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nd New Hong Kong

팬데믹 이후 더욱 많은 구경거리로 돌아온 아트바젤 홍콩

팬데믹 이후 더욱 많은 구경거리로 돌아온 아트바젤 홍콩

 

아트바젤 홍콩을 앞두고 홍콩이 손님 맞을 준비에 한창이다. 아시아 최고 아트페어 아트바젤 홍콩을 맞아 팬데믹 이후 오랜만에 문호를 개방하는 것이기에 여행자의 마음을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경찰서와 감옥을 개조한 센트럴의 복합문화공간 타이퀀에는 오라오라, 마시모 드까를로, 살롱 콰이펑 등의 갤러리가 새롭게 입점했다.

 

3월 23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아트바젤 홍콩 Art Basel Hong Kong은 더욱 돋보일 것으로 보인다. 갤러리와 복합문화공간이 가득한 센트럴 갤러리 디스트릭트(CGD)뿐 아니라 팬데믹 기간 동안 새로운 문화 지구가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그간 센트럴은 한 건물에 여러 개의 갤러리가 입점한 갤러리 빌딩으로 알려진 H퀸스 빌딩, 페더빌딩, 중국농업은행빌딩이 있어 아트바젤 홍콩 기간에는 늦은 밤까지 샴페인을 마시는 여행객들로 붐볐다. 센트럴의 갤러리 빌딩은 홍콩의 상징으로 불리며, 모두를 매혹시켰다. 아트바젤 홍콩과 아트 센트럴 Art Central이 열리는 홍콩컨벤션센터 HK Convention&Exhibition Centre에서 센트럴까지 걸어서 갈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팬데믹 동안 홍콩은 머물러 있지 않았다. M+미술관을 중심으로 서구룡문화지구 West Kowloon Cultural District(WKCD)가 완성되었고, 웡척항 역의 낡은 빌딩에 들어선 20여 개의 갤러리가 연합한 남쪽섬문화지구 South Island Cultural District(SICD)가 활성화되었다. 홍콩 문화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은 세 지역, 센트럴 갤러리 디스트릭트(CGD), 서구룡문화지구(WKCD), 남쪽섬문화지구(SICD)를 중심으로 홍콩의 새로운 변화를 살펴보자.

 

타이퀀의 현대미술관에서는 <미스 메이커스>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LGBTQ+ 성소수자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전시여서 아트바젤 홍콩 기간에 인기를 모을 것으로 보인다.

 

빅토리아 피크 트램도 팬데믹 기간을 맞아 제6세대 트램으로 재정비했다.

 

가장 많은 변화가 일어난 서구룡문화지구부터 이야기하고자 한다. 서구룡은 홍콩섬의 야경이 바다 건너로 보이는 환상적인 전망이 자랑이다. 거의 10년간의 개관 준비를 마친 M+미술관이 2021년 개관했으며, 얼마 전에는 홍콩고궁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2019년에는 경극 극장이 두 곳이나 있는 시취센터가 문을 열어 그 시작을 알렸으며, 뒤이어 선보인 공연장 프리스페이스와 조각공원 아트파크도 근사하다. 때문에 이번 아트바젤 기간에 홍콩에 가면 서구룡문화지구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 것 같다. M+미술관에서는 9개의 전시가 진행 중이며, 3개의 레스토랑과 카페가 있다. 바다가 시원하게 보이는 야외 조각 공원과 두 곳의 아트숍도 지나칠 수 없다. 쿠사마 야요이 작품 세계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호평을 받고 있는 <쿠사마 야요이: 1945 to Now> 전시뿐 아니라 <비플: 휴먼 원> <울리 지그 컬렉션> <씽스, 스페이스, 인터랙션스> <홍콩: 히어 앤 비욘드> 등의 전시는 아트바젤 홍콩 시즌까지 열리는 M+의 대표 전시다. 어느 도시든 간에 미술관과 갤러리의 가장 자신 있는 전시는 아트페어 기간에 열리기 마련이다. 특히 M+미술관 컬렉션의 근간을 이룬 컬렉터 울리 지그의 중국 미술 컬렉션을 소개한 <울리 지그 컬렉션>은 중국 현대미술의 힘을 느낄 수 있어 강력 추천하며, 우리나라 송은에서도 조만간 울리 지그 컬렉션 전시가 열릴 예정이라 더욱 관심을 가질 만하다.

