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아트 부산 하이라이트

2021년을 장식할 화려한 미술 축제! 아트 부산 하이라이트

2021년을 장식할 화려한 미술 축제! 아트 부산 하이라이트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아트 부산 Art Busan이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아트 부산은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유명 갤러리를 성공적으로 초대해 부산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다.
필라 코리아스 갤러리에서 특별 전시를 한 미술가 필립 파레노의 설치 작품 ‘My Room is Another Fish Bowl’.
  지난 5월 13일부터 16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10회 아트 부산이 호평 속에 폐막했다. 국내외 110개의 갤러리가 참여한 아트 부산은 국내 최고의 국제 아트 페어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아트 부산은 크게 세 가지 특징으로 구분할 수 있었다. 먼저 10개의 특별전이 열렸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아트 페어는 갤러리들이 미술 작품을 판매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지만, 아트 부산은 관람객에게 현대미술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10개의 특별전은 ‘익스페리먼트 Experiment’라는 이름으로 아트 부산 곳곳을 멋지게 장식했다. 올해 아트 부산에 처음 참가하려던 독일 베를린의 노이거림슈나이더 Neugerriemschneider 갤러리는 팬데믹으로 갤러리스트의 참석이 어려워지자 특별전으로 형식을 바꾸어 참여했다. 미술가 올라퍼 엘리아슨 Olafer Eliasson의 설치 작품은 9개의 프로젝터가 비추는 빛이 관람객들의 무지개 그림자를 만들어내는 포토 스폿으로 인기를 모았다. 역시 올해 처음으로 참가하고자 했던 베를린 필라 코리아스 Pilar Corrias 갤러리도 미술가 필립 파레노 Philippe Parreno의 물고기 설치 작품으로 한국 관람객들에게 첫 인사를 했다. 부유하는 물고기 설치 작품은 원래 90개가 한 세트인데, 전시장의 크기를 고려해 10개 정도의 물고기만 선보였지만 엄청난 호평을 받았다.  
제10회 아트 부산은 350억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국내 아트 페어 최고 판매액을 갱신했다.
 
베를린에서 온 페레즈 프로젝트에서 인기리에 판매된 미술가 도나 후앙카의 2021년 회화 작품 ‘Spek Foetuses’.
 

