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떻게 쎄종플레리를 운영하고 있나? 수업에 더 힘을 싣고 이벤트와 웨딩을 줄이려고 했었다. 리테일 판매를 위한 먼데이플라워숍은 입점해 있던 건물 사정으로 잠시 문을 닫았다. 웨딩은 성당과 연계해 진행하는데, 운영을 위해서는 꾸준히 해야 한다. 현재 소매는 거의 단골 고객들의 주문만 있는 편이고 워크숍과 수업의 비중이 높다.
5년간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쎄종플레리라는 이름으로 선택한 워크숍이고 강사 개개인의 장점을 잘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모두가 똑같이 공감하고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이제는 워크숍 전에 설명회를 연다. 진행할 워크숍을 나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해서 시연도 하고, 강사에 대한 자세한 영상도 보여준다. 워크숍에 참여한 이들이 최대한 만족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이전 인터뷰에서 존경하는 플로리스트로 쉐인 코널리를 꼽았다. 여전히 그러한가? 여전히 마음속 1위는 쉐인 선생님이다. 시간이 갈수록 더 존경하는 마음이 크다. 자연에 가까운 연출력도 그렇지만, 이제는 친환경적인 방식에까지 관심을 갖고 있더라. 반면 폰데로사&타임의 케이티 데이비스는 서로를 ‘플라워 시스터’라고 부를 만큼 소울메이트라고 느끼고 있다. 나이도 비슷하고 꽃을 시작한 시기도 비슷한데다 앞으로의 방향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정말 비슷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워크숍이 있다면? 올해 4월에 제주도에서 있었던 케이티 데이비스와의 워크숍이다. ‘내가 잘하고 있나’ 하는 고민에 빠졌을 때 우연히 그녀의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보게 됐고, 마침 유럽에 갈 일이 있어서 이탈리아에서 하는 그녀의 워크숍에 참여했다. 거의 말 없이 진행되는 한 편의 뮤지컬 같은 퍼포먼스를 보면서 영혼과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런 워크숍을 국내에도 소개하고 싶어 제주도와 서울에서 워크숍을 진행했다. 그녀의 워크숍은 정말 시적이고 신비롭다.
플로리스트로 일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면? 쎄종플레리에 오는 분들 중에는 이미 플로리스트로 일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픈한 시점에서 멈춰 있으면 고인 물이 되기 때문이다. 이제는 사장님도 계속 배워야 하고, 현재 동향도 살펴야 하는 시대다. 빨리 배워서 급하게 오픈하는 것보다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공부도 하고 경험도 쌓은 다음 오픈하는 것이 제일 좋다. 요즘은 너무 쉽게 개업을 하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도 있다.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 왜 꽃 분야에는 지산 락페스티벌 같은 행사가 없을까. 꽃과 문화가 접목된 행사에 관심이 많다. 이번에 에르꼴레 모로니와 가수 박혜경 씨와 함께한 파주 워크숍도 그런 취지의 일환이었다. 언젠가 일반인들도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대규모 플라워 문화 행사를 기획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