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일상의 풍경

찬란한 색의 풍경을 포착하는 프랑코 폰타나 전시

찬란한 색의 풍경을 포착하는 프랑코 폰타나 전시

 

프랑코 폰타나의 눈으로 본 세상은 찬란한 색으로 반짝인다.
겉보기에 평범하고 일상적인 장면도 그만의 시선과 카메라 앵글에 의해 생동하게 살아 움직인다.

 

Houston 1985.

 

우리는 매일 같은 길을 오가고, 노상 비슷한 건물 사이를 거닐며, 늘 반복되는 풍경을 응시하며 살아간다. 그게 블록처럼 쌓인 빌딩 숲이든, 광활한 자연이든 일상의 풍경이란 몇 달째 바꾸지 않은 사무실 컴퓨터 바탕 화면처럼 단조롭고 따분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똑같은 세계를 살고 있어도 보는 것은 저마다 다르다. 이탈리아 현대 사진의 선구자 프랑코 폰타나 Franco Fontana는 평범한 현실에서 떼어낸 한 조각 풍경으로 우리가 얼마나 경이롭고 찬란하며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순간을 살고 있었는지 새삼 깨닫게 해준다.

 

Modena 2005.

 

Venice-Los Angeles 1990.

 

폰타나의 사진은 얼핏 보면 풍경화나 추상회화 같다. 그 이유는 자로 잰 듯 적확한 구도와 강렬한 원색의 대비가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기 때문이다. 작가가 독특한 프레이밍을 사용한 이유는 그가 사진을 처음 시작했던 시기를 짐작해보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사진이란 매체가 예술의 한 장르로 인정받기 시작할 무렵, 흑백사진이 주를 이뤘고 흑백사진만이 예술로 가치를 지닐 수 있었다. 몇몇 예술가가 컬러 사진의 예술성을 주창했지만, 이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흑백사진은 예술적 변형을 거쳤지만, 컬러 사진은 예술이 아닌 현실을 그대로 옮긴 복제 정도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랑코 폰타나는 ‘색’이야말로 현실의 본질을 드러내는 표현법이라고 생각했다. 실재하는 현실은 색으로 가득 차 있고, 현실은 그림 같은 ‘풍경’의 연속이며, 풍경은 곧 우리 삶의 모습이기에 작가는 일상의 장면을 포착해 경이로 가득 찬 ‘색의 풍경’을 만들어냈다. 작가는 “색은 우리의 뇌와 우주가 만나는 곳이다”라는 파울 클레의 말을 자주 인용한다. 우주는 순전히 객관적인 이유와 목적을 위해 색을 만들었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 색이란 감정, 의미, 감각, 기억, 지각 등 개인을 이루는 전체를 표상한다. 우주의 색은 원시적이고 객관적인 상태에서 우리 눈으로 들어오고, 색의 의미는 우리 뇌와 가슴속에서 주관적으로 변형된다. 즉 폰타나는 현실에서 보이는 것을 촬영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을 전하기 위해 특유의 프레이밍을 구사했다. 이는 사진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것이라는 그의 작업 모토를 반영하면서 작가가 생각하는 예술의 목적과도 연결된다.

 

Los Angeles 1991.

 

프랑코 폰타나.

 

