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d 47-40 Center Blvd. Long Island City, NY 1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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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하는 도서관
뉴욕의 217번째 새 도서관인 헌터스 포인트 도서관은 맨해튼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순환을 강조했다.
맨해튼 동쪽의 이스트 리버 건너편에는 뉴욕 시가 대규모 개발을 통해 만든 롱아일랜드 시티 Long Island City가 있다. 화려한 초고층 빌딩이 빼곡히 들어서 있어 마치 미래 도시 같은 느낌을 자아내는 이곳 한가운데 작은 건물 하나가 호젓하게 자리한다. 오랜 준비 끝에 올가을 개관한 뉴욕의 새로운 공립 도서관 헌터스 포인트 Hunters Points 도서관이다. 롱아일랜드 시티는 예전부터 이곳에 살던 퀸스 지역의 주민과 개발로 대거 유입된 새로운 주민, 어린이부터 노인을 아우르는 전 세대가 모여 살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단기간에 모여 살게 된 이 지역에서 필요한 건 바로 소통의 장소였다.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적으로 풀어내는 마법사로 불리는 건축가 스티븐 홀 Steven Hall은 도서관을 설계하면서 지역 커뮤니티에 가장 필요한 개념인 ‘순환’을 키워드로 사용했다. 건축은 외관보다 그 안에서의 체험이 더 중요하다는 그의 말처럼 도서관 외관은 힘을 주지 않고 콘크리트에 알루미늄 코팅을 하고 창문으로만 포인트를 주었다. 이곳의 화려한 초고층 빌딩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도서관 내부에서는 스티븐이 핵심으로 삼은 순환과 연결이라는 개념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먼저 1층에 커다란 로비 대신 14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미팅룸을 만들어 누구든 이곳에서 자유롭게 만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또한 이곳은 6층 높이지만 층을 폐쇄적으로 나누지 않고 전체를 터서 1층부터 6층까지 한눈에 보이도록 연결했다. 1층에서 가장 윗층까지 전부 올려다볼 수 있다. 공간을 연결하는 것은 책장 사이사이에 있는 계단인데, 방문객들은 한 층 한 층 올라가면서 빛이 가득 들어오는 커다란 창문을 통해 맨해튼의 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어 도서관의 백미와도 같다. 한 걸음씩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옥상의 독서 공간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어른과 어린이 그리고 아날로그 세대와 디지털 세대를 위해 공간을 적절히 분리하되, 긴밀하게 연결되어 실내 전체가 순환하는 셈이다. <뉴욕타임스>의 건축 비평가인 마이클 키멜만 Michael Kimmelman은 헌터스 포인트 도서관을 두고 뉴욕 시가 이번 세기에 지은 공공 건물 중 가장 아름답다고 평했다. 아름다운 건물은 세상에 많지만 이곳 롱아일랜드 시티의 주민들한테 진정 필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 개념을 풀어낸 이곳은 지역주민들한테 선물과도 같다.
CREDIT
에디터
신진수
writer
원그림(뉴욕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