료칸에 빠질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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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칸에 빠질 시간

쌀쌀한 바람에 절로 생각나는 온천! 따뜻한 환대로 지친 몸을 녹여줄 일본의 료칸 스테이 네 곳을 소개한다.

사계절 다채로운 논 뷰, 카이 유후인

오이타 현의 전통 대나무 공예품과 다다미로 구성한 객실.

‘커다란 논’이라는 이름처럼 예부터 풍부한 자연과 계단식 논이 유명한 오이타 현. 카이 유후인은 이 지역의 매력을 그대로 살려 호텔 부지에 계단식 논을 품었다.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일본 유명 건축가 쿠마 켄고의 설계로 더욱 기대를 모았던 료칸. 일본의 아름다움을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농촌 마을로 구현한 점이 인상적이다. 객실의 통창 너머로 펼쳐지는 계단식 논은 사계절을 물들이며 한 폭의 그림 같은 장면을 연출한다.

오이타 현의 전통 대나무 공예품과 다다미로 구성한 객실.

지역 전통 공예와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섬세한 큐레이션도 돋보인다. 일본 최대 대나무 생산지인 오이타 현의 전통 대나무 공예품으로 객실 내부를 구성한 것. 대나무로 만든 침대 헤드보드와 소파, 그 위로는 은은하게 빛이 점멸하는 ‘반딧불이’ 조명을 걸었다. 대나무 바구니에 반딧불을 담아 길잡이로 사용했던 전통 조명을 형상화한 것으로 객실 내부를 더욱 아늑하고 편안하게 만든다. 현지 음식 문화를 살린 가이세키 정식도 특별하다. 멧돼지와 오소리 고기를 넣은 이색적인 전골과 표고버섯 파테 등 독특한 메뉴를 맛볼 수 있다. 아름다운 전원 풍경을 만끽하는 료칸의 매력에 빠져보시길.

ADD 398 Kawakami, Yufuinchi, Yufu-shi, Oita 879-5102
WEB hoshinoresorts.com

 

이토록 고요한 도심 속 휴식, 온센 료칸 유엔 신주쿠

 

가장 높은 18층에 위치한 대욕장. 신주쿠의 야경을 내려다보며 온천을 즐길 수 있다.

무지 호텔 긴자, 올데이 플레이스 시부야 등 콤팩트하고 트렌디한 호텔을 선보이는 일본 UDS 건축 회사가 도심 속에서 즐길 수 있는 현대적 스타일의 료칸을 오픈했다. 일본 도쿄, 그중에서도 교통의 중심인 신주쿠에 위치한 온센 료칸 유엔 신주쿠. 일본어로 기원을 의미하는 ‘유엔 Yuen’을 이름으로 내세운 것처럼 여행객들이 편안함을 취하는 전통 료칸의 기원, 일본의 환대 문화 오모테나시에 집중했다.

 

 

첫인상 역시 익숙한 전통 료칸의 모습으로 표현했다. 박공지붕의 일본식 전통 가옥과 고즈넉한 정원이 있는 입구를 지나면 안쪽으로 18층 높이의 모던한 건물로 이어진다. 덕분에 복잡한 도심에서 편리함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호텔로 들어서면 일상과 단절된 여유로운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료칸의 핵심인 온천은 가장 높은 층인 18층에 위치한다. 루프톱 노천탕에서 바라보는 신주쿠의 야경은 료칸을 즐기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온천으로 유명한 하코네에서 끌어온 온천수를 도쿄에서 즐길 수 있는 것만으로도 방문해볼 만하다.

 

낮은 창문으로 복잡한 도심 전경을 막고, 간접조명으로 차분하고 고요한 객실 전경.

 

ADD 5-3-18 Shinjuku, Shinjuku-ku, Tokyo 160-0022
WEB www.uds-hotels.com

 

예술적인 휴식의 경험, 로카

 

료칸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현대미술 작품. 정원에서는 일본의 대표적인 현대미술가 코헤이 나와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예술의 섬 나오시마에서는 현대 예술과 휴식을 결합한 료칸을 경험할 수 있다. 11개의 스위트 객실만 운영하는 프리미엄 료칸 로카. 전 세계 예술 애호가들이 모여드는 지역인 만큼 료칸 곳곳에서 예술적인 순간을 마주할 수 있다.

