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박한 요즘 시대를 살아감에 있어 꼭 챙겨야 할 라이프스타일 키워드가 있다면 건강이 아닐까. 요가와 조깅, 차를 통해 몸과 마음의 밸런스를 잡고, 몸에 좋은 제철 음식을 먹으며 기본기를 다지는 사람들. 그들의 건강하면서도 탄탄한 라이프스타일 루틴을 따라가보았다.
차와 향으로 치유하는 삶
담비스티룸 김담비
베를린과 서울을 기반으로 차와 향, 명상 그리고 음악을 활용한 다양한 워크숍을 진행하며 담비스티룸 Dambi’s Tearoom이라는 이름으로 ‘차 운동’을 펼쳐나가는 김담비는 자신을 허벌리스트라 칭한다. 외국어대학교에서 프랑스어와 영어 통번역을 전공한 이후 베를린에서 DJ로 활동하며 음악에 대한 탐구를 이어가던 그녀가 차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우연히 거문고라는 악기를 배우게 됐어요. 중국에서는 거문고를 고금 또는 칠현금이라고 하는데, 이 악기는 항상 차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차를 상징하는 악기라고도 할 수 있죠. 거문고를 배우면서 느린 삶의 미학에 대해 알게 되었고, 저 역시 현대인으로 바삐 살아왔던 나날에 작은 변화가 생겼어요.”2016년 중국식 다도와 향도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차를 현대적으로 풀어내고 있는 그녀는 한국을 비롯해 독일과 핀란드 등 다른 문화권에서 무형의 차실을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전세계를 뒤덮기 전 지난 3년간 해외를 돌아다니며 차와 향 수업을 진행했어요. 저 역시 아직 차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있고 다른 문화권에서는 어떤 식으로 차를 즐기는지 궁금했죠. 또 제가 알고 있는 지식을 나누고 조금 더 젊었을 때 많은 경험을 하고 싶었어요. 지금까지도 제 수업 시간에는 유럽의 허브와 동양적인 한약재를 사용하며 동서양의 조화로움과 현대와 전통에 집중하려고 노력해요.” 향 수업에 대해서는 차도, 다도가 있듯 향도가 있다고 했다. 태우는 향처럼 선향이나 풀 향, 중국식 향, 틀로 찍어내는 일본식 향, 티베트 승려들이 만들던 줄 향과 식물을 엮어 묶음형으로 만든 원시향 등 명상과 함께하며 향을 들어보는 인센스 세리머니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특히 올해 초 서촌의 무목적 갤러리에서 개최한 전시의 형태가 흥미로웠는데, ‘2020 담비의 헬스 센터’ 워크숍은 자연재해와 코로나19로 인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지쳐 있는 우리의 내면과 외면을 다지고자 하는 취지였다.
“작년부터 운동이나 움직임에 부쩍 관심이 생겨서 현대무용과 암벽등반, 수영과 아쉬탕가 요가를 배우며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어요. 예전에는 여행이나 신체 활동을 하면서 직접 내 몸을 움직이고, 어딘가로 이동해 풀었다면 올해부터는 코로나19로 인해 옴짝달싹 못하게 되었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내면도 다지고 외면의 힘도 기를 수 있는 것을 연구해보자 했어요. 건강한 음료를 마시면서 운동을 하자는 취지에서 헬스 센터라는 전시를 구상했죠. 동충하초나 마카, 인삼처럼 자양강장제 효능이 들어 있는 음료를 제공하고, 한 켠에는 환경오염에 대한 3D 뉴스를 틀어 자연재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어요.” 정해진 공간 없이 함께하는 구성원도, 테마도 계속해서 바뀌어가며 워크숍을 진행해온 그녀는 이번에 새롭게 마련한 작업실을 특별하게 꾸며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기존에 진행해왔던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해보자는 생각이 강해졌어요. 더군다나 코로나19로 인해 자유롭지 못한 요즘 사람들과의 관계를 두텁게 하기 위해 작업 공간을 만들었어요. 그곳에 식물을 함께 진열해 연구실 분위기로 꾸밀 예정이에요. 한약방 겸 약방처럼요. 찻집처럼 운영하지는 않을 것 같고 매달 혹은 매주 음악을 선정해서 책을 읽거나 지인분들과 모임도 가질 수 있는 곳으로 운영될 예정이에요.” 김담비 허벌리스트는 최근 <동의보감>을 읽으며 한방학을 공부하고 허브테라피 수업을 들으며 계속해서 심도 있는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그녀는 차를 즐기는 시간만큼은 최소한의 도구만으로 건강에 더욱 집중하고 고민해보는 기회라며, 차가 하나의 ‘패션’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