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손 잡고 듀펠 센터

친구 손 잡고 듀펠 센터

친구 손 잡고 듀펠 센터

장안동 주민들이 애용했던 목욕탕 청호탕이 ‘듀펠 센터’로 변신했다. 이곳은 디자이너 안태옥이 자신의 취향을 반영해 완성한 복합 문화 공간이다.

 

장안동 듀펠 센터

 

안태옥은 자신의 안목으로 고른 브랜드를 한데 모았는데 1층부터 3층까지 총 15여 개 이상의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듀펠 센터가 직접 운영하는 3층 편집숍 ‘네버 그린 스토어’는 본래 목욕탕을 운영하던 가족이 살던 집의 구조를 그대로 살린 것이 특징. 거실과 각 방에 스펙테이터, 파쉬몽트, 수주란 등 각기 다른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데, 마치 언니나 동생의 방을 슬쩍 구경하는 것처럼 친근하다. 2층은 남탕으로 사용됐던 공간이라 별도의 구획 없이 시원스럽게 연출했다. 듀펠과 어울리는 의류와 소품을 태국에서 바잉한 제이 바인야드 그리고 이제는 우리에게 친숙한 프라이탁까지 비교적 캐주얼한 브랜드가 주를 이룬다. 1층의 분위기는 좀 더 역동적이고 활기차다. 원색의 타일로 다채롭게 연출했기 때문. 카페 파운틴, 코너의 작은 서가까지 자유롭게 배치된 벤치에 걸터앉아 휴식을 취할 수 있으며 날이 좋으면 야외석에 앉아도 좋다. 꼭 쇼핑이 아니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패션 브랜드를 편히 둘러보고, 각기 다른 분위기로 연출한 층을 둘러보며 새로운 영감을 받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add 서울시 동대문구 한천로26길 48-12

tel 02-797-4268

open 낮 12시~오후 9시(월요일 휴무)

 

듀펠 센터

카페 파운틴

네버 그린 스토어

CREDIT

에디터

김수지(프리랜서)

포토그래퍼

김태유 · 유라규 · 차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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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룸의 미래

쇼룸의 미래

쇼룸의 미래

온라인 브랜드를 모아 오프라인 쇼룸으로 소개하는 새로운 개념의 리테일숍 쇼필즈가 뉴욕 소호 지역에 오픈했다. 체험 소비의 트렌드를 보여주는 쇼필즈는 리테일숍의 미래를 그려보게 한다.

 

글로시에 매장

옛날 백화점 건물 같은 쇼필즈의 외관.

 

뉴욕 소호 지역에는 새로운 형태의 리테일숍이 많이 모여 있다. 아마존의 별점 4점 이상을 받은 제품을 모아놓은 아마존 4스타 스토어라든지, 미국에서 잘나가는 온라인 브랜드 에버레인 Everlane이나 글로시에 Glossier의 쇼룸 모두 소호에 오픈했다. 늘 쇼핑객으로 붐비는 소호 지역에 쇼필즈 Showfieds라는 신선한 형태의 쇼핑 공간이 오픈했다. 쇼필즈는 온라인 브랜드를 위한 오프라인 쇼룸 공간으로 이곳이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 오프라인 쇼룸과 다른 새로운 모습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편집숍은 하나의 공간에 다양한 물건을 전시하는데 쇼필즈는 각 브랜드를 위한 공간을 따로 만든 점이 독특하다. 쇼필즈에서 이뤄지는 쇼핑 경험은 갤러리에 온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여러 브랜드가 한 공간에서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도록 조슈아 라이너 갤러리와 협업해 방문객들이 갤러리를 감상하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전체 4층 규모의 건물에 생활용품부터 매트리스, 뷰티, 의류, 꽃, 운동 기구 등 10개 이상의 브랜드가 입점해 있어 작은 백화점을 연상시킨다. 각각의 쇼룸을 꾸며놓은 모습 또한 상당히 흥미롭다. 단순히 제품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 사용하는 환경과 경험을 체험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 예를 들면 내추럴 커피 스크럽 제품으로 유명한 프랭크 보디 Frank Body 쇼룸은 브랜드에서 사용하는 커피 원두를 가져와 직접 갈아볼 수 있게 했다. 제품을 다각도로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리테일숍의 미래를 보여준 쇼필즈는 지금 뉴요커들이 사랑하는 쇼핑 스폿이 되기에 충분하다.

add 11 Bond St, New York, NY 10012

tel 1 646 370 1184

web

 

쇼필즈 쇼룸

실제 환경처럼 연출한 쇼룸.

 

누리아 쇼룸

프랭크 보디 쇼룸

코스메틱 브랜드인 ‘누리아’와 ‘프랭크 보디’의 쇼룸.

