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전기차 춘추전국시대, 5천만원의 예산이 있다면 어떤 전기차를 사는 것이 좋을까? 저마다 사랑받는 이유가 있는 다섯 가지 순수 전기차를 소개한다.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린 CES2023(국제전자제품박람회)은 그야말로 차세대 모빌리티 기술의 각축장이었다. 최신 자율주행부터 전기차, 배터리, 센서 등 300여 개의 자동차, IT, 테크 기업이 저마다의 신기술을 뽐내며 전기차 시장의 미래를 구체화한 것. ‘라스베이거스 오토쇼’라 불렸던 과거의 명성을 되찾았다는 평이 여기저기에서 쏟아졌다. 날이 갈수록 눈에 띄게 증가하는 전기차 판매 비율을 보고 있노라면 기업들이 왜 이토록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지 이해된다. BMW그룹은 2022년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약 21만5,000대의 순수 전기 모델을 전 세계에서 판매했고, 2026년에는 전체 판매량 중 3분의 1이 전기차가 될 것이라 예측했다. 올해 한국자동차산업협회 (KAMA)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휘발유차 판매는 전년 대비 5.4%, 경유차는 19.8% 감소한 반면 전기차는 28.7% 증가했다. 심지어 전기차 판매 대수(44만8,934대)도 사상 처음으로 경유차(33만3,522대)를 역전했는데, 하이브리드를 제외한 순수 전기차 비율 또한 전년 대비 63.6% 증가한 16만4,000여 대로 시장점유율이 약 10%에 달한다.
이처럼 전기차 춘추전국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닌 지금, 하나라도 더 큰 파이를 차지하기 위해 글로벌 자동차 기업은 저마다의 셀링 포인트를 내세우고 있다. 2030년까지 100% 전기차 브랜드로 전환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볼보뿐 아니라 폭스바겐 또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2026년까지 10종의 신형 전기차 출시 계획을 내놓았다. 이번 3월에는 2025년 양산을 목표로 3천만원대의 저가형 전기차 모델을 발표했는데, 중대형 위주로 포진해 있는 지금의 전기차 시장에 또 어떤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말했듯 현재 순수 전기차 시장은 중대형 위주로 포진해 있어 크게 7천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라인과 5천만~6천만원 사이의 보급형으로 양분화된 추세다. 전기차의 첫 시작으로 함께하기 좋은 다섯 가지 보급형 모델을 엄선했다.
작지만 강하다, 더 뉴 아우디 Q4 e-트론
2022년 출시한 준중형 SUV로 아우디가 처음으로 선보인 콤팩트 세그먼트의 순수 전기 SUV 모델이다. 2019년 초에 선보였던 컨셉트카 디자인을 그대로 양산했으며 스포티한 디자인과 큼지막한 휠, 8각형 싱글 프레임 전면 그릴 등 정밀하고 또렷한 차체의 선이 특징. 풀 사이즈 SUV에 맞먹는 넓은 실내 공간과 넉넉한 레그룸, 수납공간을 지녀 탁 트인 느낌이다. 82kWh 용량의 리튬 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복합 368km의 주행이 가능하다.
미니멀 디자인의 정수, 폴스타 2
2022년 스웨덴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가 선보인 중형 세단. 공기역학 성능을 지닌 프레임리스 사이드미러, 비건 소재와 재생 플라스틱을 사용한 인테리어 등 절제된 단순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스칸디나비안 미니멀 디자인을 지향한다. 롱 레인지 싱글 모터와 듀얼 모터 두 가지 파워트레인을 선보이며 78kW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최대 417km 주행이 가능하다. 하만카돈 프리미엄 오디오, 국내 최초 전기차 전용 TMAP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탑재 등 주행의 즐거움을 놓치지 않은 것이 특징. 자동차 안전도 평가에서 전기차 부문 종합 최고 평점을 기록하며 독보적인 안정성을 입증했다.
혁신의 시작, 폭스바겐 ID.4
폭스바겐 코리아가 2022년 선보인 첫 번째 순수 전기 SUV 모델이다. 당시 유럽 외 첫 번째로 국내에서 출시해 화제가 되었던 모델. 미래지향적인 외관과 편안한 라운지를 연상시키는 인테리어, 뒷좌석 시트를 접을 시 1,575L까지 늘어나는 트렁크 적재 용량 등 뛰어난 활용도를 지닌 것이 특징. 82kWh 고전압 배터리를 탑재해 급속 충전 시 약 36분 만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며 1회 충전 시 405km의 복합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재야의 고수, 푸조 e-2008
푸조 SUV 라인업 최초의 전동화 모델로 2022년 연식 변경을 통해 주행거리를 260km까지 늘렸다. 소형 SUV에 속하지만 높은 지상고와 넉넉한 볼륨, 강력한 힘을 지닌 것이 특징. 무엇보다 항공기 조종석을 연상시키는 인체공학적 인테리어로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심미성과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주행 정보를 보여주는 3D 형식의 디지털 패드를 갖췄으며 뒷좌석 시트를 접을 시 최대 1,467L까지 확장되는 효율적인 내부 공간을 지녔다.
국산차의 저력, 현대 아이오닉 6
현대차가 2022년 선보인 두 번째 순수 전기차 중형 세단. 작년 10월 출시한 지 6개월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내연기관을 비롯한 국산 중형 세단 판매량 1위를 달성할 만큼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전체적으로 매끈한 유선형 디자인에 세계 최고 수준의 공력 성능을 기반으로 달성한 500km의 주행 가능 거리를 지닌 것이 특징. 무엇보다 400V/800V 멀티 급속 충전 시스템을 적용해 800V 초급속 충전 시 10%에서 80%까지 18분 만에 충전이 가능하다는 점이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자료 제공: 아우디 코리아, 스텔란티스 코리아, 폭스바겐 코리아, 폴스타 코리아, 현대자동차
참고도서: <CES2023>, 한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