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얕아지며 취한 듯 몽롱한 날이 있다. 그럴 때는 대개 마음이 쇠약해져 있다는 것을 안다.
딱히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종종 찾아오는 감기 같은 것이랄까. 감기에 걸리면 병원에 가서 주사 한 대 맞으면 끝이나, 마음의 건강은 어떻게 챙겨야 할지 도통 모르겠다. 그러던 차 코끼리라는 명상 애플리케이션을 알게 되었다. 전 이코노미스트 기자 출신인 다니엘 튜더가 만든 것으로 혜민스님의 가이드를 들으며 마음의 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혜민스님이라고 하니 무척 종교적일 것 같은데 예상 외로 그렇지않다. 종교적인 색은 철저히 배제한채, 오로지 나의 정신 건강을 위한 명상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실 명상이라는 것이 우리나라에서나 종교적이지 해외에서는 너무나 대중적인 ‘멘탈 스포츠’다. 스트레스 호르몬이라 불리는 코르티솔이 급격히 감소하고, 집중력 상승과 우울감 감소 등의 효과도 있다고 한다. 입양아 출신이었던 스티브 잡스가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명상을했다는 것은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다. 그 뒤로 종종 숨이 얕아지거나 마음이 불안할 때 명상 애플리케이션의 힘을 빌리곤 했다. 한가한 시간,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로 가서 가만히 앉아 차를 한잔 준비하고 명상 앱을 켠다. 혜민스님의 가이드에 따라 천천히 호흡에 집중해본다. 처음에는 10초, 30초 정도로 짧게 시작해 점점 시간을 늘려 나간다. 그렇게 호흡에 집중하며 명상을 끝마치면, 뿌옇던 창문을 깨끗이 닦아낸 듯 맑고 청명한 기분이 된다. 일상에서도 명상 앱은 유용했다.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간단히 명상을 하거나, 업무에 치여 스트레스로 기절할 것 같을 때는 사무실에서도 했다. 준비물은 필요 없다. 그냥 애플리케이션과 지쳐 있는 나만 있으면 끝이다. 혜민스님은 “숨은 우리의 마음과 연결되어 있어 불규칙한 마음을 편하게 하고 싶다면 호흡을 조절하면 된다”고 했다. 마음이 아플 때 명상을 해보자. 차근차근 숨을 고르다 보면 보약 한 채 먹은 듯 든든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