 

M+ 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비플의 <휴먼 원>. 비플은 인스타그램 팔로어 245만 명인 가장 영향력 있는 디지털 아티스트로 유명하다.

 

M+미술관의 디자인은 알려졌듯이 건축가 듀오 자크 헤르조그 Jacques Herzog와 피에르 드 뫼롱Pierre de Meuron이 맡았다. 14만 개의 녹색 세라믹 기둥이 미술관의 콘크리트 내부와 외부를 감싸고 있는 모습은 사진보다 실제가 더욱 장엄하다. 밤이면 5,664개의 LED 튜브로 구성된 110m의 LED 디스플레이 화면에서 미디어아트가 상영된다. 구룡에서 바라보는 홍콩섬의 야경이 유명하지만, M+미술관으로 인해 구룡의 야경에 매력을 더한 것. 야외 조각 공원과 연결된 ‘모수 홍콩’은 미식의 천국 홍콩에서도 가장 예약하기 어려운 레스토랑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미쉐린 3스타를 받은 ‘모수 서울’을 능가하는 인기다. 바로 옆 홍콩고궁박물관의 수려한 건축 설계는 로코 디자인 건축 어소시에이츠 Rocco Design Architects Associates가 담당했다. 중국 전통 미술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며, 아름다운 천장은 자금성의 황금 기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메탈 소재의 곡선미를 만들었다. 베이징고궁박물관 180만 점의 소장품 중에서 914점의 컬렉션이 대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중 166점은 국보로 인정받은 1급 문화유산이다. 첫 번째 전시장에서는 홍콩고궁박물관 관장인 루이 응 지와 박사 Dr Louis NG Chi-wa의 179점의 작품 큐레이션을 만날 수 있다. ‘자금성으로 들어가며 Entering the Forbidden City: Collection, Architecture and Heritage’는 주제로 청나라 때 배치가 완성된 자금성의 건축과 소장품, 궁중 활동을 보여주는 전시다. 갤러리2의 <황혼에서 새벽까지 From Dawn to Dusk: Life in the Forbidden City>는 자금성에서 살았던 황제와 황후의 발자취를 찾아 319개의 보물을 만날 수 있다. 영화 <마지막 황제>가 떠오르는 전시다.

 

지난 7월 개관한 서구룡문화지구의 홍콩고궁박물관. 베이징고궁박물관에서 914점의 소장품이 대여된 것이 처음이라 인기가 높다.

 

로즈우드 호텔은 아트 컬렉터 에드리언 청 패밀리가 운영하는 만큼 호텔 전층에 걸쳐 미술 작품이 가득하며, 투숙객에게 아트 맵을 제공한다.

 

지난 7월 개관한 서구룡문화지구의 홍콩고궁박물관. 베이징고궁박물관에서 914점의 소장품이 대여된 것이 처음이라 인기가 높다.

 

걸어서 이동 가능한 인근 구룡에는 에드리안 청 뉴월드개발 부회장이 선보인 삼총사 K11 뮤제아와 로즈우드 호텔, 아트러스 레지던스 호텔이 있다. 에드리안 부회장이 아트 컬렉터로 유명한 만큼 이 세 곳에는 로비에서부터 모든 층마다 예술 작품이 가득하다. 붉은 색깔이 아름다운 K11 뮤제아 로비의 미술 작품은 일본 작가 시오타 치하루의 설치작품이며, 스털링 루비의 반짝이는 작품은 2개 층에 걸쳐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K11 뮤제아 6층에서는 런던 V&A 박물관과 협업한 패션 전시도 열리고 있다. 럭셔리 패션 쇼핑과 미술 작품 감상이 한자리에서 가능한 구조가 재미있다. 리노베이션해서 재개관한 홍콩미술관(HKMoA)도 K11 뮤제아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K11 뮤제아 역시 에드리언 청의 야심작답게 곳곳에 미술 작품이 가득하다. 로비에는 일본 미술가 시오타 치하루의 붉은 작품이 설치되어 있다.

