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에 예술을 들여야 할 때

버티고개에서 시작하는 스피크이지썸띵의 새로운 공간

버티고개에서 시작하는 스피크이지썸띵의 새로운 공간

오리지널 빈티지 포스터부터 판화, 원화, 국내 현대 작가의 작품까지. 미술의 과거와 현대를 아우르는 스피크이지썸띵이 새로운 곳에서의 시작을 알렸다.

포스트임프레셔니즘부터 현대 작가의 작품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스피크이지썸띵의 쇼룸.

 

밝고 쾌활한 성격이 매력적인 이리아 대표.

 

마지막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월의 끝자락, 이른 오전부터 기분 좋은 그림을 쇼핑한 듯한 설렘을 안겨준 이곳은 아트 프린트숍 겸 갤러리 스피크이지썸띵이다. 두어 달 전에 홍제동에서 이곳 버티고개로 이사하면서 두 번째 시작을 알린 스피크이지썸띵의 이리아 대표가 입을 열었다. “홍제는 인적이 드문 골목에 숨어 있어서 알음알음 찾아오는 분들이 전부였어요. 1년 반 정도 홍제에서 시간을 보내고, 이사할 곳을 찾다가 복합 문화 공간이나 젊은 갤러리가 속속 생겨나고 있는 이곳 버티고개 쪽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판화 전문으로 알려진 스피크이지썸띵은 빈티지 아트 포스터와 판화의 판매 및 전시와 함께 국내 작가의 에이전시를 겸하고 있다. 몸집을 키워 이곳으로 옮겨온 이유도 국내 작가의 원화 작품을 갤러리 정도의 규모를 확보한 공간에서 전시하기 위함이다. “우선 해외 작가가 95%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아요. 판화 전문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니죠. 포스터와 판화, 원화도 판매하지만 중간 중간 한국 작가들의 원화도 함께 다뤄요. 저희는 위탁 없이 어떻게 보면 제가 소장하는 컬렉션을 판매한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런 만큼 정말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죠.” 이리아 대표가 설명했다. 포스트임프레셔니즘부터 시작해 포스트모더니즘 그리고 현대 작업까지 그 범위가 매우 광범위하다. 때문에 그림을 처음 접하는 초보자나 그림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이들이 편하게 둘러보기 좋다. 가격대 역시 30만원대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갤러리처럼 부담스럽지도 않다. 물론 4천만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작품도 있지만, 반드시 작품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리아 대표가 직접 고객의 공간에 적당한 작품을 컨설팅해주기 때문에 작품 구입에 있어 현명한 선택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저 역시 순수미술을 전공했어요. 단순히 미대를 졸업한 게 아니라 오랜 시간 그림을 그렸죠. 사실 홍제 숍도 애초에 전업 작가를 하기 위해 작업실로 쓰려고 구했던 거예요. 그만큼 회화를 정말 좋아해요. 회화 특유의 직접적인 표현 방식과 시적인 느낌을 좋아해요.”라며 수많은 아트 프린트숍이 있지만, 오너의 성격과 취향에 따라 셀력션에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간을 나누는 칸막이 겸 아트 서적을 디스플레이한 목제 선반.

 

화이트 큐브 공간과 달리 클래식한 빈티지 감성이 흐르는 이리아 대표의 사무실.

 

 

