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부터 지금까지, 야네스 바르다
몹쓸 수집욕 덕분에 몇번이고 데였건만, 이번엔 아트 북에 꽂힌건지 지난 달 야네스 바르다의 아트 북과 그의 인터뷰집을 구매했다.
몹쓸 수집욕 덕분에 몇번이고 데였건만, 이번엔 아트 북에 꽂힌건지 지난 달 야네스 바르다의 아트 북과 그의 인터뷰집을 구매했다. 한 달이 지난 지금도 아트 북은 배송되지 않았지만, 그저 경건히 기다리는 마음으로 인터뷰집을 읽다 최근에는 기어코 그의 작품 <5시부터 7시까지의 클레오Cleo From 5 to 7>를 다시 틀기에 이르렀다. 영화 속의 시간은 플롯이라는 만능 장치 덕택에 무한히 늘리거나 줄일 수 있지만, 이 영화의 시간은 현실과 거의 동일한 속도로 흐른다. 한 시간 반이라는 러닝타임이 이를 증명하듯 영화는 말 그대로 5시부터 7시까지의 클레오만을 담아낸다. 타로를 통해 자신의 죽음이라는 소식을 접한 그녀를 다큐멘터리와 혼동할 만큼 각 잡힌 서사 없이 그저 좇는데, 고스란히 들려오는 주변의 소음과 함께 비극적 예언의 당사자가 된 클레오의 모습만큼은 어떤 것보다도 극적이다. 주변에서 연이어 들리는 죽음에 관한 이야기들이 클레오를 감쌀 때 곤두선 신경을 감추지 못하고 조금씩 무너져가는 표정, 초조한 몸짓은 그 긴 시간의 허리를 댕강 잘라낸 듯한 착각이 일 정도.
야네스 바르다의 작품을 사랑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영화를 시작하기 전 사진가로서 오랜 경력이 있던 그녀인 만큼, 영화 한 장면 장면이 마치 사진처럼 놓칠 수 없는 인상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선보이는 작품마다 쏟아졌던 찬사와 반대로, 제작비에 허덕이거나 여성이라는 이유로 여타 누벨바그풍의 감독들의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기에 “저는 잊혀질 거예요”라 버릇처럼 말하던 그였지만, 보라! 이렇듯 바르다의 영화가 지금 내 무비 플레이 리스트를 다시금 장악하고 있다.
메종 에디터들의 가전 제품 체험기
시원한 맥주와 잘 어울리는 안주를 홈메이드로 만들 수 있는 리큅의 미니 식품건조기와 디톡스에 탁월한 건강하고 맛있는 주스를 완성해줄 휴롬의 휴롬 더 이지.
리큅, 미니 식품건조기
리큅에서 출시한 미니 식품건조기(LD-401SP)는 1인 가구나 소가족에게 제격이다. 이전에 같은 브랜드에서 출시한 더 큰 사이즈의 식품건조기를 사용해본 적이 있는데 기능은 만족스러웠지만 좁은 주방에서 사용하기에는 부담스러웠다. 270×290×210mm 크기에 갖출 것은 다 갖췄다. 식품 건조는 물론이고 살균, 탈취 등의 기능도 그대로 유지했다. 레트로 스타일을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과 네이비, 크림색도 주방 인테리어를 해치지 않아 만족스럽다. 제품을 받고 내부와 트레이를 세척한 뒤 바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얼마전 <나혼자산다>에서 김지석 배우가 식품건조기를 사용해 술안주를 만드는 장면을 본 뒤로 궁금했던 터라 첫 도전은 감태부각! 우선 감태 한 장을 깔고 물에 적신 라이스페이퍼를 올린 다음 다시 감태 한 장을 얹고 트레이에 차곡차곡 넣었다. 온도는 70°C로 시간은 4시간. 건조를 시작하자 주방에 향긋한 감태 냄새가 풍겼다. 4시간 뒤 바삭하게 마른 부각을 에어프라이어에 가볍게 돌리면 맥주 안주로 제격인 감태부각이 완성된다. 찬 맥주가 맛있는 무더운 날씨에 곁들일 수 있는 안주를 간편하게 만들 수 있어 좋았다. 온도나 시간도 다이얼로 맞추는 방식이라 편리했고, 1~2인 가구는 4단 트레이만으로도 충분했고, 스테인리스로 만들어 위생적이다. 함께 사는 반려견 간식을 만들기 위해 닭고기와 고기류를 건조했더니 제품에서 냄새가 조금 났는데, 살균·탈취 모드를 사용하면 냄새가 어느 정도 제거되고, 생고기를 말렸을 때 걱정되는 세균도 살균할 수 있다. 이미 필요한 가전은 다 갖췄다고 생각했는데, 식품건조기를 사용해보니 건조기만의 매력과 장점이 분명있었다. 또 대가족 이어도 조금씩 소량으로 건조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리큅의 미니 식품건조기를 추천! 11만9천원.