 

호텔로는 아트바젤 홍콩의 공식 파트너인 페닌슐라 호텔과 로즈우드를 특히 주목해야 한다. 이 두 호텔은 흥미롭게도 홍콩섬 바다 건너 구룡에 나란히 위치하고 있다. 호텔 객실에서 바라다보이는 바다 너머 풍경이 아트바젤 홍콩이 열리는 홍콩컨벤션센터다. 보다 빠르게 아트바젤 홍콩을 보고 싶은 이들을 위해 두 호텔은 요트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특히 펜닌슐라 호텔은 롤스로이스와 헬기 서비스로 유명하다. 헬기를 타고 공항에서 픽업 가능하며, 홍콩 상공 여행도 이루어진다. 하지만 택시, 지하철, 버스를 이용해도 구룡에서 홍콩컨벤션센터까지 15분 정도면 도착하니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홍콩은 크지 않은 도시이고 교통편이 잘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센트럴, 서구룡문화지구, 남쪽섬문화지구 세 곳의 문화 스폿까지 30분 내로 여유롭게 이동 가능하다. 로즈우드 호텔과 페닌슐라 호텔은 각각 홍콩에서 가장 새로운 호텔, 가장 오래된 호텔이라는 차이점을 가지고 있지만 인기 있는 호텔이라는 점은 같다. 또한 홍콩섬과 바다 풍경이 한눈에 보이는 수영장도 공통점이다. 페닌슐라 호텔의 티파니 실버 커틀러리 세트는 아침 조식에도 사용 가능하며, 투숙객에게는 애프터눈 세트 예약의 우선권이 발휘된다. 필립 스탁이 디자인한 28층 루프톱 레스토랑 ‘펠릭스 Felix’ 등 7곳의 레스토랑과 바, 카페가 있으며, 홍콩 식당 ‘스프링문 Spring Moon’과 프랑스 식당 ‘가디 Gaddi’s’는 미쉐린 1스타를 획득했다. 연말연시의 호텔 외관 장식은 샤넬과 협업했으며, 샤넬과 함께 만든 초록색 페닌슐라 반지도 있을 만큼 특별한 위치에 있다. 로즈우드 호텔은 2019년에 문을 열어 아직 방문해본 한국인이 적다. 토니 치 Tony Chi가 설계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인테리어 디자인이 특징이다. 투숙객에게 아트 컬렉션 맵을 제공하기에 한 번쯤 돌아볼 것을 권한다. 에드리언 청 부회장 패밀리의 역사를 담은 사진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호텔 앞은 새롭게 선보인 스타의 거리와 연결돼 있어 산책 코스로도 낭만적이다.

 

아트바젤 공식 호텔인 페닌슐라 호텔에서는 롤스로이스와 헬기, 요트 서비스로 아침마다 고객을 페어장으로 가이드할 예정이다.

 

페닌슐라 호텔과 로즈우드 호텔 바로 앞에 자리한 홍콩미술관 역시 리노베이션해서 산뜻한 전시를 과시하고 있다.

 

이제, 센트럴로 가보자. 센트럴에 2018년 선보인 복합문화공간 타이퀀은 옛 경찰서와 감옥 건물이었다. 타이퀀의 21개의 건물 중에서 2개 건물은 헤르조드&드 뫼롱이 설계했는데, 그중 하나가 현대미술관이다. 아트바젤 기간을 겨냥해 <미스 메이커스 Myth Makers> 전시를 선보이는데, LGBTQ+ 성소수자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전시여서 관심을 모은다. 일부 미술 작품은 19세 이상 관람가인 공간에 별도로 전시 중이다. ‘마담 푸’, ‘차이나 라이브러리’ 등의 레스토랑은 여전히 인기가 높으며, 갤러리 오라오라, 마시모 드까를로 등의 갤러리가 팬데믹을 맞아 이곳으로 이전했다. 센트럴의 터줏대감 센트럴마켓과 피크 트램도 새롭게 단장했다. 마지막으로 웡척항역 인근의 남쪽섬문화지구는 팬데믹 이후 더욱 탄탄해졌다. 이들 빌딩숲 안의 갤러리들이 연합해 전시 투어를 갖기도 하며, 새로운 문화 세력으로 성장했다. 드 사테, 로시 앤 로시, 블라인드스팟, 기랑 마링구 갤러리 등이 새로운 빌딩으로 이전했으며, 센트럴에서 높은 월세를 포기하고 악셀 베르토르트, 벤 브라운 파인 아트 등이 이사 왔다. 이번 봄 홍콩에 간다면 갈 곳이 많을 것 같아서 벌써부터 즐겁다. 팬데믹 동안 업그레이드된 홍콩을 만끽해보는 것은 어떨까?

