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독특한 삶과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여행지 ‘제주도’. 특히 해녀는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독특한 공동체문화를 가진 전문직업이자 강인한 제주 여성의 상징으로 제주해녀문화는 유네스코 인류 무형 문화 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파란 바다 물결이 아름다운 봄. 바닷가에 위치한 돌집에 묵으며, 해녀를 직접 만나 스토리텔러에게 해녀의 삶에 대해 배우며, 해녀문화를 체험하는 조금 특별한 제주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제주 여행자들에게 해녀문화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제주에서는 ‘해녀박물관 관람’과 ‘바닷가 마을 해녀의 집에서 식사’ 외, 작년 12월에는 해녀가 물질을 위해 걸었던 길을 함께 걸어보는 트레킹 코스 ‘숨비소리길’도 개장됐다. 최근 에어비앤비도 해녀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트립을 새롭게 제안한다.
제주 바다가 낳은 강인한 여성 공동체 문화, 해녀를 테마로 한 다양한 트립
마을 어촌계 해녀들과 청년 예술인들이 공동으로 만든 해녀를 주제로 한 공연 다이닝, 해녀의 딸이자 며느리인 호스트의 생생한 해녀 물질 이야기를 들으며 태왁 만들기, 해녀 이야기를 수집하고 전파하는 예술교육가와 함께 해녀 인형 만들기 등 다양한 해녀 테마 트립을 경험할 수 있다.
해녀의 딸이자 연기를 전공한 호스트 김하원 씨가 고령화되는 해녀들의 소득 창출을 돕고자하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20여 년 전 생선을 경매하는 활선어 위판장으로 사용되다 버려진 공간이 해녀문화 복합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이곳에서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 청년예술인들이 종달리 해녀의 삶을 담은 공연을 펼쳐낸다. 50년 전 꽃다운 10대 마을 해녀의 첫 물질 이야기를 다룬 연극 공연이 끝나면, 극의 주인공인 해녀가 등장해 생생한 해산물 이야기를 전해주고 해녀의 삶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인터뷰를 진행한 후, 마을 해녀들이 채취한 해산물 요리를 즐기는 오감만족 트립이다.
20년 경력의 제주 관광가이드, 해녀의 딸이자 며느리로서 해녀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 기업을 창업한 호스트 조문숙 씨가 진행하는 트립이다. 태왁은 해녀들이 해산물과 해조류를 캐내서 담는 도구이자, 물질을 하다 수면 위로 나왔을 때 잡고 쉴 수 있는 도구다. 해녀들은 태왁에 해산물 껍데기를 넣어 부엌에 걸면 풍요가 오고 고난을 극복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해녀의 딸로서 누구보다 해녀의 삶을 잘 아는 조문숙 씨는 산소통이나 기계장비 없이 해산물을 채취하는 해녀들의 물질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해준다. 어릴 적부터 물질했던 그녀들의 해녀옷과 사진이 있는 공간에서 태왁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월드컬쳐오픈디자이너이자 예술교육가로서 배려와 공존의 해녀 문화에 반해 해녀에 대한 스토리를 수집하고 알리는 호스트 김하영 씨가 운영하는 해녀 인형 만들기 트립. 해녀들의 커뮤니티 공간이었던 불턱, 물질 작업복, 물질 도구, 숨비소리(물질을 마치고 물 밖으로 올라와 가쁘게 내쉬는 숨소리) 등 해녀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해녀 공동체 문화에 대해 이해하고, 나만의 헝겊 해녀 인형을 만드는 트립이다. 인형에 다양한 패턴의 자투리천으로 만든 고전적인 해녀 옷을 선택해 바느질하는 트립으로 자유로운 해녀와 관련된 문답 시간으로 마무리된다.
바닷가 마을에 자리한 제주의 굳건한 돌집에서 머무는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여행
해녀와 더불어 제주도의 또 다른 독특함은 바로 돌집이다. 바다가 가까운 제주 전통 돌집 숙소에 여정을 풀고 바닷가에 나갔다 물질하고 돌아와 불턱에서 불을 쬐면서 몸을 말렸던 해녀들의 삶을 상상하는 여행을 해보자.
동쪽 바닷가 마을 한동리에 위치한 전통 돌집. 제주도로 터전을 옮긴 호스트 부부가 1년 동안 손수 제주 전통 돌집과 유럽 시골 농가 분위기를 담아 꾸몄다. 한라산을 조망할 수 있는 작은 정원이 뒷마당에 있어 멀리 풍경을 바라보며 편안하게 쉬다가 월정리와 세화 해변 등으로 산책을 나가보자.
검은색 현무암이 펼쳐진 평대 바다 앞에 자리한 고즈넉한 돌집. 돌담과 정낭(제주의 전통 대문)과 물팡돌(물허벅을 놓는 곳)이 있어 제주 농가의 풍경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구불거리며 흘러가는 작은 실개천, 텃밭, 잔디 마당과 데크가 평화로운 느낌을 준다. 창밖으로 바다가 보이고, 대문을 나서면 현무암이 펼쳐진 바다로 갈 수 있는 낭만적인 곳.
100여 년 된 제주 고택을 리모델링한 숙소로 제주스러운 느낌이 가득한 돌집. 억새풀과 새로 엮은 지붕이 전통 가옥의 분위기를 풍긴다. 조용하고 한적한 금성리 바닷가 마을에 위치해 있고, 곽지 해수욕장이 도보로 3분 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