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의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인 허드슨 야드 프로젝트에서 가장 주목받는 건축물 중 하나인 베셀에는 건축가 토마스 헤더윅의 공공건축에 대한 고민과 철학이 담겨 있다.
맨해튼 미드타운 서쪽 허드슨 강변 지역은 오랜 시간 기차 차고지로 사용되었다. 레일야드로 불렸던 이곳은 원래 뉴욕 시가 2012년 올림픽을 유치할 때 스타디움 부지로 사용하고자 했다. 그러나 올림픽 유치에 실패한 후 개발 방향을 전환해 부동산 개발 업체인 릴레이티드 Related와 손잡고 맨해튼의 마지막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인 ‘허드슨 야드 Hudson Yard’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012년에 첫 삽을 떴고, 28조원의 예산으로 2024년까지 16개의 초고층 빌딩을 완공해 맨해튼의 스카이라인을 새롭게 꾸민다는 이 프로젝트는 미국 역사상 민간 업체가 주도하는 개발로는 가장 큰 규모라고 한다. 현재까지 13개의 건물이 완성됐는데 그중에서도 많은 사람이 기대하는 공공건축물인 베셀 Vessel이 올해 공개됐다. 베셀은 15층 높이에 154개의 나선형 계단 층, 개수로는 2500개의 계단으로 이루어진 강철 구조물의 건축물이다. 아래는 좁고 위로 올라가면서 점점 넓게 펼쳐지는 건축물의 형상은 마치 벌집과 흡사하다.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건축 디자인은 고대 인도의 계단식 우물에서 영감을 받았다. 여러 개의 계단이 얽혀 있는 모습이 마치 식물 줄기의 관 또는 혈관 Vesse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형상을 떠올리게 해 베셀이란 이름을 잠시 붙였으며, 현재 정식 이름은 공모 중이다. 베셀을 설계한 영국의 건축가 토마스 헤더윅 Thomas Heatherwick은 이 건축물이 도시의 랜드마크 혹은 공공건축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는 단순히 눈으로만 감상하고, 박수만 건네는 건축물을 원하지 않았다. 네덜란드의 판화가 에셔 Escher 작품에서 교차하는 계단처럼 사람들이 건축물 안에서 모이고 만나고 마주치는 등 소통을 북돋워주는 매개체가 될 수 있기를 꿈꿨다. 또 누구나 만져볼 수 있고,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공공건축물의 존재 의미라 생각했기에 이런 생각을 베셀에 고스란히 담고 싶었다. 구조물 외부에는 구리를 사용했는데, 허드슨 강에서부터 오는 빛이 구리를 통해 반사돼 주변 건물을 아름답게 밝혀주는 역할을 한다. 베셀이 멋진 진짜 이유는 공공건축물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고민한 토마스 헤더윅의 사려 깊은 생각 때문이다. 베셀에 들어가려면 예약은 필수다.
add 20 Hudson Yards, New York, NY 1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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