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일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1회 프리즈 서울의 하이라이트를 소개한다. 팬데믹을 뚫고 세계 메이저 갤러리들이 모두 참여하는 프리즈 서울을 120% 즐기는 방법!
세계 최고의 페어 중 하나인 프리즈 FRIEZE가 드디어 서울에서 막을 올린다. 우리나라 최고의 국제 아트페어인 키아프 KIAF와 손잡고 같은 날짜, 같은 공간에서 열린다는 것이 흥미롭다. 9월 2일부터 VIP 오픈이며, 대중은 3일부터 프리즈 서울을 만날 수 있다. 코엑스 1층은 키아프, 3층은 프리즈 서울 페어가 펼쳐지기에, 한자리에서 두 개의 아트페어를 만나는 즐거움이 있다.
두 아트페어는 시너지 효과를 위해서 한장의 티켓으로 두개의 행사를 모두 보는 방식을 도입했다. 프리즈는 영국 미술 잡지 <프리즈>가 신진 작가와 동시대 작가에게 전시 기회를 주기 위해 2003년 만든 아트페어다. 런던, 뉴욕, LA의 성공을 거쳐 아시아에서는 서울에 첫 상륙하게 된 것. 제1회 프리즈 서울은 20여 개국의 약 110개 주요 갤러리가 참여할 예정이다. 세계 유명 90개 갤러리와 아시아 갤러리 35개가 포함됐다. 우리나라에서는 12개의 갤러리가 참여한다. 국제, 리안, 현대, 아라리오, PKM, 바톤, 학고재, P21, 조현, 제이슨함, 휘슬, 원앤제이 갤러리는 키아프에도 전시 부스를 내기 때문에 이 갤러리들의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출품 작품을 비교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아트바젤과 프리즈 서울의 라인업은 메이저 갤러리들이 대부분 참여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아트바젤은 대형 작품만 선보이는 ‘언리미티드 Unlimited’ 섹션이 인기 있으며, 프리즈는 거장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마스터즈 Masters’가 특징이다. 마스터즈는 프리즈 뉴욕과 서울에는 없고, 런던과 서울에서만 만날 수 있는 섹션이기에 기대가 크다. 프리즈 서울 마스터즈는 네이선 클레멘트-길레스피 Nathan Clements-Gillespie 디렉터에 의해 기획되었으며, 18개의 갤러리가 참가한다. 고대 거장부터 20세기 후반까지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수천 년의 미술사를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학고재와 갤러리현대가 참여한다. 학고재에서는 백남준, 이봉상, 포킴, 류경채, 이상욱, 하인두, 이남규, 윤석남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들 작가들의 작품은 팬데믹과 같은 비극적인 사건을 당한 희생자의 삶을 추모하고 서로 공감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갤러리현대는 한국 아방가르드 미술가 곽인식, 박현기, 이승택 작가가 모두 ‘돌’을 재료로 완성한 입체 작품을 소개한다. 곽인식 작가가 1969년에 발표한 에세이 ‘사물의 소리를 듣다’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으며, 다른 페어에서는 볼 수 없는 색다른 부스 구성이 될 듯하다.
프리즈 서울 메인 섹션에는 필라 코리아스, 글래드스톤, 하우저&워스, 데이비드 콘단스키, 리만 머핀, 리손, 페이스, 페로탕, 타데우스 로팍, 스푸루스 마거스, 화이트 큐브, 데이비드 즈위너, 가고시안, 사디콜 HQ 등 세계적인 메이저 화랑이 총출동한다. 이러한 화려한 출전은 아시아에서는 팬데믹 이전 아트바젤 홍콩에서 볼 수 있었던 풍경이기에, 벌써부터 해외 갤러리스트와 컬렉터들이 한국행 비행기표를 예약해두었다. 프리즈 서울은 국제적인 페어이기 때문에 유명 작가의 작품만 주목한 것은 아니다. 미술계는 언제나 재능 있는 새로운 작가에 목말라 있어 포커스 아시아 섹션을 통해 2010년 이후 아시아에서 개관한 10개 갤러리가 10명의 신진 작가 작품을 소개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휘슬갤러리의 배혜윰, P21의 류성실 작가의 전시가 예정되어 있다. 미국 호라이즌 예술 재단의 큐레이터 크리스토퍼 루와 두산아트센터 장혜정 큐레이터의 리드로 진행한다.
권민주 프리즈 아시아 VIP 총괄은 프리즈 서울은 컬렉터와 미술 전문가를 위한 행사가 아니라고 설명한다. “많은 분이 현대미술 자체를 어려워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프리즈 서울을 통해 파인 아트에 대한 부담을 떨쳐버리고, 미술 축제를 즐길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다양한 브랜드가 현대미술과 제품을 결합한 협업을 선보이는 것처럼, 파인 아트는 우리의 일상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권민주 총괄은 프리즈 서울이 일상과 미술이 함께하는 삶을 경험하는 행사가 되기를 소망한다.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가 열리는 코엑스에서만 축제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미술관과 갤러리는 국내외 미술 애호가를 위해 프리즈 기간을 겨냥한 전시를 일제히 선보였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정서영>, 일민미술관의 <권오상, 최하늘, 오민>, 리안갤러리의 <이건용>, 학고재의 <강요배>, PKM의 <정창섭>, 바톤 <송번수>, 바라캇 컨템포러리의 <김성환>, 국제갤러리의 <이승조> 등의 전시는 해외 미술 애호가들에게 한국 작가의 품격을 보여줄 것이 분명하다. 9월 1일에 는 프리즈 서울에 참여하는 삼청동 갤러리들이 밤 12시까지 문을 여는 ‘삼청 나이트’, 9월 2일에는 한남동 갤러리들이 밤 10시까지 문을 여는 ‘한남 나이트’가 펼쳐진다. 곳곳에서 팝업 전시도 열린다. 크리스티 경매 프리뷰, 필립스 경매 프리뷰, 데이비드 콘단스키 갤러리, EIGEN 갤러리, 티나 킴 갤러리, 커먼웰스 앤 카운슬 등은 서울에서 깜짝 전시를 갖는다. 특히 크리스티 경매 프리뷰와 송원아트센터 팝업 전시가 흥미롭다.
크리스티 경매는 9월 3일부터 분더샵 청담에서 미술가 프랜시스 베이컨&아드리안 게니 2인전을 갖는다. 한국을 찾는 루마니아 미술가 아드리안 게니가 페이스 서울 갤러리에서도 개인전을 갖기 때문에 두 개의 전시를 비교해서 감상하면 좋을 것이다. 송원아트센터 팝업 전시는 8월 30일부터 9월 15일까지 열린다. 티나 킴 갤러리, 보르톨라미 갤러리, 앤드류 크랩스 갤러리 등 3개 갤러리가 연합해 가다 아메르, 파시타 아바드, 임민욱, 강서경, 다비데 발리아노의 작품을 선보인다.
마지막으로 프리즈로 인해 세계의 관심이 서울로 모이는 만큼 갤러리 개관 소식도 이어졌다. 독일 에스더 쉬퍼 갤러리는 이태원에, 프랑스 페로탕은 삼청동에 이어 도산공원 앞에 새 공간을 오픈했다. 그리고 포르투갈의 두아르테 세퀘이라 갤러리도 서울에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프리즈 서울이 아시아 최고의 아트페어인 아트바젤 홍콩과 쌍벽을 이루는 행사로 벌써부터 시선을 모으고 있으니 반갑다. 11월에는 아트바젤과 손잡고 제2회 아트위크 도쿄가 열린다니, 이 모든 행사가 아시아 미술 시장에 경제적, 정서적 영향력을 발휘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