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강렬한 여행을 하고 왔다. 정신없이 6월호를 끝내고 엄마와 함께 태국 코사무이로 떠났다. 돌이켜보니 엄마와 단둘이 여행을 떠난 적이 있었던가. 언제 또 이렇게 둘이 여행을 갈 수 있을까 생각하니 더더욱 값진 시간으로 느껴졌다.
섬에는 많은 호텔이 있지만, 불과 1년 반 전쯤 오픈한 리츠칼튼 코사무이에 다녀왔다. 리츠칼튼은 메리어트 본보이 라인 중에서도 최상급 럭셔리 호텔로 코사무이 섬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아직 오픈한 지 얼마 안 돼서일까, 투숙하는 내내 한국인은 우리뿐이었다. 어마무시한 크기로 호텔 내부를 다닐 때는 일명 ‘버기’로 불리는 카트 없이는 걸어다닐 수조차 없었다. 동선을 옮길 때마다 매번 버기를 불러야 하는 수고가 뒤따랐지만, 전혀 불만은 없었다. 부르면 5분 내로 데리러 올뿐더러 이동하는 동안 바라보는 풍경은 온 종일 보고 있어도 질리지 않을 만큼 아름다웠기 때문. 한국인과 신혼부부로 바글바글할 거라는 우려와 달리 한국인도 없었고, 대부분 우리처럼 모녀간이거나 가족 단위로 온 여행자가 많았다. 약간의 불편함도 따랐다. 생각보다 비싼 비행기값과 긴 비행시간, 거기에 경유까지 한다는 것. 동남아 국가 중에서도 가볍게 쓰윽 다녀올 수 있는 곳은 아닌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작은 불편함 따위는 생각나지도 않을 만큼 코사무이에서의 시간은 완벽했다. 장장 3시간에 걸쳐 스파도 받았다. 꽃, 코코넛, 허브, 전통 마사지 등을 선택할 수 있었으며 다양한 시간과 코스가 있었다. 우리는 이왕 하는 김에 가장 비싸고 긴 코스인 2인 커플 마사지를 받았다. 몸 구석구석을 누군가가 케어해주는 이상 미묘한 기분이란. 한 번으로 족할 것 같다. 그래도 스파 시작 전부터 후까지 이어지는 섬세한 케어는 마치 왕비가 되어 대접 받는 기분이었다. 초반에는 섬 시내에도 나가보려 했지만, 호텔 안에 다양한 휴식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었다. 꿈만 같았던 2박3일. 아빠, 언니 내년에는 다 같이 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