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비이에서 진행한 <고독을 즐길 수 있는 조력자> 전시를 다녀왔다. 코로나19로 인해 자발적으로 고독을 자처하는 이들이 늘어났고 사람을 만나는 시간 대신 내면에 집중하거나 주변 환경과 가까워지는 시간이 늘어났다. 스페이스비이에서 준비한 고독의 조력자는 와인과 책 그리고 재즈 음악이었다. 2개 층으로 나뉜 전시에서 창작자들이 고독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만든 가구부터 와인잔, 트레이 등의 물건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었다. 위층에서는 상판을 완전히 360도로 돌려서 활용할 수 있는 와셀로의 가구를 시작으로 하나의 가구처럼 보이지만 여러 명이 앉는 테이블이 되기도 하고, 혼자 앉아서 와인을 마시는 평상이 되기도 하는 김대성 작가의 가구, 와인을 멋스럽게 수납할 수 있는 임태희 디자이너의 가구 등을 둘러볼 수 있었고 아래층에서는 다양한 작가, 공예가가 참여한 와인과 관련된 아이템을 전시하고 판매했다. 마침 동생의 다가올 생일 선물을 고민하던 중 눈에 띈 것은 조현영 작가의 유리잔. 육아에 지친 요즘 아기를 재우고 가볍게 혼술 한잔 즐기는 동생을 위한 선물이다. 와인잔이나 맥주잔 때로는 막걸리를 담아 마셔도 잠시 분위기를 낼 수 있을 것 같은 디테일과 연보라색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전시 소개글에 있는 “고독은 함께 놀기에 제일 좋은 친구다”라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말처럼 내게 꼭 필요한 기물과 함께라면 그 어떤 시간도 고독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