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의 12월은 매일 아침 클래식과 함께 시작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몇몇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 역시 비대면 모임으로 전환되면서 온라인 모임이 늘어났다. 그중 참석한 ‘하루 한 곡 아침을 여는 클래식’은 12월 한달 간 매일 한곡씩 라디오처럼 친절한 해설과 함께 클래식 곡을 들려주는 서비스로 매일 아침 새로운 클래식 연주를 들을 수 있었다. 아침마다 듣기 싫은 알람과 함께 힘겹게 일어나던 나는 언젠가부터 눈을 뜨면 도착해 있는 음악으로 아침이 기다려졌다. 전문가가 구성한 음악 말고도 신청곡이나 사연을 보내면 그에 맞는 음악을 다음 날 아침 준비해주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중 ‘사탕요정의 춤’에 얽힌 뒷이야기가 흥미로웠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곡가인 차이코프스키는 원래 법률 공무원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4년 만에 일을 그만두고 상테페테부르크 음악원에서 전업 작곡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차이코프스키의 3대 발레 작품 중 하나인 ‘사탕요정의 춤’에는 작은 종소리처럼 영롱한 음색을 내는 악기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첼레스타다. 첼레스타는 당시 발명된 지 얼마 안 된 악기로 차이코프스키가 프랑스에서 발견해 사탕요정의 춤에 쓰기 위해 가져왔다. 하지만 그는 다른 작곡가들이 이 악기를 쓸까 걱정이 돼 자신이 악기를 샀다는 것을 극비에 붙였다는 일화도 있다. 첼레스타는 영화 <해리포터>의 앞부분에 나오는 소리로도 우리에게 익숙하다. 클래식 음악과 함께한 아침은 지루하기만 한 2020년의 마지막에 잔잔한 울림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