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박한 요즘 시대를 살아감에 있어 꼭 챙겨야 할 라이프스타일 키워드가 있다면 건강이 아닐까. 요가와 조깅, 차를 통해 몸과 마음의 밸런스를 잡고, 몸에 좋은 제철 음식을 먹으며 기본기를 다지는 사람들. 그들의 건강하면서도 탄탄한 라이프스타일 루틴을 따라가보았다.
제대로 채식
뿌리온더플레이트 이윤서
“채식이 건강하다는 것도 일종의 편견 같아요.” 뿌리온더플레이트 이윤서 셰프의 말은 조금 의외였다. 건선이라는 면역질환 때문에 채식을 시작한 지 어언 10년, 식생활이 직업으로까지 이어진 그녀에게 기대했던 답변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식물성 재료로 만든 대체육도 솔직히 건강하지 않아요. 고기 맛을 내기 위해 합성 감미료처럼 몸에 좋지 않은 것도 많이 넣고요. 물론 채식의 폭이 넓어지려면 그런 제품도 출시되어야 한다고는 생각해요. 하지만 건강한 식생활을 유지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봐요.” 듣다 보니 고개가 끄덕여지는 설명이었다. 채식을 하는 사람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혹자는 이윤서 셰프처럼 건강을 목적으로, 나머지는 동물복지와 환경보호 같은 신념 때문에. 후자의 경우 생각보다 신경 써서 챙겨 먹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그녀는 이 경우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젊을 때는 갖고 있는 에너지가 많으니 괜찮은데, 그러한 방식으로 채식을 하다 보면 5년, 10년 뒤 정말 큰 문제가 생겨요. 동물복지, 환경 물론 너무나 중요한 이슈이지만, 내가 온전하고 나서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채식은 많은 것을 배제하는 식단이기 때문에 신경 써서 챙겨 먹지 않으면 오히려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렇다면 올바른 채식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제철에 난 신선한 채소, 콩이나 해조류처럼 우리 땅에서 난 신토불이 밥상을 균형 있게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 기본적인 이야기지만, 이 기본을 잘 지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음식의 기본이 되는 좋은 식재료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해요. 특히 코로나 시대에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길어지며 외식 대신 집밥을 해먹는 것도 좋은 현상이라고 봐요. 레스토랑에서는 (조리 시) 좋은 소금, 좋은 기름을 쓰지 않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 데까지 신경 쓰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집밥은 가장 좋은 식재료를 사용해서 요리하잖아요.” 그녀는 채식을 꾸준히, 지루하지 않게 즐기는 방법으로 색다른 식재료나 요리를 시도할 것을 추천했다. 인도네시아 발효식품인 템페 같은 색다른 식재료로 식단에 변주를 주거나 비건 버터나 비건 치즈, 두유 요거트, 누룩 같은 색다른 메뉴를 만들어볼 것을 권하기도 했다. “채식은 자신에게 잘 맞는 방식으로 하는 것이 중요해요. 저는 오랫동안 완전 비건으로 살았는데, 얼마 전부터는 조금 열린 채식을 하고 있어요. 알칼리성인 채식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선천적으로 빈혈이 있어서 그 방식을 오래 유지할 수는 없겠더라고요. 각자 갖고 태어난 DNA가 다르니(식생활을) 똑같이 적용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공장식 축산업이 아닌 최대한 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는 방식으로 생산한 달걀, 유제품은 조금씩 먹기 시작했어요.” 까다롭게 식재료를 고르고, 자신에게 맞는 건강한 조리법을 찾아가는 것은 다소 번거로운 과정이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우리에게 집에서의 넉넉한 시간을 선물했고, 그간의 비뚤어진 식습관을 버리고 건강한 밥상을 되찾게 해줄 절호의 기회를 부여했다. 건강한 밥상 또한 뉴노멀의 일부가 될 미래를 꿈꾸며, 그렇게 뿌리온더플레이트에서의 시간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