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랏? 달랏이 어디야? 여름휴가를 앞둔 내게 모두들 물었다. 나도 잘 몰라. 베트남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래. 올해 여름휴가로 베트남 달랏을 다녀왔다.
대부분 하노이나 호치민, 휴양지라면 다낭이나 나트랑을 다녀오지만 에디터는 아직 국내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달랏을 선택했다. 한국도 이렇게 더운데 베트남은 오죽할까. 사실 쌀국수랑 망고나 실컷 먹다 오고 싶은 마음에 급하게 호치민을 예약했었다. 그런데 7월 말이면 35℃를 웃도는 호치민으로 휴가를 떠날 엄두가 나지 않아 급하게 행선지를 바꿨다. 달랏은 베트남 남쪽 끝 고원지대에 있어 1년 내내 18~23℃의 시원하고 쾌적한 날씨를 유지한다. 하지만 아직 직항이 없어 하노이나 호치민을 경유해야 하는 수고가 따른다. 그래서인가, 여름 여행으로 완벽한 날씨를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이 즐겨 찾지 않는 것 같았다. 20세기 초 프랑스 식민지 시절 휴양지로 개발된 달랏은 현재 베트남 현지인들의 휴가지 1순위로 꼽히는 곳이다.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언덕 위에 프랑스식으로 지어진 건축물이 많다는 것도 이곳의 특징이다. 이왕 가는 거 현대식으로 지어진 호텔보다는 오래된 리조트를 선택했다. 에디터가 머문 리조트는 1920년대 프랑스식 귀족의 별장을 개조한 것으로 달랏 도심에서 차로 30여 분 떨어진 높고 먼 숲속에 위치해 있었다. 숲으로 들어가니 미세먼지 하나 없는 맑은 하늘과 깨끗한 공기를 한껏 마실 수 있었다. 1920년대에 지어진 건축물인 만큼 오랜 세월이 주는 흔적이 멋스러웠다. 금방이라도 라푼젤이 튀어나올 듯한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노란색 외관은 물론이고 욕실 세면대부터 욕조, 샤워 호스까지 독특한 소품이 가득했다. 달랏은 관광지도 남달랐다. 고원지대에 위치한 여행지답게 대부분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했다. 리조트에서 40분을 더 위로 올라가 마주한 메린 커피 농장은 몇 백 명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의 엄청난 규모로 입이 떡 벌어졌다. 메린 커피 농장은 커피의 세 종류인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리베리카를 생산 및 판매하고 있다. 커피의 산지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여행 내내 땀 한번 흘리지 않고 뽀송뽀송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 곧 직항이 생긴다는 소식도 들리던데, 조만간 많은 이들이 찾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