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봄에 열릴 예정인 <메종> 프라이빗 투어에 미리 다녀왔다. 감성 여행자로 입소문이 난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나리가 이끄는 일명 ‘나리투어’다. 그 첫 번째 여행이 될 경북 예천을 따라가봤다.
이 일을 시작한 이유
회사후소 繪事後素. 그림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이 있은 후에야 한다는 뜻으로, 본질이 있은 연후에 꾸밈이 있음을 비유한 말이다. 무언가를 채우는 직업인 인테리어 디자이너 혹은 라이프스타일 크리에이터로 일하고 있는 나는 항상 이 말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유는 바르게 채우기 위해 비움의 철학이 선행되어야 함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이 가장 핫하지 않은가? 고려의 코리아처럼. 몇 년간 해외의 디자인 스폿을 많이 다녀봤지만, 돌아와서는 허한 마음을 채울 수가 없었다. 그 해답의 하나로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나라 곳곳에서 나만의 아이덴티티를 찾고 있다. 낯선 지방을 다니면서 떠올리는 #상생 #로컬 #연결 #socialglue는 나의 가장 큰 관심이자 과제가 되었다.
나리투어 한국 편, 첫 번째는 왜 예천인가?
모든 존재는 나와 관계를 맺기에 의미를 지닌다. 타이치 라이프 Taichi Life를 즐기게 되면서 인연을 맺은 밝은빛 태극권과 거기서 운영하고 있는 경북 예천 반하다팜의 호두 농장을 알게 되었다. 아직은 일반인에게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소수의 관계자만 갈 수 있는 청정한 장소에서 많은 영감과 치유를 받았다. 이런 이유로 이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고자 한다. 이곳과 인연을 맺으면서 예천군 지역을 답사하게 되었는데, 이번 투어를 통해 공생하는 것이 무엇인지 느껴볼 수 있기를 바란다. 그 이후에는 양산, 고령, 나주 등 그 어떤 곳으로도 자유롭게 떠날 수 있을 것이다.
01
내가 반한 예천의 역사적인 장소
예천에는 풍수가 좋다는 십승지 중 하나인 용문면의 금당실 마을, 초간정, 병암정이 있다. 두 곳 모두 예천 권씨 가문의 정자이고,
기회가 될 때마다 계절을 가리지 않고 들러보곤 한다. 개인적으로는 정자 안에서 밖을 보는 것이 설계 포인트인 여성적인 느낌의 초간정과 미류나무가 있는 연못에서 건물을 보는 것이 좋은 남성적인 느낌의 병암정을 보면서, 예나 지금이나 자신만의 아트지를 만드는 것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내재된 욕망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바람과 함께 찾아간 그날도 무척 아름다웠다.
02
자연과 하나 되는 나의 방법, Taichi Life
부드럽게 이어지는 타이치 운동은 근력과 유연성, 밸런스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며 여생을 위한 완벽한 신체 활동으로 하버드대학 의대에서도 권장하고 있다. 지인의 소개로 면역체계와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고자 시작했는데, 개인적으로 열심히 하지 못할 때는 있어도 타이치는 평생 함께하게 될 동반자적 라이프가 분명하다.
03
자연으로 들어가기
소담 호두나무길 산책, 소백산 자락 겨울산 체험. 봄이 되면 싹이 올라오는 호두나무를 기대하며 겨울의 나뭇가지를 구경했다. 나는 잎이 떨어진 호두나무가 코끼리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만큼 강하고 멋있다. 산속으로 들어가면 일단 산의 냄새가 달라진다. 순수한 산속의 자연 요소를 접하면 자연스레 면역성이 길러진다고 생각한다. 산책을 하다 보면 이름도 모르는 나뭇잎 하나에도 감동하고 보물 같은 자연의 오브제도 구할 수 있다.
04
산에서 즐기는 요리
난로와 함께 추위를 녹이며 건강한 음식 나눠 먹기. 농장의 점각정에서 불을 피워 호두나무 아래서 자란 버섯과 간식도 구워 먹을 수 있다. 버섯 야채수프와 야채해물 파에야도 만들어 먹는다. 도시 생활은 모든 것이 과하기 때문에 멍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불멍’은 최고의 치유 시간이다. 불멍과 함께 차나 위스키를 마시면서 무거운 마음을 모두 내려놓고 돌아간다.
05
봄에 다시 만나요
나리투어 예천 여행은 산의 모습이 변화하는 4월에 열릴 예정입니다. 소규모 그룹으로 진행되며 자세한 내용은 <메종> 인스타그램(@maisonkorea)을 통해 공지합니다. 서울에서 출발-예천군 효자면 소담호두 농장 투어-소백산 자락 산속 체험하기-타이치 라이프 경험하기-산의 오두막에서 자연식 점심식사-춘희씨 사과밭 산책-금당실 마을과 병암정 초간정 건축 답사-예천 읍내에서의 한우육회 비빔밥-서울 상경 코스로 진행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