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비통의 아틀리에로 떠난 여행

루이 비통의 장인 정신을 엿볼 수 있는 5개의 공방

루이 비통의 장인 정신을 엿볼 수 있는 5개의 공방

루이 비통에서 이들이 추구하는 여행 예술을 제품으로 탄생시키는 장인들의 생생한 작업 현장기를 보내왔다. 출판사 애술린과 함께 펴낸 ‘루이 비통 작업 공방 Louis Vuitton Manufactures’에는 각 공방에서 자신들의 재능을 유산으로 전수하는 장인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여행 예술과 혁신을 추구해 온 루이비통의 근간은 작업 공방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브랜드가 지키고자 하는 가치를 손에 쥘 수 있는 제품의 형태로 만드는 것은 메이커, 바로 장인들이다. 이미 과거의 역사가 증명하듯 프랑스는 장인을 왕처럼 모시는 나라였고, 루이비통 역시 장인 정신을 소중히 여기고 이를 계승해 혁신을 이루어왔다. 루이 비통은 공방의 입지를 선정할 때도 오직 재능만을 고려한다고 말한다. 세대에 걸쳐 전수된 재능을 지닌 장인이 있는 곳이라면 루이 비통의 공방이 들어서기에 충분했다. 공방에서 일하는 인원은 보통 300명을 넘지 않으며 이들은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서로 협력하고 기술을 전수하며 자신들의 공방을 유지하고 있다. <루이비통 작업 공방>은 공방에 대한 긴 설명 대신 공방의 모습 그리고 그  안에서 일하고 있는 장인들의 생생한 작업 현장을 사진으로 담아냈다. 페이지를 가득 메운 사진에는 루이 비통이 그토록 중시해 온 혁신과 장인 정신이 투영돼 있다.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놀라운 건물과 그 안에서 일하는 놀라운 사람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라는 글귀의 의미를 비로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니에르 공방

© Oliver Pil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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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외곽에 위치한 아니에르 지역에는 루이 비통의 특별 주문을 담당하는 아니에르 Asnières 아틀리에가 있다. 1859년에 지어진 역사 깊은 이곳은 당시 가장 현대적인 건축 원칙에 따라 설계됐고 금속과 유리 소재를 사용해 구스타브 에펠 Gustave Eiffel 스타일로 지어졌다. 1905년 프랑스 탐험가 피에르 사보느량 드 브라자의 아프리카 탐험을 위한 침대 트렁크 Trunk Bed를 비롯해 세계적인 문호와 작가, 디자이너, 아티스트와 예술 인사들을 위한 트렁크부터 이들과 협업한 제품을 선보여온 아니에르 공방. 이곳에서는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의 장인들이 그때와 마찬가지로 루이 비통의 트렁크 제품을 만들고 있다. 나폴레옹 3세 시대부터 사용해온 기술과 도구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 아니에르 공방의 장인들은 문화예술 공로 훈장을 받을 만큼 기술 전승을 위해 헌신하고 있으며 이들이 160년 넘게 세대를 걸쳐 사용해온 도구는 시간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 Oliver Pil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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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파브리끄 뒤 떵
스위스 제네바 시계 공방

© Oberto Gi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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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예술’에서 영감을 받은 루이 비통은 2002년 첫 시계 컬렉션인 땅부르 Tambour를 선보이며 시계 제작 분야에서도 명성을 굳건히 다졌다. 루이 비통의 타임피스 컬렉션은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라 파브리끄 뒤 떵 La Fabrique du Temps 공방에서 제작된다. 루이 비통은 각 공방의 전문 인력을 중요하게 생각해 시계 제품의 공방에 가장 적합한 위치를 찾아냈다. 약 4000m²에 이르는 라 파브리끄 뒤 떵 공방에서는 하이 컴플리케이션 워치 메이커와 다이얼 메이커, 무브먼트 컨스트럭터 등 엔지니어와 디자이너, 시계 전문가들이 서로 협업하고 있다. ‘내일을 상상하고 미래를 만든다’는 가치를 추구하고 있는 이곳 시계 공방은 연구 개발뿐만 아니라 새롭고 독창적인 미래의 시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밝은 빛이 드는 현대식 건축물에 있는 시계 공방은 건축적인 계단에서도 느껴지듯 시계 장인들의 열정과 창의성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왠지 이곳의 시간은 다른 곳보다도 더 예술적으로 흘러가는 듯한 느낌이다.