일본식 정원이 바라보이는 레스토랑 엔.

1년에 두 번 주목받는 젊은 아티스트를 선발해 전 객실에서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피처드 아티스트 Featured Artist’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아트피스뿐만 아니라 객실 내부에는 나오시마와 인근 지역의 자연 소재를 사용했다. 아와지 섬의 흙을 사용한 벽 마감, 일본 전통 종이 와시와 세토 내해의 고급 석재를 사용한 모던한 인테리어는 나오시마 섬 그 자체를 품은 듯하다.

객실마다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는 히노키 탕.

정원을 바라보는 레스토랑과 카페에서는 신선한 로컬 식재료를 맛볼 수 있다. 세토 내해의 해산물과 채소, 쇼도시마의 허브 등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가이세키 정식은 계절마다 다르게 구성된다. 주방장이 한 점씩 내어주는 스시 가이세키와 비건, 페스카테리언 정식도 인상적이다. 따뜻한 온천욕과 함께 즐기는 예술적인 경험으로 온전히 휴식에 몰입해보자.

밝은 원목 가구와 다다미로 꾸민 객실. 일본 전통 와시를 사용한 조명과 벽 마감으로 더욱 아늑한 분위기를 완성한다.

 

ADD 1234 Naoshima-cho, Kagawa-gun, Kagawa 761-3110
WEB roka.voyage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 기시케

 

가마쿠라의 푸른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다다미룸 와시츠. ©Hitomi Kishi

도쿄 근교 여행지로 주목받는 가마쿠라에 위치한 모던 료칸 기시케. 사무라이 가문의 후손인 노부유키 키시는 도쿄를 떠나 내면의 여유를 돌볼 수 있는 장소를 마련했다. 100년 역사를 지닌 사무라이 하우스를 개조해 료칸 스테이로 오픈한 것. 유년 시절 가족의 추억이 담긴 곳에서 이제는 여행자들을 돌보는 공간이 되었다.

원형 히노키 탕이 놓인 욕실. ©SukeyasuYamaguchi

 

유이가하마 해수욕장 앞에 위치한 료칸의 문을 열면 소나무 향이 그윽한 일본 정원이 펼쳐진다. 프라이빗 젠 가든을 바라보는 다다미룸 와시츠에서는 일본 전통문화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다. 티 세레모니와 명상, 가레산스이 체험과 분재 다듬기 등 내면에 집중할 수 있는 과정부터 어디서도 경험하기 힘든 프로그램이 다양해 선택하는 재미가 있다.

 

로컬 식재료를 활용한 가이세키 정식은 2층 레스토랑에서 맛볼 수 있다. ©Nobuyuki Kishi

 

또한 가마쿠라의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서핑과 하이킹도 할 수 있어 말 그대로 개인 맞춤의 ‘료칸’스러운 휴식이 가능하다. 로컬 식재료를 활용한 가이세키 정식 역시 취향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데, 불교 승려들의 채식 요리 쇼진 가이세키 정식을 선보이는 점이 특별하다. 채소를 사용해 만든 비건 스시 코스는 미식의 경험을 극대화해줄 것이다.

 

티 세레모니와 명상 등 내면에 집중할 수 있는 기시케의 문화 프로그램. ©Hitomi Kishi

 

ADD 21-5 Sakanoshita, Kamakura, Kanagawa 248-0021
WEB kishi-ke.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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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츠에서 보낸 72시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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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젤 강을 사랑하는 예술 역사가 치아라 파리시와 함께한 72시간.

LE CENTRE POMPIDOU-METZ

프랑스에서는 국립 문화 기관의 첫 번째 설립이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파도 모양의 건물 지붕에 대해 문제를 지적했다. “우리 건축은 문화의 혼합과 개방, 자연과의 관계를 표현합니다.” 이 건물을 디자인한 건축가 시게루 반과 장 드 가틴이 설명했다.

