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이 시작되었고, 집은 습기와 강아지 냄새로 지옥이 되었다. 그리하여 급하게 들인 구원의 가전제품 두가지.
LG 퓨리케어 360° 공기청정기 펫
몇 달 전부터 시바견 한 마리와 살고 있다. 엄청나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녀석이지만, 솔직히 청소는 또 다른 문제였다. 시바견은 털빠짐이 엄청난견종이다. 러그에 한번 구르기라도 하면 11월의 낙엽처럼 우수수 떨어지는 털을 주워 담기 바빴다. 집 안 곳곳에서 풍기는 강아지 배변취 또한 만만치 않았다. 때문에 퓨리케어 360̊ 공기청정기 펫(이하 공기청정기 펫)의 출시 소식을 들었을 때 귀가 솔깃했다. 그런데 뭐 이렇게 비싸? 공기청정기 펫의 가격은 1백만원대. 솔직히 30만~40만원대면 괜찮은 제품이 널렸기에, 그만한 값어치를 할지 의구심이 들었다. 첫인상도 살짝 부담스러웠다. 2단짜리를 사용했는데, 1m에 달하는 큰 사이즈는 생각보다 존재감이 상당해서 인테리어적으로 무척 고민이 됐다. 일단, 가장 냄새가 심한 방에 갖다놓고 전원을 켜보았다. 전원과 동시에 상단부에 위치한 서큘레이터가 고개를 쳐들었다.
오, 서큘레이터라니. 기발한 아이디어다. 깨끗한 공기를 최대 7.5m까지 멀리 내보내 청정 효과가 최대 24% 올라간다고 한다.가장 궁금한 펫 모드의 냄새 제거 기능을 켰다. 몇 시간쯤 지났을까. 세상에, 방에 들어서니 배변취는 온데간데없고, 공기는 마치 수목원이라도 온 듯 상쾌한 기분마저 들었다. 공기청정기 펫은 TUV 라인란드에서 탈취 성능을 인증 받았다고 한다. 알레르기 유발 물질, 새집증후군 원인 물질 등을6단계로 확실히 제거하며, 펫 공기청정기 중에서 유일하게 0.01μm 극초미세먼지를 99.999% 없애준다. 펫 모드를 통해 털 날림도 해결된다는데, 기분 탓인지 공기 중에 나풀나풀 날아다니던 털 먼지가 살짝 사라진 것 같기도 했다. 다시 말하지만, 냄새 제거 효과는 진짜 엄청나다. 단지 어디에 놓을지 계속 고민이다. 여러분, 작은 집에는 무조건1단짜리를 추천합니다. 1단 1백16만9천원, 2단 1백53만9천원.
신일 대용량 제습기
작년쯤 거실 전체가 나무로 뒤덮인 클래식한 집으로 이사했다. 샹들리에가 어울리는 1980년대 집을 떠올리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낡고 오래된 것을 좋아하는 취향을 지닌지라 무척 만족하고 있지만, 살아보니 몇몇 문제가 있었다. 특히 여름이 되면 벽면의 나무가 습기를 잔뜩 머금어 마치 수영장 속에서 잠을 자고 밥을 먹는 기분이었다. 습기가 많다는 것은 건강 문제와 직결된다.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하기 쉽고, 짜증 지수도 치솟는다. 이런 환경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제습기는 생존을 위한 필수 아이템이 되었다. 신일전자의 대용량 제습기는 심플한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상단에 있는 손잡이와 제품 하단부에 위치한 바퀴 덕택에 이 방 저 방으로 손쉽게 옮겨 다닐 수 있었다. 가장 마음에 든 것은 500ml생수병 45개 분량의 습기를 빨아들이는 대용량 제습 효과다. 작은 제습기의 경우 물통을 자주 갈아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데, 신일의 제습기는 그러한 면에서 무척 편리했다. 특히 배수구에 호수를 연결하면 물을 비워낼 필요 없이 연속 배수도 가능하다고. 하지만 역시 여름은 습기의 계절이다. 대용량 제품이었지만, 비가 내리는 날에는 하루 두 번 정도 물통을 비워내야 했다. 또한 소음이 크다는 단점도 있었다. 주변 온도가 높아지는 제습기 특유의 단점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자주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크게 불편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풍량은 강약으로 조절 가능하며, 자동 습도 조절 모드로 해놓으면 최적의 습도를 알아서 찾아준다. 작동 시간도 설정 가능해 1시간부터 24시간까지 예약을 걸어놓을 수도 있었다. 하얗고 간결한 디자인은 집 안 어디에 두어도 크게 부담이 없다. 특히 사각형의 각진 형태로 디자인 해 벽면 구석 같은 빈틈에 놓아두는 등 공간 활용에도 편했다. 32만9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