 

© Oberto Gi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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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쏘 다르티코
슈즈 공방

© Oberto Gi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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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브랜드라는 자부심이 강한 루이 비통이지만 슈즈 공방만큼은 이탈리아를 택했다. 루이 비통은 1998년 슈즈 카테고리를 론칭할 당시 이탈리아 피에쏘 다르티코 Fiesso d’Artico 지역에 슈즈 디자인 개발 및 제작을 맡을 기지를 건립했고, 2009년에 슈즈 공방을 오픈했다. 첫 드로잉부터 슈즈 하나가 완성되기까지는 최대 8개월이 걸릴 정도로 섬세한 작업을 요하는 슈즈 제작은 봉재를 비롯해 150~200가지의 세분화된 과정을 필요로 한다. 이런 섬세한 작업을 위해 건축가 장-마크 산드롤리니 Jean-Marc Sandrolini는 1만4000m²가 넘는 부지에 루이비통의 구두 상자에서 영감을 받은 공방을 설계했다. 높이 7.5m의 평행육면체 형태의 건물은 정면의 출입구에 심어진 20m가 넘는 포플러 나무들 덕분에 한층 더 자연적으로 보인다. 스테인리스 스틸 그물 구조가 내부를 보호하고 햇빛으로 인한 눈부심을 줄여주며 절연 벽면, 태양 패널, 고성능 건물 표면, 열에너지 수요의 95%를 해결하는 지열 난방 시스템 등 루이비통의 아틀리에 중에서도 그린 빌딩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배출된 공기를 다시 건물 안으로 유입해 겨울철 에너지 손실을 없애는가 하면 정원 양쪽에 세워진 기둥에 빗물을 모아 저장한 후 재사용해 물의 낭비 또한 줄였다.

 

© Oberto Gi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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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시 공방

© Oliver Pil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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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비통 공방 중에는 역사적으로 흥미로운 곳이나 멋진 자연경관을 지닌 곳에 세워진 아틀리에도 있다. 2000년과 2006년에 각각 문을 연 뒤시 Ducey 지역의 공방이 그중 하나다. 가죽 제품 중에서도 시티백과 런웨이 프레젠테이션을 위한 독창적인 아이템 그리고 개인 맞춤 제품을 제작하는 이곳은 몽생미셸 근처에 위치한다. 프랑스 노르망디 바다에 둘러싸인 고대의 요새 몽생미셸은 조수간만의 차로 섬과 육지로 변하는 매력적인 장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생 오베르의 환상에 나타난 성 미카엘의 지시에 따라 세워진 장소로 종교의 순례지이기도 하다. 루이 비통의 뒤시 공방에서는 이처럼 몽생미셸의 장관을 바라볼 수 있는 것으로 특히 유명하다.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작업을 하다 잠시 고개를 들어 창문을 바라봤을 때 아름다운 몽생미셸의 풍경이 보인다면 한 템포 쉬어갈 수 있는 충분한 여유가 생길 듯하다.