ADD 1, Parvis des Droits-de-l’Homme

20세기 초 ‘사랑의 정원’이라 불렸던 버드나무를 심은 땅에 세운 교회. 기욤 2세가 자신의 영향력을 확립하기 위해 지었다. 건축을 통해 정치를 전개한 게르만 정책을 상징한다.

잘 알려지지 않은 생-피에르-오-노냉 Saint-Pierre-aux-Nonnains은 옛 교회 건물로 메츠의 몇몇 건축물 역사는 4세기 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SAINT-MAXIMIN

 

 

1960년대 초 장 콕토는 교회를 장식하는 14개의 스테인드글라스를 디자인하면서 꽃을 넣었다. 그중에는 영원한 사랑을 상징하는 꽃의 여왕이 있다.

ADD 61, rue Mazelle

GIBUS

 

 

아방가르드한 이 숍은 빈티지가 트렌드로 자리 잡기 전인 1996년에 오픈했다. 프레타포르테와 액세서리, 레트로 스타일의 데코 아이템을 판매한다. 패셔니스타들이 진주를 찾으러 방문하는 곳.

ADD 5 bis, rue des Jardins

AS RESTAURANT

 

 

“여기는 미쉐린 별은 아직 받지 않았지만 머지않았어요!” 셰프 알렉상드르 상티넬리는 음식에 맛의 변주를 과감하게 적용하는 것을 좋아한다.

ADD 130, rue du General-Diou, Saint-Julien-les-Metz.

LA COUR DES GRANDS

 

 

“재미있는 책방이 많아서 하나를 고르기가 어려워요. 좀 더 잘 아는 책방이 이곳인데 강의를 기획하기 때문이에요.” 이미 청소년 책방을 운영하는 줄리 레미는 유년기가 지난 독자들과도 소통하고 싶어 이 곳을 만들었다.

ADD 12, rue Taison

LA CONSERVERIE

 

 

이곳을 만든 사진가 안 델레는 이 공간을 ‘아카이브 장소’로 정의한다. 가족사진을 중점적으로 전시하는데 전시 장소인 동시에 출판사이자 도서관이기도 하다.

ADD 8, rue de la Petite-Boucherie

 

“메츠는 떠오르는 젊은 예술가들을 적극 지원합니다.”

 

LOLI BLUMEN

 

 

“모두 퐁피두-메츠에 있는 다채로운 꽃을 좋아해요. 기회가 되면 그 계절에 피는 꽃을 사용하는 클레르와 타릭 아즈그라르에게 도움을 청하면 돼요.” 아틀리에에서는 플라워 아트를 배울 수 있다.

ADD 2, rue Taison

 

GALERIE PJ

 

 

공간에 늘어진 선들이 방문객의 위치에 따라 다른 형상을 만들어낸다. 컨템포러리 아트 갤러리가 이탈리아 예술가 다비드 스코그나미글리오의 전시를 열었다. 그의 전시 는 공간과 시간,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과 우리의 관계에 대해 질문한다.

ADD 10, rue des Jardins

 

 

1964년 5월, 모젤 강 운하 개설은 이곳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가능성을 열어준 시작이 되었다.

CREDIT

editor

발레리 샤리에 Valerie Charier

photographer

루이즈 데노 Louise Desn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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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츠에서 보낸 72시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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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젤 강을 사랑하는 예술 역사가 치아라 파리시와 함께한 72시간.

“이제는 강과 가깝지 않은 곳에서는 살 수 없을 거 같아요.” 로마 출신의 치아라 파리시는 테베르 강가에서 자랐다. 2019년 11월에 퐁피두-메츠 PompidouMets의 관장으로 지명된 예술 역사가 치아라는 모젤 Moselle 강 가까이에 새로운 터전을 잡고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메츠는 오랜 시간 군사 도시로 기능했고 13세기의 생테티엔 Saint-Etienne 성당으로도 유명하지만, 강을 따라 연결되는 항해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모젤 강은 메츠에서 여러 지류로 갈라지다 이내 세이유 Seille 강을 맞이한다. “물의 흐름을 따라 도시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요. 강이 구불구불 흘러 도심까지 이어진답니다!”