 

체험 소비 트렌드

밀레니얼 소비자를 유혹할 만한 판매방식을 보여주는 쇼필즈.

 

CREDIT

에디터

신진수

포토그래퍼

원그림(뉴욕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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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의 정취를 찾아서

포르투갈의 정취를 찾아서

포르투갈의 정취를 찾아서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는 나라 포르투갈 그리고 도시 리스본은 유럽과는 또 다른 순수한 멋과 비옥한 문화적 토양을 기반으로 세계적인 예술 성지를 꿈꾼다.

 

베라르도 뮤지엄

베라르도 뮤지엄

 

리스본을 비롯해 포르투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파리에 다녀왔어요” 하는 말에는 심드렁하다가도, “리스본에 다녀왔어요” 하면 “거기가 그렇게 좋다면서요? 어떤가요?” 내지는 “예전에 저도 다녀왔는데 너무나 매력적인 곳이에요” 하는 등 대화가 끝없이 이어진다. 유럽이면서도 뭔가 유럽 같지 않은 독특한 매력이 이곳에 있는 듯하다. 갑자기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 듯 풍부한 문화적 자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아직은 자본주의의 때가 덜 묻은 푸근함이 남아 있기 때문은 아닐까. 포르투갈에 대한 관심이 왜 이제 와서 이렇게 폭발하는지 생각해보면, 해외 여행에 대한 우리의 관심과 경험이 그만큼 무르익었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 처음에는 파리, 런던과 같은 대도시로, 그다음에는 피렌체, 로마, 비엔나 등의 문화 도시로, 동유럽과 스페인 그리고 이제는 지금까지 무심코 지나쳤던 보물 같은 장소를 다시 되짚어보는 타이밍인 것이다.

이런 생각을 이미 70년 전에 했던 사람이 있으니, 바로 칼루스트 굴벤키안 Calouste Gulbenkian(1869~1955)이다. 현재의 터키, 당시의 오스만 투르크 제국에서 아르메니아 후손으로 태어나 이집트, 파리, 런던을 거쳐 리스본을 일생의 마지막 터전으로 숨을 거뒀다. 다양한 문화와 언어를 구사하고, 타고난 비즈니스 감각과 엔지니어링에 대한 학식까지 겸비해 유럽과 중동을 잇는 유전 사업을 기획한 후, 그는 ‘5%의 사나이’로 불리며 수수료를 받는 방식을 통해 막대한 자금을 일궜다. 그의 막대한 자금은 예술품을 수집하는 데 쓰였고, 사망 당시 남긴 무려 9천억에 달하는 재산은 ‘굴벤키안 재단’을 통해 지속적으로 문화 예술을 장려하는 데 쓰이고 있다. 미술관을 세울 수 있도록 허가만 해준다면 땅과 자금을 대겠다고 런던과 파리가 나섰지만, 그가 선택한 도시는 바로 자신이 고향처럼 여기고 여생을 보낸 리스본이다. 고대 유물에서부터 현대 회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컬렉션이 모인 굴벤키안 미술관은 마치 작은 루브르 미술관을 연상시킨다. 튈를리 정원 못지않은 개천이 흐르는 정원도 압권일뿐더러 입장료를 내지 않고도 누구나 미술관 정원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관대함도 멋지다. 한겨울임에도 불구하고 따스한 햇살이 가득해 심지어 풀밭에 누워 있는 사람도 여럿이던 굴벤키안 미술관. 리스본 시내를 어슬렁거리다 보면 부자는 망해도 삼대가 먹고산다는 속담이 자꾸 생각난다. 근대화 과정에서 뒤처진 때도 있었지만 한때 전 세계를 제패하며 신대륙 아메리카를 발견했던 나라 포르투갈이 다시 타오를 수 있도록 남아 있던 불씨는 바로 포르투갈의 풍부한 문화적 자본이다. 퐁피두 센터 못지않은 컬렉션의 베라르도 뮤지엄 문화센터 Belem Cultural Center(CCB), 발전소를 개조해 복합 문화 센터로 만든 건축박물관 마트 MAAT(예술, 건축, 테크놀로지 뮤지엄 Museum of Art, Architecture and Technology), 포르투갈 엑스포를 기점으로 미래 해양 리조트를 개발한 해양 지구와 그곳의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고 있는 포르투갈 최고의 건축가 알바로 시자의 파빌리온 등 이 모든 것이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포르투갈의 유산이자 미래다. 리스본만 방문한 아쉬움을 담아 다음에는 알바로 시자의 고향 포르투를 방문해 그가 지은 세랄베스 현대미술관 Serralves Museum을 꼭 방문해볼 생각이다.

 

굴벤키안 미술관 입구

굴벤키안 미술관 정원

굴벤키안 미술관 입구와 정원

 

CREDIT

에디터

신진수

포토그래퍼

김영애(이안아트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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