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캠핑을 종종 다니곤 했는데, 반려견이 한 마리 더 늘어난 뒤로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두 마리 모두 중형견이라 챙겨야 할 짐이 상상을 초월한다. 반려견 케이지 2개와 텐트, 코펠 세트, 화로대, 의자, 침낭 등 꼭 필요한 것만 가져가는 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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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를 쳐서 잠자리를 만들고, 밥을 먹기 위해서는 장작에 불을 지펴야 한다. 바람이 거세지면 텐트에 팩을 더 추가해서 박기도 하고, 조명도 달아야 하는 등 할 일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캠핑을 가는 이유는 자연 속에서 고립된 듯한 기분을 낼 수 있다는 것. 캠핑은 사실 장비를 구축하면서부터 설렌다. 요즘은 ‘감성 캠핑’이 유행이어서 장비 하나를 사더라도 취향이 묻어난다. 이제 막 캠핑을 시작하는 이들이라면 유명한 캠퍼 카페인 캠핑퍼스트에서 각종 후기를 보고 조언도 구하길 추천한다.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우리 집은 야전침대를 사용하는 야침 모드로 정착했고, 때문에 텐트 대신 거실 같은 공간이 보장되는 리빙셸을 쓴다. 아주 오랫동안 사용하기로 결심하고 구입한 스노우피크의 리빙셸롱 프로 아이보리색은 불을 켜고 밖에서 바라보면 정말 아름답다. 삼각형 형태의 메시 창이 많아서 닫거나 열 수 있고, 성인 6명 정도는 넉넉하게 둘러앉을 수 있다. 잠자리가 고생스럽지 않냐는 질문을 받곤 하는데 야전침대를 펴고 침낭을 올린 뒤 몸을 쏙 넣으면 여기가 집인가 싶게 편하고 아늑하다. 장작을 피우고 화로 테이블에 둘러앉아 밤에는 고기 한 점에 술 한잔을 기울이고, 일어나자마자 원두를 갈아서 마시는 모닝커피는 숲속의 알싸한 아침 기운과 어우러져 꿀맛이다. 최근 춘천, 횡성, 서산 등에 반려견 동반도 되고, 시설도 훌륭한 캠핑장이 많이 보인다. 매일 다니는 산책로를 벗어나 새로운 자연환경에서 기분 전환을 하는 건 반려견도 마찬가지일 터. 네 식구가 둘러앉아 음악을 들으며 ‘불멍’을 하는 동안은 잠시나마 마음의 시름도 걷힌다. 올해는 2박을 하는 것이 목표다. 캠핑이야말로 즐겁게 사회적 거리를 둘 수 있는 낭만적인 취미이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