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미술제
1979년 시작된 한국 최초의 아트페어. 110개의 국내 우수 화랑이 참가해 회화, 조각, 설치, 미디어 등 3000여 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신진 작가 공모전 <ZOOM-IN>, 아트경기 특별전, 토크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있다.
일시 2월 20일(목)~23일(일)
장소 코엑스 C홀(3층)
문의 02-733-3706
INTERVIEW
한국화랑협회 최웅철 회장
화랑미술제는 어떤 페어인가?
올해로 38회를 맞이하는 화랑미술제는 가장 전통적이면서도 역사 있는 페어다. 화랑미술제는 한국의 화랑협회 회원들만 작품을 출품할 수 있는데 모두 까다롭게 검증된 화랑들이다. 그런 화랑들과 함께하는 탄탄한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2020 화랑미술제가 기존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신진 작가 특별전을 선보인다는 것이다. 젊은 작가가 화랑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길목이 없다. 그래서 진입로를 만들고자 했다. 이번 신진 작가 특별전에는 400명 정도가 지원했는데, 첫 심사는 화랑 대표들이 맡았다. 그들의 시각으로 비지니스를 할 수 있는 작가를 뽑았다. 미술에서는 비지니스가 무척 중요하다. 그리고 마지막 심사는 외국의 평론가들이 담당했다. 컬러, 표현의 영역 같은 것은 우리보다 전문가들이 낫다. 그렇게 최종적으로 10명을 선발했다.
최근 몇 년간 아트페어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작가를 초대해서 전시를 여는 초대전은 1950년대 유명 갤러리스트 레오 카스텔리 Leo Castelli로부터 시작됐다. 그것이 20세기 후반부터 페어 중심으로 바뀌었다. 갤러리를 찾아다니면서 봐야 했던 작품을 한번에 볼 수 있으니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 근대미술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GDP 50위 안에 드는 국가 중 근대미술관이 없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이는 한국 미술계의 큰 악재다. 1990년대 초반, 청전 이상범 같은 작가의 작품이 3천만원 정도 했다. 지금은 전지 크기 정도의 작품이 시가 1억 정도 한다. 반면, 중국의 제백석이라는 작가는 같은 크기의 작품이 1990년대 초 3천만원 정도였지만, 지금은 약 4백억~5백억원을 호가한다. 그렇다면 그 작품의 가격은 누가 올리느냐. 중국 스스로 올리는 것이다. 문화란 동시대 사람들이 갖는 의미 부여다. 자국 문화의 가치를 올려야 문화 수준이 올라간다. 태어나면서부터 미술에 익숙한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근대미술의 경우 훨씬 접근이 쉽다. 근대미술이 익숙해지면 컨템포러리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미술 시장에서 새로운 팬층을 만드는 일은 무척 중요하다. 근대미술을 활성화시켜 지금까지 미술을 어렵게 생각했던 사람들도 관심을 갖고 들어오면 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 본다.
우리나라의 미술 시장이 성장하려면 어떤 방법이 필요한가?
언론사의 역할도 중요하다. 특히 국영방송국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이다. 그렇다면 광고와 상관없이 적어도 한 달에 두어 번 정도는 우리의 전통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을 방송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시청률 편차가 생기더라도 말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대부분 시청률 위주로 방송을 편성한다. 사용자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문화는 발전할 수 없다. 예를 들어보자. 나전칠기 같은 공예품은 포크 하나에도 몇 만원씩 한다. 반면, 중국에서는 그 형식만 베껴서 3천~4천원에 판다. (그러한 것이 시장에 유통되면) 시민들은 몇 만원짜리 진짜 나전칠기를 살 수가 없다. 겉으로 보기에는 똑같으니까 말이다. 즉 내가 이것을 왜 사야 하는지 당위성이 없는 것이다. 당위성은 문화에 대한 인식이다. 그러한 인식을 만들어주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