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문을 열고 국내외 유명 재즈 뮤지션부터 각종 영화나 드라마 등에도 자주 등장하며 재즈를 사랑하는 이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원스 인 어 블루문 Once in a Blue Moon’이 11월 14일을 끝으로 문을 닫았다.
코로나19의 여파와 건물 매각 때문이다. 서울에서 꽤 좋아하는 재즈바였고, 추억이 많은 곳이라 마지막 공연을 보기 위해 자정 전에 택시를 탔다. 예상했던 것처럼 사람들로 가득했고, 웨이팅 리스트도 어마어마했다. 이름을 올려두고, 기다리는 동안 운이 좋게도 비좁은 틈을 타서 스탠딩으로 무대를 즐길 수 있었다. 이정식 콰르텟과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의 공연이 한창이었다. 그녀는 마치 자신의 마지막 무대라는 심정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즐기며 무대를 빛냈고 ‘Take Five’를 불렀을 때는 환호성으로 공간이 꽉 찼다. 웅산에 이어서는 국내 1세대 보컬리스트인 김준의 무대가 이어졌다. 80세라는 나이가무색하게 무대를 장악하며 중저음으로 부른 ‘What a Wonderful World’와 ‘Fly Me to the Moon’은 지극히 익숙한 곡이지만 그날 따라 색다른 선율로 다가왔고, 마지막에 부른 ‘You Raise Me up’에서는 모두가 한마음으로 숨죽여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었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 이렇게 라이브로 재즈를 즐길 수 있는 유서 깊은 바가 또 있을까. 모두가 어려운 시기이지만 원스 인 어 블루문의 폐업 소식은 왜인지 모르게 더 아쉽다. 하지만 언젠가 어디서 또 만날 수 있으니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이곳 임재홍 대표의 말처럼 끝은 또 다른 시작을 기다리게 한다. 언젠가 원스 인 어 블루문의 파란색 네온 간판을 다시 보게 될 때까지,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