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전해온 소식
날도 좋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지만, 오래전에 계획한 여름휴가마저 취소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지난달에는 매년 4월에 열리는 밀라노 가구 박람회가 취소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2021년이면 60주년을 맞이하는 밀라노 가구 박람회는 올해 전시 예정이었던 주방 가구와 욕실 가구 전시를 2021년에 계획한 조명 전시 에우로루체와 함께 선보인다는 전례 없는 소식을 전해왔다. 박람회 취소라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온라인으로나마 신제품 소식을 전해온 몇몇 제품을 소개한다. 먼저 글라스 이탈리아에서 출시한 피에로 리소니 디자인의 파티션 시스템 ‘알라딘 스핀 Aladin Spin’이다. 여러 개의 패널을 나란히 배치해도 되고 좁은 장소에서는 부분적으로 설치할 수도 있다. 공간의 제약 없이 어디에서나 설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심심한 벽을 멋스럽게 만드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그다음은 지난해 11월 <메종>에서도 소개한 바 있는 세라미스트 버지니아 신 Virginia Sin의 화분과 펜던트 조명이다. 청동기 시대에서 모티프를 딴 화분으로 물이 식물을 통해 화분 아래로 떨어지도록 설계돼 사회적 상호작용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엿볼 수 있다. 주황색을 띠는 테라코타로 제작한 조명은 달의 형태에서 영감을 얻었다. 조명을 켜면 밤하늘의 그림자를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마지막으로 한동안 재택근무 중이어서였을까 신제품은 아니지만 이탈리아의 유리 가구 브랜드 토넬리 Tonelli의 사무용 데스크 ‘스트라타 Strata’다. 산업디자이너 카림 라시드가 디자인한 제품으로 아름다운 곡선 형태의 유리 데스크가 하기 싫은 일마저 하고 싶게 만들어줄 것만 같다. 피부에 와닿는 감동은 없지만 이렇게 온라인으로나마 브랜드의 신제품 소식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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