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로 즐기는 디저트, 10월 19일
아무리 맛있게 먹었어도 마지막 디저트가 별로거나 평범하면 그 식당은 다시 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디저트를 중요하게 여기는 1인으로 서초동에 위치한 ‘10월 19일’은 계절마다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윤송이, 박지현 두 명의 셰프가 운영하는 10월 19일은 디저트를 코스 형태로 선보인다. 코스로 먹으면 물리지 않을지, 5코스를 감당할 수 있을지, 단맛을 좋아하지 않는데 버겁지는 않을지 망설여진다면 그런 걱정은 잠시 접어두자. 레스토랑의 식사 메뉴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강약을 조절하면서 5코스의 디저트를 맛볼 수 있는데 계절별로 메뉴가 달라진다. 방문했을 때 먹은 코스는 가을 코스였고 감귤 셔벗으로 시작해 구운 사과, 쥬키니 토스트, 감자누들, 호박 파인애플칩까지 여운이 길었다. 특히 투명한 망토 같은 허브 베일을 덮고 있는 구운 사과와 따뜻한 소스를 찍어먹었던 쥬키니 토스트 그리고 나무 박스에 예쁘게 연출한 호박 파인애플칩은 한번 더 맛보고 싶을 만큼 기억에 남는다. 커피나 음료 외에도 2가지 페어링 와인, 글라스 와인, 하프와 원보틀 와인까지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 받을 수 있다. 1~2코스에 어울리는 프리올리 피노 그리지오의 글라스 와인을 선택했는데 디저트의 풍미를 더욱 끌어올려줘 3~4코스의 페어링 와인도 궁금해진다. 10월 19일이란 가게 이름은 두 셰프의 결혼기념일이라고 한다. 이 낭만적인 이름처럼 평범한 날도 이곳의 디저트와 함께라면 금세 특별한 날이 될 수 있을 듯. 5코스 가격은 1인 3만5천원. INSTAGRAM @songi_19oct가을 디저트 다이닝, 핀즈
손바닥만 한 크기의 디저트는 그 자그마함 속에 달콤함과 섬세한 맛, 입안을 자극하는 식감 그리고 시각적인 아름다움까지 담겨 있는 예술 작품 같다. 성수동의 골목에서 만난 디저트 다이닝 핀즈에서도 맛의 예술을 만났다. 핀즈는 시즌별로 두 종류의 갸또만 준비해 계절감과 디저트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는 플레이트를 선보인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을 맞아 핀즈가 내놓은 어텀 스페셜을 맛봤다. 가장 먼저 배와 펜넬, 밤꿀과 재스민의 조합이 청량하고 시원한 소르베로 시작했다. 차가운 소르베와 부드러운 크림, 알알이 터지듯 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는 배가 어우러져 잠들어 있는 입안을 깨우는 듯했다. 두 번째는 함께 간 이와 각자 하나씩 골라 두 가지 메뉴를 맛봤다. 크림슨은 사과 하나를 통으로 장시간 끓여 사과의 농축된 맛을 느낄 수 있는 소르베와 콘소메, 유자 캐러멜 시럽에 살짝 절인 사과 슬라이스와 유자 캐비어가 올라간다. 아래에는 꿀을 태워 만든 판나코타로 전체적인 밸런스를 잡았는데, 특히 브론즈 펜넬과 함께 맛봤을 때 입안에서 퍼지는 향긋함이 일품이다. 그다음으로 맛본 것은 핀즈 시그니처. 핀즈가 지향하는 뉴 코리안 디저트를 가장 잘 보여주는 플레이트라고 한다. 검은깨칩과 시가렛이 층층이 쌓여 있고 안쪽을 아이스크림과 훈연한 크림, 피칸 프랄린, 핀즈 밤크림으로 채워 가을의 향이 느껴졌다. 꼭 모든 레이어를 한입에 먹을 것을 추천한다. 핀즈는 무작정 단맛과 진한 맛이 부각되는 디저트보다는 향이 가득하고 아로마틱한 디저트를 만든다고 한다. 때문에 핀즈의 디저트는 커피보다는 은은한 차와 어울린다. 내가 주문한 운남 홍차 연미는 자욱하게 깔린 스모키한 향미 이면에 숨은 새콤한 향이 조화를 이뤄 묵직하면서도 상큼한 홍차 향이 은은하게 감돌았다. 3가지 코스의 가격은 1인당 2만6천원. INSTAGRAM @finz.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