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올이 뽑은 올해의 장인

예올과 샤넬이 선정한 공예가 전시

예올과 샤넬이 선정한 공예가 전시

 

한국공예 후원사업에 헌신하는 재단법인 예올이 샤넬과 손잡고 올해의 장인과 젊은 공예인을 선정했다. 장인으로는 금박장 박수영이, 젊은 공예인으로는 옻칠 공예가 유남권이 그 주인공. 그들의 작품은 예올×샤넬의 프로젝트 전시 <반짝거림의 깊이에 관하여>를 통해 공개된다.

 

금박장 박수영 장인과 옻칠 공예가 유남권

 

금박장 박수영은 섬세하고도 아름다운 금박 작업에 금빛의 원형을 표현하고 반짝거림의 미학을 담았다. 선대가 지켜온 소중한 유산을 계승하는 모습에서 우리 문화에 대한 애정과 사명감이 느껴질 정도. 그녀는 이번 전시를 위해 낮과 밤이라는 자연의 흐름과 움직임을 주제로 생동하는 반짝거림을 포착한 모빌을 제작했는데, 마치 한 편의 시처럼 서정적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박수영 장인의 작품

 

유남권 공예가는 종이로 된 기물을 옻칠로 마감하는 전통 기법인 지태칠기를 활용해 견고한 형태를 만들고 붓칠로 옻의 자연스러움을 표현한 작품을 선보였다. 또 두 작가가 이번 전시를 위해 함께한 합작품이 더해져 풍성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전시는 12월 16일까지 진행되니 관심 있는 이들은 서두르는 것이 좋겠다.

 

공예가 유남권의 작품

 

TEL 02-735-5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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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 그 이상의 가치

프리츠 한센의 150년 역사

프리츠 한센의 150년 역사

 

공예의 전통과 예술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는 스칸디나비안 디자인 가구를 좋아한다. 프리츠한센이 문화역서울 284에서 론칭 150주년 기념 <원한 아름다움> 전시를 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고민 없이 달려간 이유다(관람료는 무료. 12월 11일까지).

 

과거와 현대가 공존해 생경한 느낌을 자아낸 전시장 전경.

 

공예의 전통과 예술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는 스칸디나비안 디자인 가구를 좋아한다. 프리츠한센이 문화역서울 284에서 론칭 150주년 기념 <원한 아름다움> 전시를 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고민 없이 달려간 이유다(관람료는 무료. 12월 11일까지). 한국의 근대와 현대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서울역사 곳곳에 프리츠한센의 150년 전통이 수놓였다. 전시 초입에서는 1872년 덴마크 작은 마을의 캐비닛 메이커였던 프리츠 한센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디자인 가구 브랜드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살펴봤다. 누가 뭐래도 전시장의 백미는 4명의 무형문화재 장인과 함께 선보인 특별한 컬렉션. PK 시리즈를 비롯한 프리츠한센의 아이코닉 제품이 채상장 서신정, 염색장 정관채, 자수장 최정인, 칠장 정수화의 손을 거쳐 ‘영원한 아름다움’으로 아로새겨졌다.

 

SWNA의 이석우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테이블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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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한 공존

금속공예가와 사진가의 미묘한 전시

금속공예가와 사진가의 미묘한 전시

 

개성 강한 두 작품이 미묘한 균형을 이루며 공존한다. 손끝 감각으로 공예의 아름다움을 빚는 강웅기 금속공예가와 아날로그적인 소재에 디지털 방식을 결합한 인터랙션 아트를 선보이는 홍성철 미디어아티스트가 각각의 언어로 풀어낸 2인전을 연다.

 

화이트 큐브라는 균일화된 전시 공간에서 벗어나 색다른 장소에서 서로 다른 장르의 작품이 미묘한 긴장감을 불러온다. 플로우의 첫 번째 기획전 <유연한 공전>은 은 銀을 주재료로 정적인 조형물을 만들어내는 강웅기 금속공예가와 사진을 통해 관람객과 감정을 교류하는 인터랙션 아트를 선보이는 홍성철 작가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특별히 두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한 신작을 준비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강웅기 금속공예가는 기존의 기물 작업에서 보다 확장된 라이프스타일 오브제를 새롭게 작업했다. 정교한 공예 기술과 섬세한 작가의 손길로 영적인 교감을 전하는 은의 매력에 빠져볼 수 있는 기회다. 반면 ‘줄’이라는 소재를 상징적인 매개체로 활용하여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느끼는 소통과 교류의 어려움,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생각을 담아내는 홍성철 작가는 이번에는 줄 대신 금속을 택해 건축적인 모습으로 표현해냈다. 이전과 구현되는 형식은 비슷하지만 금속 유닛을 세포가 증식하듯 연결하여 스스로 구조를 이루고 건축적으로 결합하여 독립적인 형태를 이룬다는 차이점이 있다. 정면에서만 바라보기보다 측면, 위, 아래 등 몸 전체를 움직이며 적극적으로 작품을 체험하고 바라보며 생동감을 느껴보기를 바란다. 상반되는 장르의 예술 작품을 통해 다채로운 감과 즐거움을 전하는 이번 전시는 더북컴퍼니 토브홀에서 12월 1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다.
ADD 서울시 강남구 봉은사로 226 더북컴퍼니 빌딩 지하2층 토브홀

 

강웅기 금속공예가

 

