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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드니, 샤샤, 똘이, 천사 (소셜 마케터 손오공)
모드니는 4살 된 남자 고양이다. 치킨집 앞에서 구조했는데, 저녁마다 캔 하나씩 챙겨주다 정이 들어 데려왔다. 애교가 굉장히 많고 뽀뽀와 백허그를 좋아하는 개냥이 기질이 있다. 샤샤의 추정 나이는 14살. 동네 빌라 나무에 묶여 살던 학대견이었는데 견주에게 부탁해 입양했다. 할머니가 된 슈나우저인데 세상에서 먹는 걸 가장 좋아하고 산책할 때 풀 냄새를 즐겨 맡는다. 똘이는 5살 된 암컷 말티즈 강아지다. 반려인의 강아지였는데 합가하면서 함께 키우게 되었다. 여전히 1순위는 반려인이지만 조금씩 내게도 마음을 열고 있다. 15살 된 믹스견 천사는 사진 찍히는 것을 싫어해 천사가 나온 사진은 찾아보기 힘들다. 집순이 집사의 반려동물답게 우리 아이들은 침대 생활을 아주 좋아한다. 심지어 두 마리는 할머니라 수면 시간이 일과 중 제일 길다. 누워서 책을 보다 물 마시러 잠시 다녀왔는데 다복하고 평화로워 보여 한 컷 남겼다.택수 (스튜디오 텍스처온텍스처 정유진)
시바견인 택수는 텍스처온텍스처의 동료 신해수의 반려견이자 우리 스튜디오의 마스코트 같은 존재다. ‘촌스러운 이름을 지으면 오래 산다’는 출처 모를 속설에 기댄 마음 반, 스튜디오 이름과 비슷했으면 하는 마음 반으로 택수라고 지었다. 이름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택수는 건강하게 잘 살고 있다. 매일 작업실에 나오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데 탁 트인 사진 스튜디오 같은 공간이라 택수가 돌아다니기에 좋다. 누구에게나 애교가 많은 강아지는 아니지만 가까운 식구한테는 안기기도 하고 친한 사람들과 간식 앞에서 잘 웃어주는 택수. 텍스처온텍스처가 있는 토토빌딩에서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택수는 얼마 전 3번째 생일을 맞이했다.숀과 롤 (광고 프로듀서 구연숙)
우리 부부의 첫 보금자리가 생겼을 때 반려동물과 함께하면 더욱 행복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유학 시절 타지에서 돌봐주던 고양이가 있었는데, 그때의 인연으로 꼭 고양이를 키우고 싶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가정 분양을 통해 너무나 작고 사랑스러운 숀과 롤을 만났다. 올해로 7살이 된 터키시 앙고라 종 남매인 숀과 롤은 남편과 내가 좋아하는 영화 <This is England>에 나오는 주인공 이름으로 지었다. 숀과 롤이 가장 좋아하는 자리는 계절과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데 요즘에는 날씨가 쌀쌀해져서인지 러그와 오토만에 올려둔 울 블랭킷 위를 가장 좋아한다. 햇빛이 길게 들어오는 오후에는 따스한 햇살을 맞으며 누워 있곤 한다.달이 (비주얼 디렉터 홍혜진)
집의 실세이며, 둔하고 투박하지만 개냥이인 고양이 달이를 키우고 있다. 어머니가 집 앞에 버려져 탈진 상태로 죽기 일보 직전이었던 달이를 구조했는데, 병원에 데려갔더니 복막염이라며 오래 살지 못할 거라 했다. 당시 어머니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었기에 결국 내가 집으로 데려오게 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왠지 평생 함께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다른 병원에 데려갔더니 그것이 오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복막염이 아니라 치주염이더라. 치아 전체를 다 빼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지금까지 건강하게 잘 살고 있다. 달이는 창문 난간에 누워서 자는 걸 좋아한다. 낮에는 다이닝룸 커튼에 숨어 일광욕을 즐기고, 식탁 위에 앉아 따듯한 햇살을 만끽하기도 한다. 올해로 13살이 된 수컷 포메라니안 대박이를 키우고 있다. 이름을 촌스럽게 지으면 건강하게 산다고 하지 않나. 그 덕택인지 잔병치레 하나 없이 건강하게 미모를 유지하고 있다. 대박이는 우연히 지인의 강아지가 낳은 새끼들을 마주했다 데려오게 된 케이스다. 포메라이언은 새끼를 낳으면 다양한 색상으로 태어나는데, 개죽이를 닮은 귀여운 모습에 덜컥 입양했다. 참고로 개죽이는 과거 디시인사이드의 마스코트이다. 대박이는 적당히 까칠한 성격에 스스로를 단장하기를 즐긴다. 어여쁜 외모 덕택에 외출할 때마다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는데 자신도 그것을 즐기는 것 같다. 집에서는 소파 근처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축구와 인형 놀이하는 것을 좋아한다폴과 앤 (스타일 디렉터 곽지아)
