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코 하우스는 삼성의 혁신 기술과 데이코의 오랜 전통을 집처럼 경험해볼 수 있는 곳이다.
대치동에 위치한 삼성 디지털프라자 4층에 들어서면 뜻밖의 공간을 마주하게 된다. 세계적인 명품 주방 시스템과 함께 꾸민 데이코의 가전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데이코 하우스’가 그것이다. 단순히 제품만 진열하는 쇼룸을 넘어 미국의 명품 빌트인 가전 브랜드 데이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진짜 ‘집’인 셈이다. 최근 들어 주방은 그 의미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수면 시간을 제외하고 일상에서 60% 이상의 시간을 보내는 곳이기 때문이다. 주방은 단순히 음식을 만들고 보관하는 장소를 넘어, 점차 집의 중심으로 변모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주방의 이런 가치를 담은 데이코의 철학을 보여주려면 단순히 제품만 진열하는 쇼룸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 같다고 판단되어 데이코 하우스를 오픈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데이코가 어떤 브랜드인지 살펴보자. 주방이 일상의 중심이라는 철학을 지닌 데이코는 1948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설립된 미국의 명품 빌트인 가전 브랜드로 70년 넘게 북미의 최고급 주방 가전으로 명성을 떨쳤다. 세계 최초로 독립형 환기 후드를 적용해 주방이 연기 자욱한 공간에서 집의 중심으로 탈바꿈하는 토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2016년 삼성전자가 인수한 뒤 데이코의 장인정신과 삼성의 혁신 기술을 결합한 테크크래프트 TechCraft가 담긴 제품을 선보이며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북미 지역 최대의 주방 욕실 박람회인 KBIS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주방 가전을 제어하는 스마트싱스 SmartThings 기술로 큰 호평을 받기도 했다. 국내에 출시된 데이코 제품은 냉장고와 오븐, 인덕션, 후드, 식기세척기 등이다. 주력 제품인 냉장고는 냉장실, 냉동실이 합쳐진 앙상블 Ensemble과 냉동고, 김치냉장고, 와인냉장고 같은 별도의 기능을 갖춘 카덴차 Cadenza 라인으로 나뉜다. 김치냉장고는 국내 시장에 한정돼 출시됐다. 내부는 메탈과 포슬린 중에 선택이 가능하다. 내부에는 카메라가 달려 있어 언제든지 스마트폰으로 냉장고 안을 확인할 수 있다.
데이코의 쇼룸 체험 안내
데이코의 체험 공간은 미국 뉴욕에 위치한 ‘데이코 키친 시어터’에 이어 두 번째다. 데이코 하우스는 지난 5월에 문을 열었지만, B2B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초청제로 운영됐다. 지난 11월 1일부터는 일반인에게도 공개되어 사전 예약 후 방문하면 프라이빗 투어를 할 수 있다. 기존에 구매했던 해외 프리미엄 가전의 경우 A/S가 쉽지 않았지만 데이코는 삼성전자의 서비스망에서 수리를 받을 수 있어 더욱 편리하다. 구매 상담은 2층 디지털프라자에서 가능하며 전문 컨설턴트가 상담을 돕는다.
open 오전 9시~오후 6시(일요일 · 명절 휴무)
add 서울시 강남구 영동대로 237 4~5층
tel 02-501-9417
web
INTERVIEW
데이코 하우스의 설계를 맡은 B&A의 배대용 소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데이코, 쇼룸이 아닌 집을 짓다’라는 글귀가 흥미롭다. 쇼룸이 아닌 집을 짓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데이코는 빌트인 가전제품을 다루는 브랜드다. 사실 빌트인은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숨어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주방에서는 가구가 보이지, 빌트인 가전은 잘 보이지 않는다. 즉 가전제품만 진열해놓은 쇼룸에서는 생명력이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데이코가 어디에 사용되는가. 바로 집이다. 프로젝트의 본질이 집인 것이다. 집을 만들어야 데이코가 지니고 있는 철학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프로젝트다.
