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가장 친하고 내밀한 삶의 공간인 욕실. 디자인, 소재, 기능성 등 저마다의 개성을 지닌 하이엔드 욕실 브랜드의 대표 컬렉션에서 발견한 영감을 모았다.
갤러리 같은 욕실
아트 디렉터 안드레아 파리시오 Andrea Parisio와 주세페 페자노 Giuseppe Pezzano가 시엘로 Cielo를 위해 디자인한 이 칸티니 I Catini 컬렉션은 전통과 혁신 사이를 오간다. 금속 받침대 위에 놓인 신제품 세라믹 욕조 오펠리아 Ofelia도 그중 하나. 고전 욕조 형태를 모던하게 재해석해 풍성한 볼륨과 편안한 등받이를 지닌 것이 특징이다. 욕조 끝부분의 얇고 섬세한 디테일에 우아함이 깃들어 있다.
색감이 주는 활력
집 안에 과감한 컬러를 들이기 다소 부담스럽다면 욕실부터 찬찬히 시작해보자. 1873년부터 이탈리아에서 세라믹을 생산해온 아피아니 Appiani의 파스텔리 Pastelli는 여덟 가지 파스텔 톤으로 욕실에 화사함을 더해주는 모자이크 타일. 1.25×1.25cm, 1.25×3.75cm, 2.5×2.5cm의 세 가지 사이즈가 각기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
현대인의 웰니스를 위해 설계된 제시 Gessi의 오리지니 Origini 컬렉션은 가장 순수한 형태와 원초적인 소재에서 인간의 내면을 발견했다. 황토, 벽돌, 황동, 구리, 강철 등 원초적 색과 상징적인 소재에서부터 영감받아 디자인한 것. 단순한 형태와 색상, 소재, 마감의 조화로 제품보다는 사람을 중심에 두며, 시각뿐 아니라 촉각까지 포괄한다. 절대적 자유 속에서 마침내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타임리스 디자인
시대와 유행을 뛰어넘는 타임리스 디자인을 선보이는 아르마니 로카 Armani Roca. 클래식하면서도 우아함이 깃든 바이아 Baia 컬렉션은 고전에서 찾은 욕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으로,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생각하는 욕실에 대한 철학이 오롯이 담겨 있다. 넓은 욕실 중앙에 욕조를 놓고 양쪽에 세면대를 배치해 사용하도록 고안된 것이 특징. 세면기와 수전, 샤워기, 변기는 물론 각종 액세서리까지 취향에 맞게 비스포크가 가능하다.
치유의 방
테헤란 출신의 독일 건축가 하디 테헤라니 Hadi Teherani가 악소르 Axor와 선보인 디스팅티 Distinctive 욕실 컬렉션은 예부터 목욕을 치유의 상징으로 여겼던 중동의 고대 목욕탕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마주보는 네 개의 창과 둥근 아치는 서로 대칭을 이루고, 그 중앙에는 유기적 형태의 욕조와 넓은 샤워 공간, 타원형의 세면대를 배치했다. 바닥에서부터 천장까지 이어지는 눈부신 은색 유리 모자이크와 밝은 대리석 욕조는 공간에 온기와 관능을 불어넣으며, 우아함을 잃지 않는다.
예술 입은 욕실
스위스 욕실 브랜드 라우펜 Laufen은 올해 마르셀 반더스 Marcel Wanders, 스위스 아티스트 모니크 바우만 Monique Baumann 등 다양한 예술 분야와의 협업을 선보다. 그중에서도 밀라노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NM3 디자인 스튜디오와 함께 선보인 뉴 스페이스 New Space 라인은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가 돋보이는 캡슐 컬렉션. 욕실 가구부터 스툴, 거울 등 액세서리로 선보이며 기존 모습에 국한되지 않은 새로운 생명력이 느껴진다.
빛과 소재의 결합
안토니오 루피 Antonio Lupi가 AL 스튜디오와 함께 선보인 알붐 럭스 Albume Lux는 2018년 선보인 베스트셀러 알붐을 한 단계 진화시킨 신제품이다. 크리스털, 대리석, 유리 등 다양한 소재의 세면기와 조명 역할을 하는 하부를 결합한 독립형 세면대인 것.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개발한 반투명 수지 소재는 어두운 곳에서 마치 세면기가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욕실 전체에 빛이 은은하고 균일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돕는다.
욕실도 비스포크
이탈리아 천연 대리석 브랜드 루체 디 까라라 Luce di Carrara는 단순하면서도 우아한 욕실을 위해 튜브 Tube 컬렉션을 새롭게 선보다. 벽에 고정된 금속 튜브로 지탱하는 나무 선반에는 대리석 세면대를 올려 배치하거나 욕실 트레이 등을 원하는 대로 조합할 수 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디자인으로 욕실 분위기를 한층 미니멀하게 변화시킨다.
미니멀리즘 건축의 정수
노먼 포스터가 이끄는 런던 기반의 건축 스튜디오 포스터+파트너스 Foster+Partners와 팔퍼 Falper의 협업으로 새롭게 탄생한 MA 라인은 공간과 요소 사이의 조화로운 균형을 강조한다. 구조적 디자인이 돋보이는 욕조와 세면대, 수전, 거울 등은 마치 가늘고 섬세하면서도 우아함과 기능성을 잃지 않았다. 세면대 하부장은 정교한 목공 기술을 통해 완성되며 생활 공간에 맞는 다양한 추가 모듈 구성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