폰타나는 이렇듯 구상과 추상, 반대되는 두 지점을 자연스럽게 넘나들면서 컬러 사진의 예술성 또한 입증할 수 있었다. 프랑코 폰타나 앞에 나타난 대상이 장소든 사물이든 혹은 인물이든 작가는 그것을 해석한 뒤 자신만의 시선으로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제외할지 그리고 어떤 대비와 관계를 보여줄지 판단하고 정제했다. 그에게 카메라는 현실을 기록하는 수단이 아닌 해석의 도구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말한다. “현실은 마치 대리석 덩어리 같아서 재떨이를 만들 수도,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를 창조해낼 수도 있다.” 폰타나는 늘 학생들에게 흰 종이 위에 검은 점 하나를 찍고 무엇이 보이는지 물었다. 학생들은 검은 점이 보인다고 하지만 폰타나가 학생들이 보았으면 했던 것은 하얀 여백이다. 50년간 작가가 뷰파인더를 통해 바라본 장면은 현실이란 하얀 여백에 펼쳐진 찬란한 풍경이었다. 우리와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지만, 그저 우리가 눈으로만 인식한 풍경은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그 현실은 폰타나의 렌즈를 통해서만 비치고, 사진으로 찍힐 때 비로소 존재한다. 비현실적으로 아름답게 보였던 그의 사진은 사실 우리 세계에 항상 존재해온 풍경이었다. 현재 마이아트 뮤지엄에서 진행 중인 <프랑코 폰타나: 컬러 인 라이프>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삶의 생생한 색과 경이로운 찰나를 감상하면서 자신의 일상에서도 반짝이는 순간을 발견해 마음 한 편에 간직해보길 바란다. 전시는 2023년 3월 1일까지.

CREDIT

어시스턴트 에디터

강성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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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전하는 마음

메종과 라 메르가 함께하는 플라워 박스 클래스

메종과 라 메르가 함께하는 플라워 박스 클래스

<메종>에서 준비한 올해 첫 번째 클래스는 아틀리에 마니피크와 럭셔리 뷰티 브랜드 라 메르가 함께 참여했다. 정성스러운 플라워 박스 선물이 전하는 감동을 느낄 수 있었던 현장 속으로.

 

아틀리에 마니피크는 뷰티 제품을 더욱 정성스럽게 선물할 수 있는 플라워 박스를 제안했다.

 

최근 라이프스타일 분야에서 알찬 소규모 클래스가 대세다. 도예, 플라워, 다도, 베이킹, 킨츠키 등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클래스를 통해 배움의 시간을 즐기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 <메종>에서는 이런 트렌드를 반해 매달 이색적이고 실용적인 클래스를 엄선해 독자들과 교류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캘리그래피와 플라워 연출을 감각적으로 선보여온 아틀리에 마니피크 atelier magnifique의 우혜인 대표와 럭셔리 뷰티 브랜드인 라 메르가 협업한 클래스로 그 첫 시작을 열었다. 더북컴퍼니 사옥에서 진행된 이번 클래스는 라 메르의 제품 소개와 함께 제품을 제대로 바르는 방법 등을 시연을 통해 배워볼 수 있었고, 이후에는 베스트 제품인 ‘크렘 드 라 메르’와 ‘어드밴스드 트리트먼트 로션’ 두 가지를 아틀리에 마니피크만의 감성으로 만든 플라워 박스로 포장하는 시간으로 진행되었다.

 

세라믹 용기에 꽃을 꽂아 박스 안을 채우는 모습.

 

“고급 브랜드와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선물 제품 없이도 잘 활용할 수 있는 플라워 박스가 없을지 고민했어요. 그래서 선물을 꺼내고 나서도 테이블이나 장식장 위에 두고 센터피스처럼 활용하는 박스 연출을 생각하게 됐죠. 오늘은 라 메르의 제품 두 가지를 선물하는 플라워 박스를 만들어볼 거예요.” 우혜인 대표는 보다 정성과 특별함을 담기 위한 선물 포장 방법을 제안했다. 세라믹 용기에 투명 테이프를 사용해 칸을 만들고, 꽃은엽 아카시아와 델피니움, 데이지 종류인 마가렛과 데이토나 튤립, 보라색 지고 페탈리움, 라넌큘러스와 수선화, 스위트피를 사용해 각자 원하는 방식으로 플라워 박스를 완성했다. 가운데에 넣은 라 메르의 제품과도 잘 어우러졌지만 제품을 꺼내고 나서도 센터피스처럼 감상할 수 있어 두 배로 실용적이다. 비가 많이 오는 날의 클래스지만 참여한 이들은 각자의 개성대로 만든 플라워 박스를 들고 사진도 찍고, 라 메르의 제품을 체험해보며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아틀리에 마니피크와 라 메르가 선사한 플라워 박스는 건네는 이의 정성이 담긴 선물이 주는 감동을 느끼기에 충분히 아름다웠다.

