소파로 거실을 분리했다.
#여백의미
무채색이 주는 차분함이 좋아 톤 다운된 원목 가구나 소품으로 단정하게 신혼집을 꾸민 전경미(@bloom_35) 씨는 주방과 거실을 구분하고 싶지 않아 소파를 과감히 없애는 대신 거실 한가운데 넓은 테이블을 두었다. “소파가 주는 편안함을 포기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대화 시간이 그만큼 늘어나 만족하고 있어요.” 핀터레스트와 인테리어 잡지 등을 참고해 과연 우리 집 분위기에 잘 어울릴지 고민한 뒤 제품을 구매한다.
#휴양지처럼
곽은아(@kwak7320) 씨는 12년의 연애 기간 동안 동남아 섬으로 여행을 많이 갔는데, 그때 머물렀던 리조트를 보며 신혼집도 휴양지 느낌으로 꾸미고 싶었다. 결혼 전부터 오랫동안 다양한 라탄 소품을 모았는데, 이것들과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심플한 가구를 선택했으며 내추럴한 소재의 제품으로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더했다.
#가볍고군더더기없는집
‘레이디스홈’이라는 온라인 소품 마켓을 운영하는 마화영(@ladyshome_) 씨는 거실이 넓어 가족이 거실에 모이는 시간이 많은데, 소파와 TV 대신 라운드 테이블과 장식장을 두어 가족실 공간으로 꾸몄다. “내추럴한 나무 가구와 모던한 가구, 소품을 믹스&매치하는 걸 좋아해요. 나무 가구에 철제 소품을 매치하면 과하지 않으면서도 간결하고, 한편으로는 따스한 느낌이 나요.”
#작은홈갤러리
소품과 디자인한 그림을 판매하는 ‘미니모’ 디자인 아뜰리에를 운영하고 있는 디자이너 황민주(@mmmmminimo) 씨는 공간이 넓어 보이는 밝은 톤의 우드를 많이 사용했다. 가구나 소품도 색상을 통일해 안정감을 주었으며, 채도가 선명한 그림 작품을 걸어 다채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인형월드
장세희(@blossom.hee) 씨는 결혼 전부터 귀여운 물건을 모으는 취미가 있었는데, 결혼 후에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쓸 수 있을 만한 큰 사이즈의 인형으로 인테리어했다. 가구나 오브제를 선택하는 기준은 색감의 조합이다. 아무래도 장난감이 많다 보니 자칫 복잡하고 유치해질 수 있기 때문에 색상에 신경을 많이 쓴다.
#옛느낌그대로
오래된 물건을 사랑하는 문은정(@mm.203) 씨는 첫 신혼집으로 1962년에 지어진 주택을 선택했다. 거실 벽과 천장이 옛날 집에서나 볼 수 있는 루바로 장식되었기 때문이다. 공간은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등지에서 공수한 빈티지 제품으로 장식했으며, 그 외의 소품 역시 오래된 느낌이 나는 것을 선택했다. “카페나 술집 같은 분위기가 나서, 음악을 들으며 이야기를 나누거나 책을 보기에 좋아요. 특히 소파 대신 6인용 식탁을 놓은 것이 신의 한 수였던 것 같아요. 집에서 지나치게 늘어지지 않고, 대화를 많이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식탁 의자는 마음에 드는 것을 발견하기 전에는 사지 않을 예정.
#창밖의풍경
인테리어 소품을 제작하는 온라인몰을 운영하는 안송미(@ssongmiiiiii) 씨는 오래된 아파트를 신혼집으로 선택했는데, 시간의 흔적이 창밖 풍경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연과 어우러지는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지향하게 됐다. 아직 아이가 없어 실용성보다는 디자인적인 부분을 많이 고려하는 편이다. 필요한 가전제품이나 가구도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 제품을 발견할 때까지 기다린다. 거실에 보이는 아레카 야자는 키우기 쉽고 잘 자라기 때문에 다소 허전한 공간에 두면 좋고, 대형 러그나 쿠션으로 변화를 주면 손쉽게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