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인의 저녁 식사는 우리와 달리 저녁 8시가 넘어 늦게 시작하는 편이다. 점심 식사 이후 오후 4시 즈음 구테 Heure du Goûter라는 간식 시간도 있지만, 퇴근 후 직장 동료나 친구와 함께 아페로 Apéro라고 저녁을 먹기 전 음주를 즐기는 경우도 많다. 많은 카페나 바에서는 아페로 시간을 위해 평소보다 할인된 가격의 해피 아워 서비스를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저녁식사 이전 간단한 음주를 하는 것인 만큼 안주없이 술 한 두잔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술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뭔가 허전하거나 아쉬운 게 사실이다. 그래서 찾은 대안이 스페인식 아페로 타파스 전문점이다. 스페인은 프랑스보다 서쪽에 위치하지만, 중부 유럽 표준시를 따르고 있어 저녁 식사 시간이 9시를 넘기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이런 식습관은 저녁을 먹기 전 간단한 안주와 술을 곁들이는 문화를 발전시켰다. 유럽 최고의 요리 도시 파리에서도 몇 년전부터 스페인과 프랑스 요리의 경계를 넘나들며 환상의 궁합을 보여주는 타파스 전문점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5월 파리에서 가장 서민적이고 활기찬 분위기를 자랑하는 18구에 있는 히루 Hiru는 프랑스와 스페인 접경 지역인 바스크 지방의 요리를 주로 선보인다. 알랭 뒤카스의 요리학교를 졸업한 알렉산드르 라크루아와 앙투안 미쿠앙의 협업으로 탄생한 이곳은 그들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일본에서의 경험을 접목해 프랑스, 스페인, 일본 요리가 근사하게 어우러진 메뉴를 만날 수 있다. 미식 여행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식전주, 전식, 본식, 치즈, 후식, 식후주, 차나 커피로 이어지는 전통 프랑스 요리에서 벗어나 가볍지만 즐거운 프랑스식 타파스 요리를 와인과 함께 즐겨보길 추천한다.
add 14rueDuc,75018Paris
web www.hiruparismontmartre.com
instagram @hiruparismontmart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