 

© Oliver Pil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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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유 쉬르 레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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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서부 보리유 쉬르 레이용 Beaulieu-sur- Layon에 자리한 루이 비통 공방은 프랑스에 있는 16번째 아틀리에다. 신속하게 생산하고 프로세스를 민첩하게 조율할 수 있도록 고에너지 효율을 갖춘 것이 특징이며, 이 공방에는 300명의 장인들이 함께하고 있다. 6000m²의 규모의 차세대 공방은 다양한 생산 단계에 맞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고성능 모듈식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세로로 긴 유리 창문과 완만한 경사의 나무 지붕이 만나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인상을 풍긴다. 보리유 쉬르 레이용 공방은 다른 여타의 루이비통 공방과 마찬가지로 독보적인 루이 비통 가죽 장인들의 유산을 계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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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가든 아키타이프 전시, 영원한 젊음을 꿈꾸다

알레산드로 미켈레와 함께 한 구찌 프레스 컨퍼런스

알레산드로 미켈레와 함께 한 구찌 프레스 컨퍼런스

구찌 블룸 Gucci Bloom.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처음 선보인 향수로 현대 여성들에 대한 새롭고 포용적인 비전을 엿볼 수 있다.

DDP 디자인 박물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구찌 가든 아키타이프: 절대적 전형> 전시는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알레산드로 미켈레 Alessandro Michele가 지난 6년간 선보인 캠페인 중 일부를 멀티미디어를 활용해 재해석한 전시다. 아키타이프는 결코 재현할 수 없는 본래의 형태인 절대적 전형을 뜻한다. 그도 그럴 것이 각 캠페인을 축소해 놓은 듯한 방을 들어서면 구찌만의 독특하고 다시 반복할 수 없는 미적인 아름다움이 가득하다. 이는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세계관이기도 하다. 몰입형 미디어전시라는 형식에 걸맞게 구찌 캠페인을 다감적으로 즐길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전시장을 누비며 마치 내가 캠페인의 일부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구찌 가든 아키타이프: 절대적 전형> 전시 오픈을 축하하기 위해 그가 온라인으로 국내 기자들과의 컨퍼런스를 진행했다. 미켈레는 “내 상상으로의 여정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캠페인처럼, 전시 또한 나의 감정의 놀이터였다. 이번 전시에는 내가 경험한 많은 것들과 실험적인 아이디어가 반영돼 있다. 한국은 지리적으로는 멀리 있지만 창의적인 일에서 만큼은 매우 가깝다고 생각하고 전시를 통해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는 것이 나의 일의 종착점이라고 생각한다. 이 또한 여러분들을 위해 준비한 특별한 선물이다.”라고 전시 소감을 말했다. 프레스 컨퍼런스는 공간 디자이너 양태오가 모더레이터로 진행했으며 1시간 남짓 기자들과 인터뷰를 나누었다. 그 중 일부를 소개한다.

DDP에서 진행된 구찌 가든 아키타이프 프레스 컨퍼런스

Q 2021년은 바로 ‘구찌 100주년의 해’ 였다. 100주년을 맞은 소감은 어떠한가. 

A 행복하고 영광스러운 일이다.  구찌는 내게 가족이나 다름없다. 구찌와 함께 하며 만난 사람들이 바로 구찌의 뿌리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해온 프로젝트는 늘 내게 즐거움을 주었고, 구찌는 하나의 브랜드가 아니라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곳이자 나의 한 부분이 되었다.

가장 먼저 들어가게 되는 컨트롤 룸 Control Room 하나처럼 연결돼 있는 다양한 화면의 변주를 통해 앞으로 소개될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세계관을 미리 엿볼 수 있다.

Q 전시 이름을 왜 ‘아키타이프’로 지었나. 

A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아키타이프는 나의 일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나는 ‘전형’이란 단어가 아름다움이란 말과 같다고 생각했다. 창의성과도 그 뜻을 같이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브랜드의 잠재의식 속에서도 나타나고 그 근원은 내가 탐구하는 미지의 세계나 상상의 장소에 있다. 아키타이프라는 이름 아래 옷에만 국한하지 않고 집합적이고 다양한 감각들을 포괄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이번 전시에는 60~70년대 공상과학 영화부터 80년대의 배경, 노아의 방주 등 다양한 배경이 등장한다. 영감의 원천은 무엇인가.  