 

 

 

La Mer for Flower Class
크렘 드 라 메르 해초를 발효한 미라클 브로스TM 성분과 라 메르의 독자적인 성분으로 탄생한 크렘 드 라 메르는 풍부한 양이 피부를 진정시키고 보호하며 전반적으로 개선시켜주는 럭셔리 안티에이징 크림이다. 60ml, 54만6천원대.

어드밴스드 트리트먼트 로션
민감해지는 피부를 진정시키고 잔주름을 개선하며 모공을 관리해 맑고 건강한 피부로 가꿔주는 어드밴스드 트리트먼트 로션. 세안 후 바르면 다음 스킨케어를 위한 최적화된 피부 컨디션을 만들 수 있다. 150ml, 24만6천원대.

 

자신의 취향에 맞게 꽃을 꽂아 완성하는 플라워 박스.

 

제품과 올바른 사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분희 라 메르 교육부 부장.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이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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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raordinary Voyage to Great Winter Nature

겨울 왕국 캐나다의 설원 속으로

겨울 왕국 캐나다의 설원 속으로

 

자연과 하나 되는 초현실적 체험. 눈부신 만년설과 웅혼한 자연이 끝없이 펼쳐진 겨울 왕국, 캐나다 로키 산맥으로의 여행.

 

 

재스퍼에서 레이크 루이스로 가는 93번 국도 아이스필드 파크 웨어는 총 230km로 차로 3시간가량 소요된다. 병풍처럼 펼쳐지는 로키 산맥의 풍경과 만년설 그리고 빙하도 볼 수 있다.

 

지인의 인스타그램에 2년 전부터 캐나다의 스케일감 넘치는 자연 풍광 사진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뭐라 설명할 수 없이 아름다운 대자연의 모습. 댓글에는 이것이 실화냐! 연신 와~ 와~ 하는 감탄사만 즐비했다. 언젠가 가봐야지라는 막연한 생각만 해왔는데, 캐나다의 겨울을 즐길 수 있는 행운이 생겼다. 이번 여행의 루트는 밴쿠버-재스퍼-레이크 루이스-밴프-캘거리. 아무 생각 없이 대자연의 품에 이끌려 겨울 액티비티를 즐기고 호텔에서의 편안한 휴식이 보장되며 모험심을 한껏 최고조로 끌어올릴 수 있는 기차 여행까지 하는 일정이었다. 요즘 여행의 트렌드라는 경험 여행, 즉 ‘낯설렘(낯선 경험이 주는 셀렘)’ 여행이 기다리고 있어 살짝 흥분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겨울 여행에 대한 두려움도 컸다.

 

재스퍼에서 레이크 루이스로 가는 93번 국도 아이스필드 파크 웨어는 총 230km로 차로 3시간가량 소요된다. 병풍처럼 펼쳐지는 로키 산맥의 풍경과 만년설 그리고 빙하도 볼 수 있다.