해외 작품뿐 아니라 국내 전속 회화 작가를 선정하는 데 있어서도 그녀만의 까다로운 선정 기준이 적용된다. 먼저 작업의 끝에서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며, 그림을 통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테크닉보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만이 지닌 캐릭터는 무엇인지, 작업을 하는 이유라든지 전반적인 아이디어가 분명한 작가를 선정한다. 시각적으로도 독특한 화풍과 완성도가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광범위한 장르의 작품을 전개하기 위해 작품을 아우를 수 있는 공간도 중요했다. “이곳의 목제 가구는 대부분 직접 제작했어요. 화이트 큐브 안에서도 최대한 플렉서블하게 가변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었고요. 가벽은 모두 이동식이고 모듈처럼 헤쳐 모여가 가능하죠. 모든 코너가 조금씩 반전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구성에 신경 썼어요.” 그녀의 말처럼 입구에 크게 자리한 책장은 공간을 분리하는 벽이자 아트 서적을 위한 장이기도 하면서, 오브제 같기도 한 복합적인 의미를 담고 있었다. 또 복도를 따라 들어가면 커다란 화이트 큐브 공간이 나타나고, 클래식한 분위기의 사무 공간이 자리한다. 그 옆으로는 작은 기프트숍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마지막으로 그녀는 그림을 구입하고 싶어하는 초보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을 건넸다. “그림은 절대적으로 정서적인 소비라고 생각해요. 작은 집이라도 벽만 한 커다란 그림을 둘 수도 있고, 미니멀한 취향을 가져도 그림만큼은 아방가르드하고 열정이 넘치기를 원할 수도 있죠. 옷과 달리 그림은 여러 개를 살 수 없잖아요(웃음). 금세 질린다고 바꿀 수도 없고요. 가장 먼저 왜 그림을 사고 싶은지에 대한 당위성이 있어야 해요. 아트테크가 유행이라 투자를 하고 싶다든지, 힐링을 하고 싶다는 정서적인 이유라든지, 하나 못해 인테리어에 필요하다는 단순한 이유도 좋아요. 내가 그림을 사려고 하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길 바라요. 그리고 마음속으로 결정을 내리면 섣불리 구입하지 말고 잠시 심사숙고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아마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거예요.”

 

 

오리지널 빈티지 포스터, 판화, 원화 등은 저렴한 작품부터 고가까지 다양하게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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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그래퍼

이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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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LEN

가을과 어울리는 보석을 담은 악세사리

가을과 어울리는 보석을 담은 악세사리

보석에 담은 탐스러운 가을빛.

붉은 원석이 세팅된 부쉐론 쎄뻥 보헴 카닐리언 링. 다양한 형태로 착용 가능한 부쉐론 쎄뻥 보헴 라피스 라즐리 싱글 스터드 이어링.

 

그린 컬러의 에나멜이 싱그러운 부첼라티 오페라 튤레 펜던트 네크리스. 나뭇잎이 섬세하게 조각된 오픈워크 기법의 부첼라티 라미지 이터널 링.

 

산호 원석이 빈티지한 분위기를 주는 부첼라티 오페라 튤레 버튼 이어링.

 

이슬이 잎사귀에서 굴러떨어지는 순간을 형상화한 타사키의 하이주얼리, 리츠 파리 컬렉션 엘레강스 이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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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그래퍼

임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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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의 초상

잔잔한 여운의 산수화 티 하우스에서 열린 전시'Lonely Summer House'

잔잔한 여운의 산수화 티 하우스에서 열린 전시'Lonely Summer House'

사람 마음이 간사한 게 뜨거운 여름에는 가을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더니 여름이 떠나려 하니 이렇게 아쉬울 수가 없다. 지난 여름과 달리 머나먼 휴양지로 떠나지 못했지만 서울에서 진행한 수많은 전시가 이 여름을 위로했던 것 같다.

 

사람 마음이 간사한 게 뜨거운 여름에는 가을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더니 여름이 떠나려 하니 이렇게 아쉬울 수가 없다. 지난 여름과 달리 머나먼 휴양지로 떠나지 못했지만 서울에서 진행한 수많은 전시가 이 여름을 위로했던 것 같다. 그중 고즈넉한 매력의 산수화 티 하우스 3층에서 진행했던 <Lonely Summer House> 전시는 이 여름을 마지막으로 펼쳐서 느낄 수 있도록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작은 공간에는 나뭇잎과 꽃, 풀 등이 패브릭에 담겨 흩날리고 있고 테이블에는 낯선 소재로 만든 오브제가 놓여 있다. 자연의 재료를 활용해 패브릭 제품과 오브제를 선보이는 아이보리앤그레이의 작품이다. 패션 디자이너 임수정과 건축가 왕혜원이 함께 운영하는 브랜드로 식물을 이용해 염색한 패브릭 제품부터 한지에 파이버 페이스트를 발라 만든 코스터와 와인병에 클레이로 만들어 부착한 오브제 등을 선보였다. 두 작가의 다양한 실험을 통해 나타난 결과물이 의도가 아닌 우연적으로 탄생하는 작업 과정이 무척 흥미롭다. 자연스러운 것을 자연스럽게 담아낸 작품은 소유하지 못하는 자연을 대신해 가지고 싶게 만든다. 한 폭의 산수화같이 물든 테이블 클로스가 눈에 아른거린다. 다양한 패브릭과 삐그덕대는 나무 바닥 소리, 큰 창으로 들어오는 여름 햇빛이 2021년 여름날의 아스라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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