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히 굳힌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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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히 굳힌 땅

대구보건대학교 인당뮤지엄에서 남춘모 작가의 초대전 <From Lines>가 개최된다. 한국적인 수행의 과정을 작품에 담아내는 남춘모 작가는 이배, 김택상 작가와 함께 후기 단색화가로 손꼽힌다. 이번 초대전에서는 인당뮤지엄의 높은 층고와 특수한 공간을 적극 활용한 대형 설치작품과 회화를 비롯해 약 81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처음으로 선보이는 신작 ‘From Lines(2023)’는 20년간 청도에 있는 폐교를 작업실로 사용할 때부터 구상했던 것을 실현한 작품이다. 합성수지를 발라 굳힌 땅을 캐스팅하듯 떼어낸 뒤 색을 더했다. 20대의 고민과 불확실성에 대한 고민을 작가로 40년을 산 지금, 단단히 굳힌 땅에서 찾아낸다고 말한다. 한국의 전통 문살을 연상시키는 ‘Spring-Beam(2019)’은 합성수지를 바른 광목을 입체적으로 세워 격자무늬로 선을 겹쳐 만들었다. 마치 전통 창호에 비치는 은은한 그림자처럼 빛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작품을 보고 있자면 남춘모 작가를 ‘빛의 작가’라 칭하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12월 14일까지.

TEL 053-320-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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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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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가을 하늘과 채광 좋은 햇살, 스냅사진 찍기 좋은 계절! 최근 오픈한 알로 스튜디오를 소개한다.

 

 

포토그래퍼가 어린 시절부터 살았던 집을 개조해 하우스 스튜디오로 오픈했다. 오랜 세월이 담긴 연희동 주택을 리모델링한 만큼 구석구석 시간의 흔적을 찾는 재미가 있다. 130평 규모로 1층은 톤다운된 모던한 주방과 다이닝, 2층은 빈티지한 마룻바닥과 천장으로 층마다 색다른 느낌으로 구성했다. 1층에서 2층 복도까지 확 트인 높은 층고의 공간도 마련되어 있는데, 오래된 나무 천장을 하얗게 칠해 프렌치 스타일의 우아함을 더했다. 2층으로 연결되는 앤티크한 계단과 샹들리에도 메인 포토존이다. 햇빛이 가득 내리는 넓은 잔디밭까지 있어 스몰 웨딩도 가능하다.

 

 

INSTAGRAM @alo_redbrick_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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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쁜 우리 젊은 건축가들; 모어레스 건축사사무소

기쁜 우리 젊은 건축가들; 모어레스 건축사사무소

기쁜 우리 젊은 건축가들; 모어레스 건축사사무소

창의적이고 역량 있는 건축가를 발굴해 건축의 문화적 저변을 확대하는 젊은건축가상. 2023년 수상의 기쁨을 맞이한 세 팀과의 인터뷰.

모어레스 건축사사무소

2022년 완공한 제주 독채 스테이 수리움. 푸른 하늘과 담장, 처마, 초록의 조경이 함께 어우러진다.

 

사무실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모더니즘 미학으로부터 시작된 것 같습니다. 미스 반 데어 로에의 ‘Less is More(적을수록 좋다)’를 의미하는 어휘죠. 모더니즘과 미니멀리즘의 연장이기도 합니다. 다만 급변하는 한국 사회의 도시와 건축에서 저만의 무언가를 탐구하고자 하며 더 많은 것을 고민하고 더 절제된 건축을 만들어가려 합니다.

가장 좋아하는 건축가는 누구인가요?
좋아하는 건축가가 너무 많습니다. 그중에서 요즘 특별히 더 관심을 두는 건축가가 있다면 독일 출신의 루돌프 쉰들러, 일본 출신의 시노하라 카즈오입니다. 공간의 분위기와 구축적인 건축의 질서, 형태 사이에서 시대성과 각자의 가치를 깊이 있게 탐구했던 건축가들입니다.

장 프루베&김중업 장학 사업에 선발돼 프랑스에서 실무를 쌓았습니다. 프랑스에서의 시간은 어땠나요?
파리의 도미니크 페로 Dominique Perrault 사무실에서 실무를 경험했습니다. 리서치부터 전시, 작은 디자인에서 건축까지 다양한 작업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습니다. 실무뿐만 아니라 파리에서의 일상은 도시와 건축, 그 속의 문화를 경험해가는 순간이었습니다.

 

김영수 소장이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로 꼽은 제주 나지요네 프로젝트.

 

꽤나 오랜 시간 건축사사무소에서 일하다 2018년 뒤늦게 독립했는데, 혹시 구체적인 계기가 있었을까요?
해안건축과 원오원 아키텍츠에서 10년 정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떤 분야든 전문가로서 역량을 갖추는 데는 절대적 필요 시간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제게는 그 10년이 스스로에게 전문성을 갖는 필요한 시간이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작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제주 한경면에서 진행했던 나지요네 프로젝트입니다. 삼각형 대지에 사각의 그리드, 콘크리트 벽채로 지은 단독주택입니다. 공식적인 첫 프로젝트이자 당시 유일한 프로젝트라 나름의 철학과 열정, 순수한 애정까지 유독 기억에 선합니다.

가장 최근에 끝마친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부탁합니다.
연남동 대수선 프로젝트입니다. 도시의 변화에 따라 기존 건축물은 새로운 프로그램을 수용해야
하죠. 이러한 과정에서 건물을 다시 짓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것을 유지하며 새로워질 수 있는 것을 찾아가는 프로젝트입니다. 구조와 공간, 외피 등 어떤 것을 유지하고 어떤 것을 변화할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울 둔촌동에 지은 3층짜리 주거 시설 아크 모먼트.

 

이번 젊은건축가상 평에서 “건축가 특유의 오기와 환희, 스스로를 향한 비평이 즐겁고 균형 있게 자리 잡혀 있음이 엿보였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소장님에게 건축이란 무엇인가요?
아직까지 증명하지 못한 수학의 정리와 같아요. 정리의 답은 알지만 그 원리에 대하여 천천히 오래 증명하고 싶은 거죠. 건축은 일상을 뒷받침하는 물리적 공간이지만 그 곳은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이끌어가는 예술이기도 합니다. 저는 그러한 본질적 건축을 탐구하는 사람이고요.

인하대 건축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미래의 한국 건축을 이끌어갈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저희를 찾는 클라이언트들이 용적률이나 값싼 공사비를 논하기보다는 좋은 공간을 찾고자 하는 분이 많아졌습니다. 저희 같은 젊은 건축가들에게는 고무적인 상황이죠. 물론 아직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클라이언트의 건축적 소양이 높아지고 있음은 미래의 한국 건축도 또 이를 이끌어갈 학생들에게도 희망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더 힘내라고 말이죠.

하반기 계획에 대해 들려줄 이야기가 있을까요?
이전까지 개인 클라이언트의 일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올해부터는 공공의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하고자 합니다. 현재 중랑천 수변 예술 놀이터(커뮤니티 공간)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모어레스 건축사사무소의 김영수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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