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겨울이 이제야 서서히 그 끝을 보인다. 만물이 소생하는 3월, 우리 곁을 찾아올 여섯 가지 색의 전시를 소개한다.
선과 면으로 그리는 예술
故 윤형근 화백의 개인전에 대한 예찬이 뉴욕에서도 이어졌다. <뉴욕타임스>는 수십 년간 다색과 청색 안료를 얇게 겹쳐 그려낸 소박한 줄무늬와 사각 형상으로 구성된 그의작품에찬사를보냈다.이같은찬사처럼故윤형근 화백의 작품은 단색으로 표현한 선과 면을 그려내 미니멀함을 극대화하고, 이를 담는 직물의 표면 질감까지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맨해튼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에서 3월 7일까지 전시 일정을 마친 후에는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PKM 갤러리에서 바통을 이어받아 전시를 개최한다.
<故 윤형근 화백 개인전>
일시 4월 오픈 예정
장소 PKM 갤러리
문의 02-734-9467
LED로 그려낸 메시지
국제갤러리는 오는 3월 12일부터 미국의 개념미술가 제니 홀저 Jenny Holzer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제니 홀저는 1970년대 후반부터 지속적으로 역사 및 정치적 부당성과 사회문제를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낸 작가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만의 메시지를 LED사인, 라이트 프로젝션 같은 가장 현시대적이고 상업적인 수단에담아낸작품을만나볼수있다.밝게빛나는빛을 감상하다 발견하게 되는 제니 홀저만의 묵직한 메시지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강력한 임팩트를 선사한다.
<제니 홀저 Jenny Holzer 개인전>
일시 3월 12일(목)부터
장소 국제갤러리
문의 02-735-8449
공간으로 만든 우화
장종완은 이상향을 좇는 인간의 맹목적인 믿음과 환상 그리고 그 이면에 자리한 모순을 다양한 작품을 통해 우화적으로 전달한다.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에서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서 그는 공간 전체를 우화의 한 요소로 활용한다. 전시장 내부를 정치 연설대처럼 무대화해 곳곳에 그가 이제껏 봐왔던 정치 선전적인 요소를 녹여낸 회화와 오브제를 감상할 수 있게 구성됐다. 대통령 집무실이나 의사당, 회담장 등을 장식하고 있는 그림이나 소품은 모두 지도자의 권위와 각국이 지향하는 이데올로기를 반영하고 있다. 마치 무대 한편에 자리한 프롬프터처럼 직접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일련의 정치적 기호로 작용한다. 장종완은 이 같은 정치 선전적인 단면을 전시장과 그의 작품에 빗대어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프롬프터 Prompter>
일시 3월 27일(금)~8월 16일(일)
장소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
문의 02-736-5700
격동의 시대를 살아낸 이들의 초상
이선민 작가의 개인전 <아버지의 시대로부터 From The Father’s Time>가 갤러리 룩스에서 열린다. 한국 사회에서 가족 구성원의 삶을 포착해온 그가 이번에는 오랜 시간 기술을 연마하며 변함없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노년 남성에 주목했다. 해방과 한국전쟁, 혁명과 민주화 운동등한국근현대사에서격동의시기를살아낸이들의삶은그자체로생생한역사의 아카이브다. 작가는 전시를 통해 이들의 초상 사진과 시간의 흔적이 담긴 오브제를 선보인다. 먼지가 쌓인 오래된 서가와 수북한 원단 등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아버지의 아버지가 일일이 전수한 정신과 기술에 담긴 시간을 엿보게 하고, 나아가 그들의 삶의 정체성을 돌아볼 순간을 마련한다.
<아버지의 시대로부터 FromThe Father’s Time>
일시 3월 6일(금)~4월 4일(토)
장소 갤러리 룩스
문의 02-720-8488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것들
점차 일상에서도 많은 일이 고도로 문명화된 프로그램에 의해 대체되고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무언가가 반드시 존재한다고 이정민 작가는 말한다. 그는 인간만이 가진 인식 체계와 언어 그리고 감정을 이에 대한 답으로 제시한다. 지갤러리에서 개최되는 이정민의 <re, presentation>전은 이러한 그녀의 외침이 담겨 있다. 전시는 내부에 설치된 프로젝터와 모니터를 통해 전혀 다른 맥락의 공간과 사물을 병치하고 중첩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둘 사이에는 어떠한 서사도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관계성이 느껴지지 않는 공간과 사물을 이해하기 위해 개인은 각자가 가진 나름의 인식 체계대로 서사를 쌓아 올린다. 그 과정에서 둘 사이의 상관관계를 개인의 언어로 해석하고 그제야 비로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밀려오는 순간, 작가가 전달하고픈 이야기는 완성된다.
<이정민 re,presentation>
일시 3월 4일(수)~31일(화)
장소 지갤러리
문의 070-4800-4921
공감각을 자극하는 전시
디뮤지엄이 거대한 사운드 큐브로 변신했다. 오는 3월 25일부터 새로이 개최될 <SOUNDMUSEUM : 너의 감정과 기억> 전시로 팟캐스트, 음악 스트리밍, ASMR등 청각을 활용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콘텐츠 트렌드에 발을 맞추기 위해서다. 청각은 정보를 더욱 풍부하게 인식하도록 만들고, 가장 빠르게 안정감을 전달한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청각 기능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기존의 시각적인 요소까지 겸비해 두 가지 감각을 자극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유럽 사운드 퍼포먼스 아트를 대표하는 다비드 헬비히 David Helbich와 인터랙티브 디자인 아티스트 그룹 Lab 212, 4D 공간 사운드 시스템의 선구자 모놈 MONOM 등 다양한 작가들이 선보이는 인터랙티브 라이트 아트와 비주얼 뮤직, 사운드&비주얼 아트 등의 공감각적 콘텐츠는 전시장을 방문한 이들에게 풍부한 울림을 전달한다.
<SOUNDMUSEUN :너의 감정과 기억>
일시 3월 25일(수)부터
장소 디뮤지엄
문의 070-5097-0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