 

웡척항 인근 남쪽섬문화지구의 드 사테 갤러리와 로시 앤 로시 등의 갤러리들이 새로운 빌딩으로 이전해 여행자를 맞을 준비를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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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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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결, 모빌리티’에 집중하라

CES에서 둘러보는 스마트 라이프 스타일 트렌드

CES에서 둘러보는 스마트 라이프 스타일 트렌드

 

세계 최대의 정보기술, 가전 전시회 CES 2023의 하이라이트.

 

변화에 빠져들어라(Be in It)

지난 1월 5~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3은 축제의 장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에서 벗어나 3년 만에 100% 오프라인으로 행사가 진행되면서 11만5000여 명에 달하는 인파가 몰렸다. 참가 업체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3100여 개에 달했다. CES는 글로벌 기술 트렌드를 바꾼 ‘게임 체인저’들이 첫선을 보이는 자리로 유명하다. CD 플레이어(1981년), 마우스(1986년), HD TV(1998년), 태블릿 PC(2010년), 스마트워치(2012년)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올해 행사에서도 ‘기술은 쉼 없이 진보한다’는 사실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가전 분야는 ‘초연결’이라는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삼성전자 세탁기와 LG전자 TV를 회사별 앱에 접속해 제어해야 했다. 글로벌 빅테크도 마찬가지다. 아마존의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 등과 연동하는 제품이 따로 있었다. 올해부턴 상황이 바뀐다. 주요 기업들이 통합 스마트홈 IoT 표준인 ‘매터’를 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구글과 아마존,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일제히 연결성을 강조하며 세상의 모든 제품이 하나로 연결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CES가 모터쇼를 방불케 하는 자동차 기술의 경연장이 된 것은 최근 몇 년간 계속된 흐름이다. 올해는 완성차 업체와 차량 부품업체는 물론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빅테크 기업까지 모빌리티를 화두로 내세웠다. 빅테크들은 자동차를 ‘움직이는 엔터테인먼트 기기’로 정의하고 이를 구동할 수 있는 솔루션과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겠다고 설명했다.

오감을 자극하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장비가 대거 등장한 점도 눈에 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 부드럽게 휘는 갈대의 촉감, 배를 관통하는 총알의 충격, 화재 현장의 뜨거운 불길, 모닥불에 구운 마시멜로 냄새 등을 가상의 공간에서 구현했다는 게 참가 업체들의 공통된 설명이었다. 시각 일변도였던 VR·AR 시장이 한 단계 진화한 셈이다.

 

 

 

헬스케어 업체들은 ‘병원에 갈 필요가 없는 세상’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싱가포르 스타트업 애바이스헬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가 내놓은 동전 모양의 애바이스MD를 가슴 윗부분에 붙이고 기다리면 심박수, 호흡기 상태, 기도협착 여부 등이 수치로 표시된다. 의사는 앱에 자동으로 기록된 폐 소리의 데이터를 보고 전화 통화로 환자에게 치료법을 제시한다.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한 주요 참가 업체들은 부스 안에 최신식 PC방 또는 오락실을 옮겨놓은 듯한 게임존을 마련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게임 관련 시장이 급팽창했다는 점을 감안한 행보다. 제품군도 다양해졌다. 곡선으로 휜 게이밍 모니터를 필두로, 게이머 전용 의자와 소파, 콘솔 기기, 사운드 바 등이 전시장을 빼곡하게 채웠다. 3차원(3D) 안경이 필요 없는 노트북, 건전지가 필요 없는 리모컨, 선 없는 TV…. CES의 또 다른 키워드는 ‘뺄셈’이었다. 행사 참여 업체들은 기업이 그간 필수 요소로 여기던 부분을 과감하게 빼는 기술을 잇달아 선보였다. 가전제품에도 미니멀리즘이 대세가 됐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Part 1 생활 가전과 자동차

 

아침에는 노란 차, 저녁에는 파란 차

©BMW

아침에 출근할 땐 상큼한 노란색 차를 타고 나갔다 퇴근 때는 분위기 있게 푸른색 차를 몰고 오면 어떨까. BMW가 공개한 ‘i 비전 디’는 이런 상상을 가능하게 한다. 이 차는 외장 색상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카멜레온 카다. BMW는 2022년 CES에서 전자잉크 기술을 활용해 차량 색상을 흰색에서 검은색으로, 또 검은색에서 흰색으로 바꾸는 기술을 공개했는데, 올해는 풀컬러로 업그레이드했다. 이 차는 헤드라이트와 그릴 형태를 바꿔 기쁨, 놀람 등의 표정까지 지을 수 있다.