위생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트레이와 온도와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다이얼
휴롬, 휴롬 더 이지
여름이 오고서야 365일 일상 다이어트가 절실해졌다. 굶어서 빠지는 나이는 지났고 건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참에 디톡스와 해독에 좋은 ABC주스를 만들어 먹어야겠다는 큰 결심을 하고 장비를 찾다 휴롬의 휴롬 더 이지를 만났다. 입소문이 난 휴롬의 원액기를 사용해 보니 그 명성이 자자한 이유를 알겠더라. 최근 새로 나온 휴롬 더 이지는 무려 136mm 지름의 넓은 투입구와 2L 용량의 메가 호퍼로 시중에 유통 중인 원액기 중 가장 넓은 투입구를 자랑한다. 그리고 메가 호퍼 하단에는 커팅 날개가 장착되어 자동으로 잘라주기 때문에 채소와 과일을 잘게 자르지 않고 통째로 넣어도 되기 때문에 수고로움을 덜어주는 큰 장점이 있다. 깨끗이 씻은 과일과 채소를 넣고 버튼 하나만 누르면 주스가 완성! 중간 중간 재료를 추가할 때 나도 모르게 뚜껑을 열었는데 자동으로 멈추는 스마트하고 안전장치까지 탑재되어 만족스러웠다. 필터도 기본필터와 미세필터가 있어 케일이나 당근처럼 섬유소가 풍부한 채소도 미세필터로 세심하게 착즙해줘 깔끔하게 즐길 수 있다. 사실 착즙 후 찌꺼기가 많은 뒷정리가 가장 귀찮은데 휴롬 더 이지는 2중 구조의 압착 필터로 물에 헹구기만 해도 깨끗이 세척되었다. 혹시나 싶어 부드러운 수세미로 한번 쓱 닦았는데 세척이 너무나 간편해서 놀랐다. 또 본체와 드럼, 호퍼가 모두 분리되어 좁은 주방에서도 간편하게 수납할 수 있었다. ABC 주스부터 KTC 주스 등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는데, 만드는 재미도 쏠쏠하고 왜 진작 사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마저 들었다. 아직 입문하지 않은 이들이라면 강추한다. 42만9천원.
재료를 통째 넣어도 되는 넓은 투입구와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한 저속 압착 기술이 탑재되어 더욱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
지구를 위한 작은 노력 비즈 왁스 랩
환경오염을 일으킨 주범으로 양심에 가책을 느끼고 이 지구를 위해 아주 조금이라도 노력하고자 했던 그때 운명처럼 비즈 왁스 랩을 만났다.
언젠가 뉴스에서 본 적이 있다. 비닐봉지가 분해되는 데는 최장 1000년까지 걸린다고. 우리나라 1인당 비닐봉지 사용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편이라고 한다. 하긴, 마트에서도 투명한 위생팩에 과일을 담고, 집에서도 식재료가 남거나 먹다 남은 음식을 덮을 때도 자연스럽게 비닐이나 랩을 사용한다. 환경오염을 일으킨 주범으로 양심에 가책을 느끼고 이 지구를 위해 아주 조금이라도 노력하고자 했던 그때 운명처럼 비즈 왁스 랩을 만났다. 호주에서 만든 유기농 화장품과 작은 물건을 소개하는 온라인숍 레보보 LBB에서 판매하는 비즈 왁스 랩은 사실 예쁜 패턴에 이끌렸다. 겉모습만큼 친환경적인 소재와 탁월한 기능이 매력적이었다. 이는 호주 유기농 인증 마크 ACO를 받은 비즈 왁스와 국제오가닉 섬유표준기준 GOTS에 인증된 오가닉 코튼과 같이 모두 유기농 재료를 사용해 홈메이드로 만들어 퇴비화가 가능하다. 오가닉 코튼에 그려진 페인팅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과 사람 간의 연결고리를 의미하며 호주 원주민들의 아름답고 전통적인 이야기가 그려져 있다. 비즈 왁스 랩은 음식을 신선하게 유지할 뿐 아니라 랩을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다. 평범한 그릇도 이 비즈 왁스 랩을 씌우는 순간 예쁜 테이블 웨어가 된다. 먹다 남은 아보카도, 반쯤 먹은 바게트, 식은 밥을 덮어 놓을 때도 비즈 왁스 랩을 사용하는데, 이를 씌우는 일도 참 즐겁더라. 마치 음식을 위한 작은 파우치 같은 비즈 왁스 랩, 가격은 일반 비닐 랩과 비닐 보다는 비쌀지라도 한번 사용해 보길 추천한다.
우리의 지구를 위하는 것은 물론 주방 속 작은 예쁨을 담당하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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