A 내가 보는 모든 것, 과거와 현재, 상상, 대중문화, 영화 예술 등  영감의 원천은 모든 것이다. 패션은 이를 하나로 종합한 것이고, 어느 하나의 요소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미 존재했던 내러티브를 통해 새로운 내러티브를 생산하려고 했고 이를 패션쇼나 캠페인에서 보여주려고 한다. 내가 하는 일은 그래서 늘 새롭다.

노아의 방주의 모티프를 채용한 2019 크루즈 캠페인

Q  당신에게  공간의 의미는 무엇이며 공간을 구상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A 내게 공간은 아름다움을 하나로 모으는 곳이며 사물간의 대화가 이뤄지는 곳이다.  사물들은 우리가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구성이 달라지고  색깔을 비롯해 우리 주위를 둘러싼 모든 것들은 서로 밀접하게 관계를 맺고 있다. 상상하는 것을 펼칠 수 있는 곳이 바로 공간이다.

Q 당신이 생각하는 구찌의 미래는 어떠한가. 

A 구찌의 미래는 우리가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달려있다. 100살이 되었지만 나는 아직도 구찌가 사춘기라고 생각한다.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고 그렇기 때문에 영원히 젊음을 유지해야 한다.

거울과 디지털 화면이 미로처럼 구성된 2016 크루즈 컬렉션 디오니서스 댄스(Cruise 2016 The Dionysus Dance)

Q 이번 전시 포스터의 키 비주얼에 ‘눈’을 사용한 이유가 있나. 

A 눈은 이미지를 보고 기억하는 신체 기관이다. 때문에 고대부터 사용된 신비로운 요소이기도 하다. 우리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마도 눈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상징적이고 형이상학적인 눈을 마법의 눈처럼 표현하고 싶었다. 나의 일 역시 눈처럼 보는 모든 것을 녹화하는 일이기도 하니까.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모든 것을 눈으로 보고 기억하기 때문에 신비롭고 마법 같은 신체 기관이라고 생각했다.

Q MZ세대는 당신에게 어떤 존재인가. 

A 새로운 세대와 작업하는걸 매우 즐긴다. 1년 반전엔 구찌 페스트를 통해 젊은 디자이너들을 발굴하기도 했다. 나의 작업과 젊은 친구들의 작업을 접촉하는 일은 아주 흥미롭다. 이렇게 아이디어를 순환하는 과정 또한 구찌에게도 유용한 일이다.

Q 이번 전시에서 애착이 가는 룸이 있다면. 

A 전시를 해석하는 방식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개인적으로는 ‘구찌 콜렉터스’룸을 좋아한다. 많은 것이 모여있는 방이고 그 다양성이 마음에 들었다. 나는 늘 관계에 집중하는데, 사물과 우리와의 관계,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과의 관계 같은 것들이다. 그런 관계가 느껴져서 구찌 콜렉터스 룸을 좋아한다. ‘구찌 앤 비욘드’의 디오라마도 좋다. 우리가 사용했던 의상들을 작게 만드는 과정이 귀여웠고 이를 광고 캠페인에 적용하는 것도 흥미로웠다.

많은 캠페인룸 중에서도 흥미로웠다고 말한 구찌 콜렉터스 (F/W 2018 Gucci Collectors)

미니어처를 만들어 공상과학 영화의 한 장면처럼 연출한 구찌 앤 비욘드(2017 FW Gucci and Beyond)

Q 첫 컬렉션을 론칭할 때 ‘우리는 꿈이 필요하다‘라는 말을 기억한다. 요즘 어떤 꿈을 꾸나. 

A 나는 항상 꿈을 꾸고 있다. 꿈을 가지는 것이 삶의 원동력이고, 상상을 하는 것은 삶에 있어서 아주 중요하다. 꿈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작은 것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고 무언가를 경작하는 것이다. 말 장난일 수도 있지만 나는 꿈을 꾸는 것을 꿈꾼다

2018 프리폴 컬렉션 거리로 나온 구찌(Pre-Fall 2018 Dans les Rues)

Q 유행과 성별 등에 구애 받지 않는 용기와 과감성의 원천이 궁금하다. 