아트 페어 공간 디자인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귄터 포그 G nther F rg X 유앤어스 YOUANDUS> 전시도 주목할 만했다. 아트 페어는 전시 기간이 짧기 때문에 공간 디자인을 최소화하기 마련이다. 유앤어스는 에르코 Erco 조명과 손잡고 전시장을 멋지게 설계해 귄터 포그의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앞으로도 아트 부산 공간 디자인에 새로운 바람이 불 것을 기대해본다. 에르코는 독일의 디지털 조명 회사로 국내외 미술 공간에서는 이미 유명한 브랜드다. 이외에도 미술가 손동현이 기획한 <한국화가 10인>전, 미술가 오유경의 설치 작품, 권대섭 작가의 달항아리 특별전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아트 부산의 두 번째 특징은 해외 유명 갤러리의 참여다. 세계 3대 아트 페어에 모두 초청받는 베를린의 에스더 쉬퍼 Esther Schipper,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커먼웰스 앤 카운실 Commonwealth and
Council이 올해 처음으로 참가해 높은 판매율을 기록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참여한 잘츠부르크의 타데우스 로팍 갤러리 Galerie Thaddaeus Ropac은 안토니 곰리 Anthony Gormley와 다니엘 리히터 Daniel Richter의 작품을 프리뷰에 판매했다. 이번에도 독일 거장 게르하르트 리히터 Gerhard Richter가 아내를 그린 회화 연작을 선보였는데, 판매를 긍정적으로 논의 중이다. 이 작품은 135만 달러로 이번 아트 부산 최고가 작품 중 하나였다. 베이징의 탕 컨템포러리 아트 Tang Contemporary Art는 아이 웨이웨이 Ai Weiwei의 두 작품과 자오 자오 ZHAO Zhao의 코튼 시리즈를 모두 판매했다. 베를린의 페레스 프로젝트 Peres Projects는 도나 후앙카 Donna Huanca의 페인팅 작품 6점과 함께 출품작을 모두 솔드아웃했고, 처음 참가한 에스에이플러스 SA+는 마르크 샤갈 Marc Chagall의 작품을 이번 아트 부산 최고가인 200만 달러에 판매했다. 아트 부산의 연이은 성과로 타테우스 로팍 갤러리는 올해 10월 서울 한남동에 아시아에서의 첫 갤러리를 개관할 예정이라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최고가 신기록을 세운 샤갈의 작품 ‘Le Bouquet(1982, Oil and Tempera on Canvas, 81×65cm)’
  아트 부산의 연이은 성과로 타테우스 로팍 갤러리는 올해 10월 서울 한남동에 아시아에서의 첫 갤러리를 개관할 예정이라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세계 유명 갤러리가 아트 부산에 좋은 작품을 출품한 것은 상반기 최대 글로벌 아트 페어인 뉴욕 프리즈 Frieze NY와 아트 바젤 홍콩 Art Basel HK의 오프라인 부스가 대폭 축소됨에 따라 관람객과 직접 만날 수 있는 아트 부산으로 작품이 몰려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주목할 만한 사항은 젊은 컬렉터의 약진을 꼽을 수 있을 것. MZ세대의 미술 시장 진입은 팬데믹이 가져온 새로운 경향이다. 지난 3월 아트 바젤과 UBS가 공개한 <아트 마켓 2021>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미술 시장은 약 501억 달러(약 56조6380억원)로 2019년에 비해 22% 감소했다. 하지만 온라인 판매액은 124억 달러(약 14조182억원)로 전년 대비 두배 성장했다. 밀레니얼 컬렉터(23~38세)는 전체 컬렉터의 52%를 차지하며, 지난해 가장 많은 작품을 구입한 세대였다. 아트 부산에서도 MZ세대의 활약은 돋보였다. 부모의 영향으로 미술 수집의 세계에 뛰어든 것으로 보이는 MZ세대는 공격적인 구입에 나섰으며, 아트 부산의 온라인ㆍ오프라인 판매에서도 이들의 파워를 느낄 수 있었다. 아트 부산은 컬렉터스 커미티 Collectors Committee를 구성해 젊은 컬렉터를 적극 초대하고 있으며, 특별전에서도 젊은 컬렉터 임정열의 소장품 전시를 가졌다. 임정열의 컬렉션은 젊은 세대답게 투자 가치가 높은 인기 작품에 치중하지 않고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아트 부산은 이러한 세 가지 특징에 힘 입어 8만 명 이상이 방문해 역대 최대 관람객수를 기록했다. 총 판매액은 350억 이상으로 국내 아트 페어 최고 판매액을 갱신했다. 10년 전 ‘아시아의 아트 바젤 마이애미 Art Basel Miami’를 꿈꾸며 첫선을 보인 아트 부산이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호평일색이니 반갑기 그지없다. 아트 부산의 성공이 하반기 서울에서 열리는 KIAF와 우리나라 미술 시장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잘츠부르크의 갤러리 타테우스 로팍은 거장 안토니 곰리와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작품을 선보여 큰 인기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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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맛이 깃든 도자

세라미스트의 손으로 정성스레 빚어올린 도자기

세라미스트의 손으로 정성스레 빚어올린 도자기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빚은 도자에 액세서리를 올린 듯 수놓은 장식이 아름답다. 그 형태도 문양도 독특한 강민경 세라미스트의 도자는 제각기 다른 매력이 있어 자세히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서울 양재동의 조용한 골목에 위치한 강민경 세라미스트의 공방. 다가올 개인전에서 선보일 작업물로 가득하다.
 
꽃, 솔방울, 잠자리, 토끼, 강아지, 펭귄…. 귀여운 동물과 다양한 문양을 입은 도자로 가득한 강민경 세라미스트의 작업실 문을 두드렸다. 어릴 적부터 순수미술을 공부했던 그녀는 도예과를 전공하고, 그간 대학원실에서 작업을 해오다 지금의 첫 번째 개인 작업실을 차리게 되었다며 입을 뗐다. “사실 초반에는 쉽게 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원데이 클래스도 운영했어요. 그런데 작업량이 많아질수록 두 가지를 병행하기가 버거워서 현재는 개인 작업실 위주로 쓰고 있죠.” 몇 평 남짓한 작은 공방은 테이블과 선반, 장식장 등 나무로 된 가구만 직접 만들었고, 별도의 인테리어 시공은 안했지만 공방을 가득 채우고 있는 작품만으로도 충분해 보였다. 그녀는 회색 또는 회흑색 태토에 백토니를 분장한 다음 유약을 입혀서 굽는 자기를 뜻하는 분청사기를 기반으로 작업한다.“분청사기 자체가 분장 기법을 통해 만들어지는 도자기인데, 저는 그 분장을 붓으로 칠해 장식을 더하는 방식이에요. 전통적인 기법에 저만의 해석을 더해 현대적인 도자의 모습을 만들어가죠. 개인적으로는 전통 도자보다 조금 더 여성스러운 느낌이라고 생각해요.”
 
