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데코 컬러와 디테일을 수렴하고 확산하는 공간.
엔알디자인팩토리 김나리 소장이 완성한 쿠촐로 서울에서 다양성이 부여하는 즐거움을 발견한다.
아티스트에게 캔버스가 그러하듯 인테리어 디자이너에게 미완의 공간은 창조를 위한 도전이다. 공간을 구획하고 천장과 바닥, 벽면을 구상하며 가구와 조명까지 섬세하게 배치하는 긴 시간과 빛나는 열정을 투영하는 산물인 것이다. 아모레퍼시픽 사옥에 문을 연 쿠촐로 서울은 감각적인 공간을 선보여온 엔알디자인팩토리가 완성했다. 앞서 문을 연 쿠촐로 테라짜, 쿠촐로 오스테리아, 볼피노, 마렘마의 계보를 잇는 브랜드로 기존 공간이 가지고 있는 조각과 새로운 쿠촐로 서울의 조각을 결합시키는 작업으로 ‘아르데코 조각의 모음’으로 명명했다. 엔알디자인팩토리 김나리 소장이 공간을 설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공간감과 자연과 인공의 빛을 포함하는 조명이다. 쿠촐로 서울은 넓은 면적에 비해 전체적으로 나지막하게 보이는 공간감을 적극 이용하고, 입구에 들어섰을 때 빛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자연광이 관통하는 레이아웃을 끝까지 고수했다. 쿠촐로 서울의 인테리어는 근대건축물에서 볼 수 있었던 다양한 컬러와 아르데코 디테일의 기하학적 문양을 리뉴얼해서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아르데코는 김나리 소장이 개인적으로 심취해 있는 디자인 사조다. 엔알디자인팩토리의 전작인 정식카페에서 보여준 아트&크래프트, 쉐즈알렉스에 적용한 아르데코에 이어 쿠촐로 서울에도 아르데코를 가져왔다. 특히 아르데코는 해석과 적용 방식에 따라 공간감이 달라지고 아주 새로운 결과가 나온다는 매력을 지녀 다채로운 스타일을 드러낼 수 있는 양식이다. 쿠촐로 서울의 매력을 배가시키는 것은 컬러의 선택과 매치다. 아르데코가 유행했던 시대 현대 모던 건축과 인테리어 사례를 찾아가며 컬러 팔레트를 추출하고, 엄선한 컬러에 여러 단계의 채도와 명도를 시험하며 최종 선택한 덕분이다. 컬러를 다양하게 사용하면서도 보색대비나 동일색 대비를 이뤄 혼란스럽게 보이지 않도록 하고 세련된 느낌을 이끌어낸 것도 주목할 만하다. ‘그 어떤 현장보다 컬러 팔레트 추출에 공을 들인’ 프로젝트라는 소회는 컬러에 대한 김나리 소장의 애착을 가늠하게 한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옐로가 살짝 가미된 화이트 베이지 컬러를 기본으로 한 지점, 벽면에는 아르데코 문양이 양각과 음각으로 표현되고 통일된 컬러의 가구가 배치된 공간이다. 쿠촐로 서울 인테리어의 기준을 잡아주는 곳, 다채로운 컬러가 펼쳐지는 중심에 놓인 모태 같은 곳이라는 설명이다.
쿠촐로 서울의 테이블과 부스 소파, 부스 벤치, 수납장은 모두 디자인 컨셉트에 맞춰 디자인했다. 가구 하나하나에 기하학적 도형 문양과 디테일을 새기고, 필요할 경우 컬러링을 더해 적재적소에 배치한 것. 여기에 톤 체어와 헤이의 의자들, 신진 작가들의 조명과 빈티지 조명까지 어우러져 쿠촐로 서울의 공간이 마침내 완성되었다. 쿠촐로 서울은 다양성으로 기억되는 공간이길 바란다. “포스트코로나 이후 코스모폴리탄처럼 변모할 다양성이 있는 서울에 하나쯤 있어도 될 곳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김나리 소장의 바람처럼 회색 빌딩 속 컬러와 형태로 가득한 이곳에서 새로운 감각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TEL 쿠촐로 서울 010-5232-9851 WEB 엔알디자인팩토리 www.nrdesignfac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