 

특히 영하 20℃라는 혹독한 추위가 큰 허들이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기우였음을 알게 됐다. 재스퍼와 벤프는 습기가 없는 건조한 기후와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아 오히려 서울이 더 춥게 느껴졌으니 말이다. 가장 기대했던 비아 레일 VIA Rail 기차 여행은 흡사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에 탑승한 것 같았다. 유리 큐브 돔을 통해 끝없이 펼쳐진 캐나다 설원을 감상하는 낭만적이면서 짜릿한 기분이란! 밴쿠버에서 재스퍼까지 19시간을 달리는 기차에서는 그림을 그리고 뜨개질을 하고 빼곡히 글을 써내려가는 여유로운 사람을 종종 목격할 수 있었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재스퍼에서 레이크 루이스로 가는 93번 국도에서 만난 로키의 풍광이었다. 거대한 수묵화 같았던 로키는 내가 좋아하는 영화 <God Father>에 등장하는 마론 브란도 같았다고나 할까. 거대하지만 뾰족함 대신 따스함을 품고 있는 남성적인 아버지의 산처럼 느껴졌다. 호텔 밖 풍경에서도, 밥을 먹으로 갈 때도 발길 닿는 곳마다 아름다운 로키 산맥이 함께했던 꿈같았던 시간을 소개한다.

 

 

 

휴대폰 끄고 멍때리는 열차, 비아 레일

 

밴쿠버 퍼시픽 센트럴 역에서 출발하는 비아 레일은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와 로키의 핵심, 밴프와 재스퍼가 위치한 앨버타 주를 가로질러 토론토까지 가는 캐네디언 라인의 열차다. 밴쿠버에서 재스퍼까지 19시간이 소요되며,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코스다. 천장까지 유리로 된 글라스 돔 너머로 로키 산맥의 절경을 파노라마 뷰로 즐길 수 있는 것이 이 열차를 탑승하는 가장 큰 이유. 기차에 탑승하면 웰컴 샴페인을 무료로 서비스 받을 수 있다. 기차에서는 와이파이 서비스가 안 되며 재스퍼로 향하는 구간 내내 휴대폰 신호가 잘 잡히지 않아 제대로 자연 멍할 수 있다. 기차의 좌석 클래스도 비행기처럼 나뉘어 있으며, 내가 탄 2인실 Cabin for 2은 낮에는 의자에서 밤에는 침대로 변신한다. 객실에는 작은 화장실과 세면대가 있어 편리했고 잠자리는 생각보다 폭신하고 안락했다. 기차 여행을 처음 해보는 이들이라면 기차는 호텔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할 것.
WEB www.viarail.ca

 

 

로키의 절경을 품은 호텔

 

  • 페어몬트 샤토 레이크 루이스
    세계 10대 절경으로 꼽히는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샤토 레이크 루이스 호텔. 피아노 연주가 유키 구라모토도 이곳에서 ‘레이크 루이스’를 작곡했다고 한다. 호수 정면으로 보이는 빅토리아 빙하의 장엄한 풍경을 배경으로 여름에는 에메랄드 호수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호텔로 캐나디언 로키를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곳이다. 호텔에서는 계절마다 하이킹과 마운틴 가이드 투어, 스키, 스케이트, 하이킹 등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아름다운 레이크 루이스를 조망하는 레스토랑에서는 애프터눈 티타임을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로키를 품고 있는 페어몬트 샤토 레이크 루이스 호텔.

 

 

  • 무스 호텔
    캐나다의 조명 브랜드 보치 Bocci로 로비와 레스토랑을 단장한 호텔. 멋 내지 않은 소박한 산장 같은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특히 로키 산맥의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 야외 온수욕을 즐길 수 있는 것이 매력적이며 스파 시설을 갖추고 있어서 여독을 풀기에 안성맞춤이다.

 

 

< TIP 재스퍼 푸드 투어  > 

 

 

재스퍼에서 먹거리가 고민이라면 푸드 투어를 이용해보자. 재스퍼 로컬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4곳의 맛집을 방문해 각기 다른 4가지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메인 요리부터 디저트까지 완벽한 한끼 구성이 특징이며 음식에 맞는 캐나다 로컬 와인이나 술 페어링을 즐길 수 있다.
WEB www.jasperfoodtours.com

 

문의
캐나다 관광청 www.keepexploring.kr
모두투어 1544-5252, www.modotour.com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Ming, Park (여행작가)

취재협조

캐나다 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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