 

 

안경 없이 구현한 3차원 세상

불편한 3차원(3D) 안경 없이 입체 영상을 즐길 수는 없을까. 대만 업체 에이수스가 내놓은 답은 ‘예스’다. 이 회사는 CES에서 세계 최초로 3D를 구현하는 OLED 디스플레이 기술 ‘에이수스 스페이셜 비전’을 선보였다. 노트북에 내장한 카메라가 사용자 눈의 움직임을 따라다니면서 조금씩 각도가 다른 3D 이미지를 제공한다. 화면 속 공룡이나 꿀벌을 사용자의 시야에 맞춰 다른 각도로 보여주기 때문에 화면이 바깥으로 튀어나온 것처럼 느껴진다.

 

 

도로 주행도, 하늘 비행도 OK

도로를 달리다 갑자기 차가 막히면? 날아가면 되지. 꽉 막힌 도로에서 한 번쯤 해봤을 상상이 현실이 되는 날이 머지않았다. 미국 모빌리티 스타트업 아스카는 도로와 하늘에서 모두 쓸 수 있는 공륙양용 차량 ‘A5’를 공개했다. 4인승이며 리튬이온 배터리와 가솔린을 동력원으로 쓴다. 지상에선 한 번 충전으로 최대 약 400km를 이동할 수 있다. 하늘로 올라가는 것도 어렵지 않다. 활주로 이륙뿐 아니라 수직 이착륙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게걸음 하는 자동차

현대모비스는 전동화 기반 자율주행차 컨셉트 모델 ‘엠비전 TO’를 공개했다. 바퀴가 90도까지 꺾이기 때문에 게가 옆으로 걷는 듯한 ‘크랩 주행’이나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하는 ‘제로 턴’ 등이 가능하다. 내부는 편안함을 추구한다. 접거나 회전이 가능한 좌석을 장착했다. 화물 운송 등 목적에 맞게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 폼펙터의 끝판왕

접혀 있는 디스플레이를 펼치고 오른쪽 화면을 당기면 스마트폰 크기의 제품이 태블릿 PC만하게 커진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더 당기면 오른쪽으로 반 뼘 정도 추가로 늘어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개한 ‘플렉스 하이브리드’의 모습이다. 접었다 펴거나(폴더블), 늘리는(슬라이딩) 것 중 하나만 가능하던 디스플레이가 또 한번 진화한 제품이다. 사용 방법도 어렵지 않다. 공책을 펼치듯 디스플레이를 열고 화면 오른쪽 끝을 잡고 살며시 당기면 된다.

 

 

Part2 가정 용품과 인테리어

 

가상현실의 진화, 이제 촉각까지 재현

미국 기업 햅트X는 물체의 재질에 따라 달라지는 촉감을 구현한 VR 장갑을 선보였다. 이 장갑을 끼면 매끈하고 딱딱한 자동차와 부드럽고 휘는 갈대의 감촉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손가락은 물론 손등, 손바닥을 완전히 감싸는 135개의 ‘공기 방울’을 통해 세밀하게 촉각을 자극하는 게 이 기술의 핵심이다. 장갑 겉에는 장력이 있는 엑소스켈레톤(외골격 로봇)을 달아 무게와 저항까지 느껴진다.

 

 

“이 아보카도, 썩었습니다”

신선식품의 유통기한은 보이지 않는다. 싱싱해 보였던 딸기가 다음 날 물러버린다. 겉으로 멀쩡한 토마토도 잘라보면 너무 익어 맛이 없을 때가 있다. 네덜란드 푸드테크기업 원서드는 딸기와 아보카도 등 신선식품을 가져다 대면 AI로 데이터 분석해 얼마나 숙성됐는지를 알려주는 측정 기기를 선보였다. 슈퍼마켓 매대까지 갔다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전선과의 전쟁은 끝났다

집 꾸미기에 관심이 많은 인테리어족 입장에서 TV는 ‘계륵’이다. 인테리어 가구와 견줘 디자인에 손색이 없는 TV 신제품이 출시되고 있지만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주변 기기와 TV를 연결하는 전선이다. LG전자가 공개한 ‘LG 시그니처 올레드 M’은 인테리어를 만족시키면서 TV에 대한 고민을 없애주는 제품이다. 97형 TV에 세계 최초로 무선 전송 솔루션을 적용했다. 전원 케이블을 제외한 모든 전선을 없애 TV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게 했다.