그녀는 주로 장식을 더한 분청사기와 색분장기 작업을 한다.
  그녀의 말을 듣고 보니 도자의 장식적인 요소가 더욱 눈에 들어왔다. 강민경 세라미스트는 식기와 화병, 오브제를 주로 작업하며 물레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손으로 빚어 만드는 핸드 빌딩 기법을 사용한다. “하나하나 쌓아올리는 코일링과 핀칭 기법을 응용해 온전히 손으로 작업하고 있어요. 문양을 넣는 것 역시 일일이 하나씩 붙여 자체적으로 문양을 만들어요.” 이는 도자 외에도 금속공예에 관심이 많은 그녀가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금속 장식을 통해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디자인한 것이라고. 이와 반대로 장식적인 부분은 최소화하고 손맛과 색감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색분장기 작업도 함께 하는데, 그 결과물은 2018년 정소영의 식기장에서 열린 개인전과 공예 트렌드 페어 그리고 2019년 2월 파리에서 열린 메종&오브제를 통해 선보인 바 있다.  
서울 양재동의 조용한 골목에 위치한 강민경 세라미스트의 공방. 다가올 개인전에서 선보일 작업물로 가득하다.
  최근 그녀는 다가올 개인전을 위한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평소에 관심 있게 보았던 것을 위주로 재미있는 작업을 시도해보고 있어요. 예를 들어 테니스공 위에 있는 강아지 오브제는 제가 실제로 키우고 있는 이탤리언 그레이 하운드가 테니스공을 가지고 놀 때의 모습을 생각하며 만들었어요. 또 거대한 잉어 오브제라든지 일상에서 마주하는 것과 어릴 때 좋아했던 동물을 만들어보는 중이에요.” 보통 디자인을 구상하고 형태를 잡고 초벌을 거쳐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2~3주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지극한 정성과 인고의 과정을 거쳐 완성된 그녀의 작품을 전시를 통해 만나볼 날을 고대해본다.  
직접 손으로 빚어 만들어 제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도자.
 
직접 손으로 빚어 만들어 제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도자.
 
장식적인 요소는 최소화하고 색감에 집중한 색분장기 작업.
 
서울 양재동의 조용한 골목에 위치한 강민경 세라미스트의 공방. 다가올 개인전에서 선보일 작업물로 가득하다.
 
장식적인 요소는 최소화하고 색감에 집중한 색분장기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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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그래퍼 이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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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 가방의 세계로

성수동 디뮤지엄에서 열리는 에르메스의 전시, 가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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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디뮤지엄에서 <에르메스, 가방 이야기 Once Upon a Bag>가 진행된다. 20세기 초에 등장한 가방 오뜨 아 크로아 Haut à Courroies의 역사로 시작해 에르메스 가방의 역사와 노하우, 디자인을 두루 아우르는 이번 전시는 주제별로 구성된다. 많은 이들이 잘 알고 있는 켈리 Kelly를 비롯한 여성용 가방과 삭 아 데페슈 Sac à Dépêches 등의 남성용 가방 그리고 여행용 가방, 스포츠용 가방 등 다양한 가방과 각각의 스토리를 엿볼 수 있다. 큐레이터 브루노 고디숑과 시노그래퍼 로렌스 폰타인이 선보이는 전시 연출은 에르메스의 크리에이티브 아카이브와 에밀 에르메스 컬렉션의 희귀하고 가치 있는 50여 개의 소장품을 아우른다. 가방 외에도 걸쇠부나 에르메스의 장 루이 뒤마 회장이 디자인한 1980년대의 Bags of Mischief 컬렉션을 따로 살펴볼 수 있으며 특히 버킨 셀리에 포브르와 켈리 플룸 등 동화적인 감성의 가방으로 전시를 마무리해 긴 여운을 남길 듯하다. 에르메스의 장인 정신과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가방의 디자인을 살펴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5월 22일부터 6월 6일까지 사전 예약을 통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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