데이코가 들어갈 집은 어떻게 구상했나? 내가 제안한 집은 빛, 하늘, 바람, 물, 돌 등 자연이 만든 집이다. 쇼룸에 가보면 알겠지만 실제로 그렇게 지었다. 우리가 사는 집도 자연에서 온 것으로 만들었다. 땅에서 얻은 재료를 가공해서 만든 것이니 말이다. 데이코는 미국 브랜드다. 미국은 사이즈도 크고 하드하고 기계적인 느낌이 있다. 그런 특징을 지닌 제품을 자연적인 소재와 만나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상반된 느낌을 매칭한 것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자연이 내추럴한 특징만 지니지 않기에 상반된 것은 아니다. 자연은 모던할 수도 있다. 하늘을 보면 얼마나 모던한가.
도쿄 사이카보, 해든 미술관, 퍼들 하우스 등 기존의 작업을 보면 자연이 오랜 주제인 것 같다. 나는 미술대학을 나왔다. 디자인을 전공했는데, 학교에 다닐 때는 인테리어나 건축을 배워본 적이 없다. 관련 분야를 전혀 경험해보지 못하고 사회에 나와 작업을 하다 보니 자연이 내 스승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에서 영향을 많이 받지 않았나 싶다.
데이코 하우스의 위치가 디지털프라자 4층인 것이 특이하다. 내가 이 프로젝트에 관여했을 당시, 디지털프라자를 4층으로 설계해 철골조까지 끝난 상태였다. 그렇게 되면 건물을 지어놓고 그 안에 쇼룸을 만드는 것인데, 쇼룸이 아닌 집을 짓는 것이었으니 4층을 없앨 수밖에 없었다. 실내에는 집을 지을 수 없지 않나. 그래서 3층까지 다시 허가 변경을 한 뒤, 옥상에 증축해 설계했다. 삼성에서 어려운 결정을 해준 것이다. 밖에서 봤을 때는 일반적인 빌딩인데,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리면 실내가 아닌 야외로 나가게 된다.
쇼룸을 작업하면서 가장 많이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브랜드가 지닌 가치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이 브랜드의 장점이 무엇이며, 왜 좋은지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떤 차별화가 있는지 말이다. 그래서 고객들이 쇼룸에 와서 실제로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쇼룸이지만 거실, 주방, 방, 화장실, 마당도 있다.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도 있고, 침실이 있으니 잠도 잘 수 있다. 그것은 앞으로 어떻게 운영하느냐의 문제다.
작업에 영감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 결혼식장 프로젝트를 맡은 적이 있었다. 건축주가 고급스럽게 만들어달라고 했는데, 갑자기 의문이 들었다. 고급스러운 것이 결혼식장의 본질은 아니지 않나. 우리나라 결혼은 왜 채플식으로만 할까? 다른 것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디자인을 하고 있지만, 어찌 보면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의 인식 말이다. 데이코의 쇼룸도 그렇다. 쇼룸의 본질은 제품을 더욱 잘 느끼고 체험하는 것이다. 그래서 집이 필요했다.
데이코는 럭셔리 브랜드인데, 기존의 보편적인 ‘럭셔리’와는 개념이 다른 것 같다. 당신이 생각하는 럭셔리란 무엇인가? 럭셔리의 정의를 꼭 고급스럽고, 부티나는 것으로 봐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내 생각에 럭셔리란, 보이지 않는 곳의 가치가 아닐까 싶다. 예를 들어, 옷을 생각할 때 겉이 화려한 것도 있지만, 그 안의 바느질이나 옷감 같은 것까지 더욱 신경 써서 만든 것. 그게 다음 세대까지 물려줄 수 있는 진정한 럭셔리가 아닐까. 거기에 문화와 철학까지 담을 수 있다면 더욱 좋다는 그런 생각이 든다.
데이코와 경쟁할 수 있는 브랜드가 있다면? 유럽의 가게나우나 미국의 서브제로 같은 회사 정도? 그들은 전통은 있지만, 기술력은 삼성을 따라갈 수 없다. 삼성은 데이코를 세계 1위로 만들겠다는 비전이 있을 것이다. 데이코 하우스야말로 그것을 체험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마지막으로 공간은 어떠한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사람 중심. 사람이 편안한 공간이 있고, 사람이 감동을 받는 공간이 있고, 사람이 아주 불편한 공간이 있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곳이 좋은 공간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