A 비법이라고 한다면 나는 열정을 열심히 심었다. 커다란 열정이 나의 원동력이었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참아낼 수 있는 힘이 됐다. 나는 지금도 20대 때처럼 일하고 있다. 정해진 레시피는 없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중요하고 집중해야 한다. 어떤 면에선 일이 아니라 애인처럼 대해야 할지도 모른다. 내 나이가 되면 많은 것을 알게 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열정이다. 가슴 속에 열정을 심으라. 그러면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화려한 댄서들의 무대를 연출한 2017 프리폴 컬렉션 소울 씬(Pre-Fall 2017 Soul Sc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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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선물

소중한 고프 하네스

소중한 고프 하네스

 

반려견에 진심인 편이다. 학창 시절 처음 만난 아이가 어느덧 열세 살의 노견이 되기까지 손바닥보다 작았던 아이가 이제는 길쭉한 다리를 뻗는 모습을 보면 오만가지 감정이 교차한다.

 

선물 받은 하네스를 착용한 근육공주.

디렉터 선배에게 선물 받은 고프 하네스.

 

 

반려견에 진심인 편이다. 학창 시절 처음 만난 아이가 어느덧 열세 살의 노견이 되기까지 손바닥보다 작았던 아이가 이제는 길쭉한 다리를 뻗는 모습을 보면 오만가지 감정이 교차한다. 비록 말은 통하지 않더라도 같이 있으면 무언의 교감이 어떤 건지 깨닫는 기분마저 느낀다. 워낙 반려견에 진심인 <메종> 편집부인지라, 이러한 마음에 모두 깊은 공감을 전한다. 우리 집 반려견은 편집부에서는 근육공주(본명은 깜지다. 털이 까맣다는 이유 하나로 단순히 정해진 이름이라 아직도 퍽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로 불리는데, 금손이를 키우는 신진수 디렉터 선배와는 매번 금손이와 근육공주 얘기로 심심찮게 꽃피우는 만큼 반려견에 대한 애정을 서로 열렬히 보여준다. 작년 연말, 선배가 톡으로 넌지시 근육공주의 안부를 묻더니 그를 위한 연말 선물을 준비했음을 밝혔다. 반려용품 전문 브랜드 고프에서 출시한 아이보리색 하네스였다. 고프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사람들을 조명한 <메종> 칼럼에도 등장한 웨그 빌리지에서 처음 알게 된 브랜드다. 클래식한 디자인이 퍽 마음에 들어 기억해두고 있었는데, 심지어 공주를 위한 선물로 고프에서 나온 하네스를 직접 사용해볼 수 있게 됐다. 실제로 받아보니 더 만족스러웠는데, 자체적으로 제작한 웨빙이 꽤 정교해서 올이 나가는 듯한 현상도 없었을뿐더러 세심한 스티치로 이은 레더 장식이 심플하면서도 클래식한 매력을 마구 풍겼다. 사실, 연말에 선물을 받았지만 고향에 내려가면서 이 선물만 쏙 빼놓고 짐을 챙긴터라 구정 즈음에나 공주에게 입혀볼 수 있었다.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싫은 기색을 역력히 내는녀석인데 곧장 적응하는것을 보니 실용성 면에서도 고심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새로운 선물을 받은 기념으로 그날 아침, 점심, 저녁으로 산책을 보채는 아이의 바람을 이뤄 주었다. 이번호 작업이 끝나는대로 늘 그랬듯 아이와 함께 소소하게 시간을 보내야지 싶다. 감사한 선물을 받은 만큼, 이번엔 금손이를 위한 선물을 준비해볼 생각이다. 이 글을 빌려 다시 한 번 진수선배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다. 저만큼이나 이 작고 소중한 반려견을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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