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건강 시계
체험해본 핏빗 버사 라이트는 최근 출시된 핏빗 버사 2에서 음악 재생 등 몇 가지 기능을 덜어낸 제품이다. 처음 손에 감았을 때의 느낌은 ‘가볍다’, ‘부드럽다’였다. 이런 웨어러블 기기는 처음 착용해본 거라 손에 계속 차고 있으면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차고 있다는 사실을 잊게 할 만큼 부담이 없었다. 핏빗 버사 라이트 중 좋았던 기능은 이렇다. 수면 체크를 할 수 있어서 실제로 내가 잔 수면 시간과 깊은 수면, 렘 수면, 얕은 수면, 수면 중 깨어난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숙면을 했다고 생각한 날에는 깊은 수면의 시간이 길었고, 잠을 설친 날에는 얕은 수면과 깨어난 시간이 많아서 신뢰할 수 있었다. 수면의 질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 기능을 사용해보니 더 잘 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하루에 설정한 목표는 만보 걷기다. 한 시간 내에 운동량이 적으면 움직이라는 알람이 떠서 일하다가도 괜히 일어서서 움직이게 되고, 어떻게든 만보를 채우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하게 됐다.
엉망으로 살았구나
핏빗의 장점은 자신이 얼마나 엉망으로 살고 있는지 자각시킨다는 점이다. 얼마나 못 자고, 안 걷고, 막 먹고, 안 마시는지를 말이다. 자신의 몸 상태를 수치화해 확인한다는 것은 꽤나 효과적이다. 그만큼 신경 쓰게 되니까. 예를 들어, 수면만 해도 그렇다. 자는 동안 스마트 워치로 체크한 나의 수면의 질은 생각과 달랐다. 수면 중 깨어난 시간이 58분, 렘 수면이 1시간 47분, 얕은 수면이 2시간 59분, 깊은 수면이 1시간 11분. 꿈을 꾸고 뒤척이며 잠을 설친 시간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365일 중 360일쯤 피곤한 이유를 이제서야 알았다. 저혈압에 툭하면 골골대나 평소 자각하지 못했는데, 평균 심박수가 60대를 맴도는 것을 보고 문득 걱정이 됐다. 밤마다 조금씩 러닝을 했더니 그 수치가 조금씩 개선되더라. 특히 커뮤니티 기능이 있어 함께 핏빗을 사용하는 친구들의 운동 기록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것도 좋았다. 심심할 때면 커뮤니티에 들어가 신진수 에디터의 걸음 수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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