치아라의 물길을 따라가면 보자르 예술학교, 젊은 예술가의 작품이 걸린 갤러리, 오페라 극장, 쿠르 도르 박물관, 트레조 박물관 등에서 구현하는 ‘예술적 생동감’을 경험할 수 있다. “일상 곳곳에서 마주할 수 있는 장소가 이런 곳이에요. 메츠가 문화예술에 진심을 다하기 때문이죠.” 천 개의 얼굴을 지닌 도시, 기꺼이 축제 같은 분위기를 내는 이 도시는 이곳 프랑스 동쪽에서 피어나 여행자의 마음에 안착했다.

모젤 강이 띠처럼 도심을 두르고 있다. 강가에는 조깅할 수 있는 긴 둑이 이어진다.

퐁피두-메츠를 운영하는 치아라 파리시. 그녀는 전시뿐만 아니라 6월 말에 오픈한 정원도 함께 운영한다. 그리스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스포츠 정신이 가득한 학교를 만드는 것이 꿈이다.

 

M-TISS

 

 

“여기서 춤추고, 먹고…. 이곳은 언제나 저의 ‘카사’예요!” 세네갈 출신의 매니저 장 딥 엔두르는 삶의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사람이다. 그는 이 문학 카페에서 컨퍼런스를 조직하고 운영한다. “이곳에서는 ‘주고받는’ 만남을 해야 합니다.” 작가이기도 한 진정한 메츠인(人)이 이곳에 대해 설명한다.

ADD 16, rue de la Fontaine

 

L’HÔTEL DE FOUQUET

 

 

이 객실보다 더 재미있는 장소가 있을까. 18세기에 지은 호텔이지만 활기 가득한 생-루이 광장에 자리한다. 벽에 색상을 더하고 디자인 가구를 놓아 실내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ADD 8, Place Saint-Louis

 

LE CLOÎTRE DES RÉCOLLETS

 

 

“이곳의 정원을 좋아해요. 정원에는 약용 꽃이 100종 넘게 자라고 있어요. 살균, 소화, 소염, 혈관 강화 등 모든 질병을 치료할 수 있어요!”

ADD 1, rue des Recollets

“12월에도 메츠 사람들은 집 밖에서 살아요.”

 

LE BANDIÈRA DE ROBY

 

 

“나무로 만든 1970년대 이탈리아 배에서 아페리티프를 마시며 이 도시를 유랑하는 기쁨이란!” 베네치아 선박에는 로비 라쿠초의 크리스털 유리잔이 늘 준비돼 있다.

ADD Quai des Regates

LA VILLA CAMOUFLE

 

 

파비엔 제냉-움베르트는 뇌이유-쉬르-센 Neuillysur-Seine을 떠나 고향인 로렌으로 돌아와 20세기 초에 지은 이 빌라에 호텔을 만들었다. 아르데코 스테인드 글라스가 인상적이다.

ADD 13, Rempart Saint-Thiebault

 

FORMES ET COULEURS

 

 

이 숍은 메츠에서 20년의 역사를 지녔다. 트렌디한 브랜드 셀렉션이 돋보이는데 그중 80%가 이탈리아 브랜드다.

ADD 9-1 1, rue du Lancieu

 

LE JARDIN BOTANIQUE

 

 

100년 된 은행나무, 세쿼이아, 볼드 사이프러스가 자라는 4.4헥타르의 공원을 지나면 만날 수 있는 보태니컬 정원. 19세기의 온실에는 열대식물이 자란다. “이곳에서는 실보테라피 Sylvotherapy 수업도 받을 수 있어요.”

ADD 27 ter, rue du Pont-a-Mousson, Montigny-les-Metz

 

“메츠는 유럽은 물론 프랑스 역사의 한 부분이죠.”

 

LE 83

 

 

“지중해 감성을 지닌 패밀리 레스토랑의 활기찬 분위기가 좋아요. 이곳에서는 친숙하고 정겨운 음식을 맛볼 수 있어요.” 요리사 제롬은 네그레스코 Negresco에서 니스를 거쳐 이곳에 자리 잡아 재능을 펼치고 있다.

ADD 83, rue Maze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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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 샤리에 Valerie Charier

photographer

루이즈 데노 Louise Desn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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