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정신없이 흘러가는 마감 후에는 붕 떠 있는 마음을 가라앉히는 시간이 필요하다.
<메종> 편집부에서 늘상 언급되는 ‘마음 챙김’의 시간 말이다. 지난달 마감 후에는 평소 흠모하며 지켜봤던 차회의 자리가 비었다는 소식을 듣고 재빨리 신청했다. 몇해 전 성수동에 문을 열며 큰 주목을 받았던 카페 EERT의 망원점에서 열린 차회는 2월 한달간 EERT와 베트남 빈티지 가구 컬렉터 서재연(@almadine512) 대표가 함께 진행한 것으로 아현당의 화과자와 함께 다양한 차를 맛볼 수 있는 티 코스로 준비되었다. 녹차 가루로 만든 자그마한 바이츠로 시작해 우엉 모치와 딸기를 곁들인 화과자, 유부초밥, 모나카 등 7가지에 달하는 섬세하고 정갈한 디저트가 그에 어울리는 빈티지 그릇과 기물에 담겨 있어, 이를 보고 느끼고 향을 음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여기에 이정훈 사운드 큐레이터가 공간의 무드를 한층 더 증폭시켜주는 잔잔한 음악을 준비해 단순히 차를 마시는 시간을 넘어 오감이 충만해지는 경험을 선사했다. 개인적으로는 향긋한 꽃향이 일품인 대만차 백호우롱과 상큼한 유자를 곁들인 우엉 모치가 인상적이었다. 차 마시러 간 2월의 끝자락, EERT에서의 차회는 생각지도 못한 풍성한 음식으로 배불리 그리고 한껏 편안해진 마음으로 발걸음을 돌릴 수 있었다. EERT는 앞으로도 다양한 모습의 차회로 찾아올 예정이라고. 자세한 정보는 EERT의 공식 인스타그램(@eert_official)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