턱시도인 첫째는 6세 폴, 코숏인 둘째는 한 살가량 된 앤이다. 폴은 울산에서, 앤은 문경에서 입양했다. 폴은 지인이 입양처를 구한다는 소식에 사진 한 장만 보고 데려왔고, 앤은 우연히 트위터에 올라온 입양 공고를 보고 쪽지를 보내 만나게 됐다. 당시 고등학교를 다니는 여학생이 앤을 임시보호 중이었는데, 너무나 착한 마음과 성실한 태도에 반해 계획에 없던 입양을 하게 되었다. 고양이들이 좋아하는 공간은 기분에 따라 바뀐다. 큰마음을 먹고 패브릭 소재의 캣타워를 설치해주었지만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아 아쉬운 마음이 들기는 한다. 대부분 폭신한 침대나 뜨끈뜨끈하게 난방을 한 바닥, 햇살 가득한 창틀 앞을 좋아한다.폴라와 반디 (스노우에이드 대표 김현주)
북극곰을 닮은 그레이트 피레니즈 폴라와 어둠 속의 빛이라는 의미로 이름을 붙인 반디는 속상한 사연을 지닌 강아지였다. 상가 구석에 묶여 있던 폴라와 안락사를 앞두고 있던 반디는 이제 우리 가족이 됐고 두 마리 모두 행동 훈련 교정을 받으며 잘 지내고 있다. 단독주택에 살고 있어 마당은 이 녀석들의 놀이터다. 특히 폴라는 마당 곳곳에 소중한 것을 숨겨놓고 찾기를 반복하며 논다. 아직 산책도 어색해하고 반디의 경우 산책줄을 매는 데만 몇 개월이 걸렸다. 하지만 늦은 가을 마당에서 반디와 폴라가 함께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우리가 벌써 두 계절을 함께했고, 수첩에 써 있던 첫 생일도 함께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따스하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의 옆에는 코를 골고 있는 두 마리의 기쁨이 있다.사랑이 (리빙 스타일리스트 이주미)
강아지를 좀 무서워했었다. 귀엽기는 했지만 관련 지식도 많지 않고, 일도 바빠서 과연 키울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주변에서도 모두 만류하더라. 그러던 어느 날, 도저히 안되겠다 싶었다. 동생을 불러 강아지를 보러 갔고, 거기에 사랑이가 있었다. 사람도 첫인상이란 게 있지 않나. 눈이 애처롭게 처진 모습이 너무 착하게 생겼더라. 그 자리에서 바로 데려왔다. 처음에는 너무 바빠서 평소 가지고 다니는 가방에 사랑이를 담아 데리고 다녔다. 그래서 지금도 그 가방만 보면 자꾸 들어간다. 사랑이는 나의 친구이자 남편이자 애인이다. 강아지를 만지지도 못했던 내가 사랑이를 키운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역시 사랑 아닌가.후추 (피스카피스카 김보람)
동생이 동네에서 누군가 놓은 쥐약에 어미와 형제를 모두 잃고 울고 있는 후추를 구조했는데 그날이 동생의 결혼식 전날이었다. 결혼식도 해야 하고 신혼여행도 가야 해 임보해줄 사람을 구하던 중 후추의 사진을 보자마자 귀여움에 사르르 녹아 임보를 결정했다. 아직 1년이 채 안 된 후추의 매력 포인트는 그레이 톤의 털과 흰 양말이다. 처음 후추가 집에 왔을 때는 줄곧 오디오 뒤쪽에 숨어 있곤 했는데 지금은 숨바꼭질도 할 수 있고 선으로 장난을 칠 수 있어 가장 좋아하는 놀이 장소가 되었다. 또한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모아두었던 라탄 소품 중에서도 손잡이가 달린 바구니와 화분은 후추가 그 사이를 요리조리 다니기도 하고 발로 툭툭 건들이며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새로운 놀이 장소다.그레이 (리빙 레이블 대표 정소정 · 포토그래퍼 박성훈)
생애 처음으로 강아지와 함께하는 삶을 살겠다 결심했을 때, 공동주택에서 애견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 가져올 이런저런 복합적이고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도 함께 시작됐다. 올해 2살이 된 그레이는 아이리시 소프트 코티트 휘튼 테리어 종이다. 헛짖음이 없고 성향 자체가 순하며 털이 잘 빠지지 않는다는 종의 특징은 초보 애견인의 걱정을 덜어주기 충분했다. 종의 특성보다 더욱 중요한 매력은 크고 까만, 착한 두 눈과 눈 사이로 길게 자라 내려오는 구불거리는 머리털 그리고 커다란 검은 코다. 거실 카펫 위에 올라가 있길 좋아하는 그레이는 집에서는 얌전하지만 집 밖을 벗어나면 완전히 달라진다. 긴 다리를 이용한 날쌘 달리기와 점프를 무엇보다 즐기는 터라 사진에서도 공중에 떠 있는 상태로 포착될 때가 많고, 친구들이나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을 만나면 긴 꼬리를 헬리콥터 프로펠러처럼 돌리는 활동적이고 사랑이 많은 강아지다. 오늘도 바람에 긴 털을 날리며 신나게 산책을 나선 그레이의 모습은 힘이 있고 또 우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