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접할 수 없는 남다른 감각과 취향을 가진 이들을 보면 부러움을 넘어 동경의 대상 그 이상이 된다.
나에게 있어 자크뮈스는 그런 사람이다. 나와 비슷한 나이 또래의 패션 디자이너 시몽 포르트 자크뮈스가 벌이는 일은 모두 범상치 않고 그저 감탄만 불러일으킨다. 프랑스 라벤더 밭과 밀밭에서 쇼를 진행해 아름답고 진귀한 풍경을 선보이기도 하고, 그가 인스타그램에 직접 업로드하는 컨셉추얼하고 영감이 되는 이미지는 좋아요를 백만 개를 누르고 싶게 만든다. 그가 외신에서 나눈 인터뷰 중 이미지를 사랑한다는 말처럼 이미지에 대한 열정은 2권의 아트북만 봐도 알 수 있다. 첫 아트북은 <Marseille je T’aime>로 그가 사랑하는 도시 마르세유에서 영감을 받은 이미지와 14명의 아티스트와 콜라보레이션한 이미지로 엮었다. 최근 발간한 <Images>는 2010년부터 시몽이 직접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으로 구성한 책이다. 그의 아이폰에는 85041장의 사진이 있는데 그중에서 321장을 선별한 것이다. 사실 두 권 중 굳이 하나를 꼽자면 이번 <Images> 아트북이 그의 눈을 통해 본 아름다운 피사체라 그런지 더 자크뮈스의 창의적인 개성이 녹아 있어 특별하게 다가온다. 하나의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그의 이미지를 소유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아트북은 소장 가치가 있다. 이 책의 하드커버를 열어 이미지를 감상하다 보면 자크뮈스에 빠져들어 현실을 잊은 채 아름다운 세계에 머무는 듯한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