두드리고 빚은 조형적 사물

작품에서 유물을 발굴한 듯 예스러움이 묻어납니다. 옛것의 형태에 매료된 계기가 있나요?
저는 상당히 과거 지향적인 성격을 지녔습니다. 아버지 고향에는 고조부께서 지으신 150년 된 ‘만산고택’이라는 오래된 한옥이 있습니다. 예컨대 한옥이라는 건축물의 비례와 세부적인 부분을 보면서 흥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옛것에 대한 이러한 관심과 관찰이 제 감각에 스며들어 작품에 표출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은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나무, 흙, 섬유 심지어 합성수지도 종류에 따라 물성이 제각기 다른 것처럼 금속에서도 은이 가지는 고유한 특성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단단함과 부드러움이 동시에 표현되는 재료라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습니다. 은 작품은 손으로 시작해서 손으로 완성합니다. 기계를 많이 이용해서 작업하던 때도 있었는데, 손으로 잘 만든 작업은 사람의 에너지가 응집된 기운 같은 게 느껴지기 때문에 전문가뿐 아니라 일반 사람도 그 다름을 느낄 것입니다.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면서도 현대적인 시각을 잃지 않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제 작업이 그러한 균형을 잘 맞추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주변에서 제 작업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보면 현재의 것, 동양과 서양 그 사이 어디쯤에 있다고들 합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불과 40년 만에 상당히 많은 변화와 문화를 단시간에 경험하면서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40~50대 작가들의 내면에는 다양한 경험이 자연스레 버무려져 있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나 싶습니다.

이번 전시를 위한 신작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신작은 ‘눈’에서 시작했습니다. 눈을 통해 머리나 마음으로 들어온 기억은 우리의 마음에 미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킬 때가 많습니다. 청각, 후각, 촉각, 미각 등도 이러한 작용의 통로가 되죠. 이번 전시는 시각에서 시작해보고자 합니다. 평소에는 쓰지 않는 재료인 스테인리스 스틸, 종이 그리고 전기 작업 등을 시도해보았습니다.

앞으로의 작업 방향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새로운 작업이나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찰나에 이번 전시를 제안받았습니다. 기능적인 제한에서 조금 벗어나 당분간은 형태에 관한 실험을 해보고 싶습니다. 실험의 목적은 조형에 관한 탐구도 있지만, 공예 작업의 자양분이 되게 하는 이유에서도 있습니다. 은기 작업 역시 계속해 나갈 것이고, 가구나 조명 작업도 발전시켜 나갈 예정입니다.

 

 

 

 

홍성철 미디어아티스트

 

공중에 매달린 울림

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했는데, 사진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작업 초기에는 신문지를 쌓아 덩어리를 만든 후 정육점에 걸려 있는 고깃덩이처럼 깎아내는 오브제 작업이나 영상, 사진, 센서, 컴퓨터 프로그래밍 등 멀티미디어와 공간, 관객과의 인터랙션을 다루는 설치작품 등 다양한 매체와 방법을 사용한 실험적인 작업을 했습니다. 이후 비디오를 이용한 작업을 연구하면서 영상의 가장 기초 단위인 사진에 관심이 생겼고, 나아가 사진의 원리와 본질 같은 부분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고무줄이라는 소재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1998년 뉴욕 디아 아트센터에서 보았던 미국의 미니멀리스트 프레드 샌드백 Fred Sandback의 공간에 수직으로 그은 선 같은 가느다란 실 작품을 보고 깊은 인상과 영감을 받았고, 이후 2002년 개인전에서 전시장의 천장과 바닥에 수천 개의 줄을 수직으로 연결해 정육면체를 만들고 한쪽 벽면에는 소리에 반응하는 비디오 설치작업을 빔프로젝트로 영사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그 전시를 철수하던 중 우연히 설치된 줄들 위에 상을 쏴보면서 줄들 하나하나에 맺힌 색과 형태 그리고 그것들이 공간에 침투하면서 생기는 현상을 경험했고, 맺혀진 이미지를 고착시키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로 출발했습니다.

 

 

줄 위에 프린트를 입히는 과정을 설명해주세요.
되도록 같은 길이로 줄을 잘라 마치 천을 짜는 직조기에 건 줄처럼 촘촘하고 팽팽하게 당겨서 판 위에 종이나 천처럼 만든 다음 높이가 조절되는 프린터로 전사하는 방식입니다.

인간의 신체가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데, 특별히 신체를 포착해내는 이유가 있나요?
신체의 살아 움직이는 것에 흥미를 느꼈어요. 신체가 아주 작은 세포로 시작해서 현재 피부의 부드러운 표면까지 만들어진 과정이나 개개인의 살아온 역사 같은 것이 드러난다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픽셀로 나뉜 구성으로 높이와 각도, 빛, 그림자 등에 의해 작품이 다르게 보일 수도 있는 것 같아요.
관람객과 작품의 상호작용은 작업의 개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물리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조금 더 관객이 적극적으로 교감할 수 있도록 의도했습니다. 몸을 움직이면서 보려고 할수록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작가 노트에 의하면 ‘실체를 분명하게 파악하지 못하게 방해하며 궁극적으로는 작가의 실존적 고백이다’라고 설명되어 있어요. 일상에서 고민하는 지점을 담아낸 것인가요?
실체 혹은 실제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항상 던져왔습니다. 내가 보고 있는 것이 진실이 아닐 수 있고, 만져진다고 실제가 될 수 없다는 생각도 자주 합니다. 이러한 감정과 고민을 불완전한 형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번 전시에서 색다른 형태를 시도했다고 들었습니다.
이번에는 줄 대신 가느다란 금속 유닛을 연결하여 공간에 설치했습니다. 기존 작업이 사각 틀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한계가 있어 조각을 전공한 작가 입장에서 가끔 답답함을 느꼈고, 평소 공중에 매다는 작업을 언젠가는 시도해보고 싶었습니다.

신체 외에도 다른 사물을 포착해볼 계획이 있나요?
최근에는 옷이나 천의 주름 등에 관심이 있고 이를 추상적으로 발전시켜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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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원(홍성철 작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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