 

 

손은 떨려도 립스틱은 똑바로 발라야지

화장품을 많이 팔기 위해 로봇을 만드는 시대다. 로레알은 휴대용 로봇 메이크업 애플리케이터 ‘햅타’를 선보였다. 손 떨림이 심하거나 팔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은 사람도 안정적으로 립스틱과 마스카라 뚜껑을 열고 바르는 동작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로레알이 함께 내놓은 가정용 디지털 눈썹 프린팅 디바이스인 ‘로레알 브로 매직’은 증강현실(AR)을 이용해 자연스럽게 눈썹을 그릴 수 있다.

 

 

전기 만드는 ‘태양의 나무’

미래에는 가로수가 전기를 생산하는 ‘미니 발전소’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 일본 파나소닉은 태양전지를 나뭇잎처럼 만들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나무를 CES 전시장 한가운데 설치했다. 잎사귀를 만드는 데 쓰인 재료가 페로브스카이트라는 점이 눈에 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실리콘 태양전지를 대체할 차세대 신소재로 주목받는 물질이다. 가볍고 유연해 벽, 창문 등 어디에나 설치할 수 있다. 파나소닉이 보여준 것처럼 나뭇잎 모양으로 가공하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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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형석(한국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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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깃든 파리의 예술

예술가의 성지 파리에서 경험하는 특별한 부티크 호텔

예술가의 성지 파리에서 경험하는 특별한 부티크 호텔

 

위대한 예술가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부티크 호텔 ‘아카데미 에 데 자르’가 문을 열었다.

 

파리는 가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각자 파리에서 느끼는 매력은 다르겠지만, 누구나 주인공이 되려는 도시인 만큼 곳곳에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특히 1800년대부터 서양 미술의 가장 뜨거운 도시로 부상한 파리는 1차 세계대전 이후까지 숱한 젊은 예술가의 성지였다. 그들은 파리에서 울고 웃고 좌절과 성공을 맛보며 자신들의 예술 세계를 선보였다. 몽마르트르에서는 고흐와 르누아르 등을 만날 수 있었고, 지나친 상업화를 피해 떠오른 몽파르나스에는 피카소를 선두로 샤갈, 수틴, 모딜리아니 등이 존재한다. 유럽 각국에서 이주한 이들은 몽파르나스의 라 로통드, 르 돔, 르 셀렉트 등의 카페에서 교류하기도 했으며 그들의 작품과 삶의 이야기는 고스란히 파리에 남아 여전히 누군가에게 큰 영감과 감동을 전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발자취를 찾아 파리를 누비는 이들도 많다.

 

예술적 영감이 피어나는 아틀리에.

 

천장 드로잉이 돋보이는 호텔 로비.

 

이번에 소개할 호텔 ‘아카데미 에 데 자르 Academies et des Arts’는 모딜리아니와 고갱이 예술혼을 펼쳤던 작업실, 로댕의 제자였던 부르델이 선생님이 되어 자코메티를 가르쳤던 학교와 함께 위치한다. 디자이너 스테파니 리제와 라파엘 위고는 그들의 활동 당시 모습과 모던함의 조화를 위해 맞춤 가구와 소품에 특별히 공을 들였다. 예술적 영감이 충만한 투숙객을 위해 호텔에서는 별도의 아틀리에도 마련했는데, 위대한 예술가들의 책을 보며 간단한 작업이 가능하다. 또한 호텔 건너편에 자리한 유명 미술 학교 그랑 쇼미에르의 드로잉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호텔 곳곳에는 파리의 갤러리에서 현재 활동 중인 예술가의 그림과 사진이 조화롭게 전시되어 있으며 마음에 든다면 바로 구입도 가능하다. 예술의 도시를 찾아온 여행자라면 더할 나위없이 알맞은 부티크 호텔이 아닐까.

 

따스함이 느껴지는 객실 내부.

 

클래식한 간판.

 

아트북으로 가득한 북 라운지.

 

ADD 15 Rue De La Grande Chaumière 75006 Paris
WEB hoteldesacademies.f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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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WRITER

진병관(파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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