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때보다 국내 여행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요즘, 곳곳에 보물처럼 숨어 있는 숙소 열 곳을 찾았다. 각 지역마다 다양한 쉼과 여유가 있는 곳에서 한여름의 진한 추억을 남겨보길 바란다.
Ⓒ윤준환
Ⓒ윤준환
Ⓒ윤준환
깊은 산속 신비로운 공간
가평 ‘기억의 사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남이섬 근처 호명산을 올라가다 보면 신비로운 분위기를 지닌 기억의 사원을 발견할 수 있다. 마치 오래된 절처럼 깊은 산속에 위치하지만, 제각기 독특한 모양새를 갖춘 12채의 건물은 자연과 어우러져 그야말로 절경을 연출한다. 집을 짓는 과정에서 일부 경사면을 그대로 유지한 채 건물을 쌓아 올렸기 때문. 덕분에 7개의 동, 12채의 집이 다양한 높낮이로 변주된 듯 보인다. 민규암 건축가가 지은 이 건물은 2017년 건축문화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해 아름다움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동그란 문을 나서면 본격적으로 건물 내부를 감상할 수 있다. 실내와 야외 모두 스파와 풀장이 마련되어 수영 또는 반신욕을 즐기며 북한강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 이곳만의 포인트. 독특한 외관을 감상하며 어느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은 채 자연이 선사하는 개방감을 맘껏 느끼고 싶다면 이곳을 기억하자.
add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상지로 832-89
web www. memorymaker.co.kr
Ⓒ이병근
Ⓒ이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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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넘은 돌집에서의 스테이
제주 ‘고산별곡’
제주도 서부 끝에 위치한 고산리는 바다와 맞닿는 수평선으로 일몰 풍경뿐 아니라 당산봉과 차귀도, 황새 도래지 등 자연 풍광이 아름다운 지역이다. 이곳에 현무암의 오래된 돌집을 복원하고 새로운 요소를 더해 옛것과 새것이 어우러진 고산별곡이 위치한다. 숙소 큐레이팅 스테이폴리오에서도 추천한 이곳은 어반 플롯 건축에서 설계와 인테리어를 도맡았다. 제주의 끝에서 번거로운 세상일을 멀리하고 불완전한 삶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장복겸의 ‘고산별곡’ 시조에서 모티프를 얻어 오래된 고택에서 느끼는 또 다른 아름다움과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안거리와 밖거리로 구조가 나뉘는데 안거리에는 고전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침실과 욕조가, 밖거리에는 자그마한 부엌이 있다. 또 정원에는 티룸이 있고, 보타닉 인도어 가든에는 온실 정원처럼 꾸민 온수 풀이 있어 놀이와 명상, 쉼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자발적 유배를 떠나기에 최적의 장소가 아닐까.
add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2197-2
tel 0504-0904-2380
영국의 레트로 감성과 낭만이 있는
강릉 ‘교동빌라’
잔잔한 꽃무늬 벽지와 파스텔 컬러, 나무 소재가 어우러져 마치 동화 속에 있는 듯한 교동빌라는 여기가 한국이 맞는지 싶을 만큼 시공간을 초월한다. 편집매장 바이어로 일하는 남편과 세계 곳곳을 다니는 승무원 아내의 남다른 취향과 감각이 어우러져 완성된 이곳은 영국 드라마 <오티스의 비밀상담소>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했다. 아담한 2층 주택으로 1층에는 주방과 다이닝룸, 미니 드레스룸이 있고 2층에는 침실과 욕실, 서재가 있는데 공간 곳곳이 포토 스팟이다. 아기자기한 소품과 디테일이 지루할 새 없이 색다른 묘미를 선사한다. 교동빌라가 특별한 이유는 위스키 진열대 문도 한몫했다. 마치 스피크이지 바같이 문을 열면 사랑하는 이와 함께 밤늦도록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아늑한 곳이 나타난다. 분위기와 낭만은 준비되어 있으니 그저 거들어줄 술과 음악, 대화만 있으면 된다.
add 강원도 강릉시 교동사거리
instagram @kyodongvilla
천혜의 자연과 온전한 교감이 이루어지는 곳
거제도 ‘지평집’
거제도 안에 있는 또 하나의 섬인 가조도 끝자락에 위치한 지평집은 인적도 차량도 드문 곳에 위치한다. 온전히 산과 바다만이 존재하는 이곳은 이름 그대로 지평선 아래로 스며드는 것처럼 나지막하게 땅속에 파묻혀 있다. 지평집을 설계한 조병수 건축가는 땅이 지닌 아름다움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복잡한 등고를 따라 건축물을 설계해 자연과의 교감을 극대화하고, 나와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누릴 수 있게 했다. 자연의 광활함을 보다 느낄 수 있도록 객실은 소박하게 구성되어 있다. 모든 객실은 TV가 없는 대신 히노키탕과 다락이 있으며, 가족실을 제외하고는 바다가 보이는 뷰로 온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가족실은 개별 마당이 있어 바비큐를 즐길 수 있다. 지평집의 시그니처이기도 한 콘크리트 사이로 식물이 자라는 벽체와 그 결을 같이하는 콘크리트 평상, 웰컴 티를 제공하는 전면 폴딩 도어 창이 있는 카페도 이곳을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다. 자연경관과 함께 어우러지는 건축을 누리면서 평온함과 안식을 찾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add 경남 거제시 사등면 가조로 917
web www.jipyungzip.com
Ⓒ노경
Ⓒ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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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빗한 쉼을 선사하는 우리만의 마당
무주 ‘서림연가’
덕유산 자락에 자연이 서려 있는 서림연가는 자연을 담고 있는 고즈넉한 공간을 제공한다. 여러 건축대상을 수상했을 만큼 그 진가를 인정받은 건축물은 아키후드 건축사에서 담당해 마치 미로를 연상시킨다. 콘크리트 벽으로 만든 높은 입구를 지나면 놀라운 정원이 펼쳐진다. 그 정원을 지나면 은밀하고도 프라이빗한 개별 객실이 이어진다. 외부와 단절된 개별 공간은 모두 중정과 마당이 있다. 이곳에서는 시원한 계곡 소리와 산새들의 지저귐 등 자연의 소리를 음악 삼아 바비큐를 즐기며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어떤 것에도 방해 받지 않고 나와 동행자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오롯이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곳이다.
add 전북 무주군 설천면 원삼공2길 25
web www.seorimye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