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넓은 모래 사구와 호수, 아름다운 바다가 공존하는 베트남 무이네의 매력을 만끽했다.
마치 중동에 온 듯 광활한 사구를 경험할 수 있는 무이네 사막.
겨울 칼바람이 유난히 매서웠던 2023년 12월. 기온이 30℃에 육박하는 베트남 호치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공항에서부터 느껴지는 후텁지근한 온도와 습도. 그제서야 베트남에 왔다는 사실이 실감났다. 먼저 베트남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야겠다. 베트남은 위아래로 길게 뻗은 지형이 특징인데, 길이가 무려 1650km에 달한다. 크게 북부는 수도 하노이, 중부는 다낭과 호이안, 남부는 호치민으로 나눈다. 남부는 사계절 내내 온화한 기온를 유지하는 휴양지가 많은 편이다. 남서부에 위치한 푸꾸옥과 남동부의 나트랑, 무이네가 대표적이다.
1200여 년 전 바다에서의 안전을 기원하며 제사를 지내던 포사누이 참탑.
무이네는 호치민에서 200km쯤 떨어져 있어 원래는 차를 타고 무려 5시간 넘게 걸렸지만, 다행히 이번 여행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2023년 5월 호치민과 판티엣(무이네 옆 동네)을 잇는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시간이 2시간 30분으로 단축되었기 때문이다. 어찌나 다행이던지. 가벼운 마음으로 무이네로 향하는 버스에 탑승했다.
자료제공: 베트남항공, 셔터스톡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
‘동양의 그랜드 캐니언’이라 불리는 요정의 샘.
무이네는 베트남 도시 중에서도 아름다운 해변과 사구로 유명하다. 1995년 이전에는 생선을 팔아 살아가는 아주 작은 어촌마을이었는데, 아름다운 자연환경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관광지로 개발했다. 무이네에는 크게 화이트 샌드와 레드 샌드라 불리는 두 개의 사구가 있다. 크기 면에서 화이트 샌드가 압도적이다. 바로 옆에는 드넓은 호수가 있다. 마치 중동 어디에 와 있는 느낌이다. 지프차를 타고 언덕을 오르니 마치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주인공이 된 것 같았다.
사구 옆에 위치한 호수가 극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사구와 더불어 빼놓을 수 없는 절경이 바로 ‘요정의 샘’이다. 협곡을 따라 흐르는 개울을 천천히 거닐며 풍화작용에 의해 깎인 석회암 절벽을 감상할 수 있다. 빛에 의해 산화된 붉은색 모래 협곡이 7km에 걸쳐 있어 ‘동양의 그랜드 캐니언’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다. 이런 영겹의 세월에 거쳐 만들어진 자연경관을 본 것이 얼마나 오랜만인가. 가슴 한쪽서 왠지 모를 경이로움이 솟구쳤다.
어민들이 이룬 삶의 터전
라이스페이퍼에 각종 채소와 생선을 싸먹는 무이네 전통 요리 라우타.
참파 Champa 왕국은 무이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역사의 한 줄기다. 192년 베트남 중남부 지역에 세워진 나라인데, 오랜 시간 남부 베트남을 지배하면서 해상무역을 장악했다. 지금은 참족이라 불리는 소수민족의 조상이다. 그들은 인도 문화를 수용해 힌두교를 믿었다. 무이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고지대에는 바다에서의 안전을 기원하며 제사를 지내던 사원이 남아 있다. 바로 8C경 만들어진 포사누이 참탑이다. (참탑 안에는 참족이 시바신에게 바친 남근상이 있어 현재는 아들을 기원하는 사람들이 주로 찾는다.) 무려 1200여 년 전의 고대 유물을 마주하게 될 줄은 몰랐다.
무이네는 피시 소스 생산지로 유명하다.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던 이들의 흔적은 피싱 빌리지에서 엿볼 수 있었다. 둥근 바구니 형태의 전통 배 퉁짜이(Thung Chai)가 해안선을 따라 빽빽하게 떠 있고, 새벽에 잡은 고기를 팔러 나온 상인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갑자기 삶의 터전 한가운데로 들어온 듯한 기분이었다. 무이네가 위치한 지역은 베트남 내에서도 멸치를 절여 만드는 피시 소스(느억맘 소스) 생산지로 유명한 곳이다. 느억맘 소스 박물관에서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피싱 빌리지에 둥근 바구니 형태의 전통 배들이 떠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피시 소스가 무려 고대 로마에서 시작됐다는 사실. ‘가룸’이라 불린 이 피시 소스는 1000여 년 전 참파 왕국이 고대 로마와 혼인 관계를 맺으며 베트남으로 전파되어 이 지역 특산품이 된 것이다. 그때 큰 나무통에 멸치와 소금을 켜켜이 넣고 바닥에는 쌀겨를 깔아 자연 여과를 시켰다니, 역시 옛 조상들의 지혜는 놀랍기만 하다.
마치 중세시대 성에 들어온 듯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RD와인캐슬.
무이네를 찾은 관광객이라면 꼭 들르는 곳 중 하나가 RD와인캐슬이다. 베트남의 한 기업이 미국 나파벨리에서 생산한 와인을 보관하는 와이너리인데, 무려 26종의 20만8000병이 지하 저장고에 보관돼 있다. 실제 중세시대 성처럼 꾸며놓아 투어도 하고 구매도 할 수 있는 테마파크에 가까웠다. 휴양지로 꼽히는 무이네에는 다양한 리조트가 자리한다.
어느 음식점에서나 다양한 향채를 푸짐하게 제공했다.
이번 여행 숙소인 더 클리프 리조트&레지던스 The Cliff Resort&Residences는 일몰로 아름다운 바이다옹디아 해변과 맞닿아 있어 더욱 인상 깊었다. 황홀한 오션 뷰를 만끽할 수 있는 드넓은 객실과 두 개의 수영장, 최고급 스파, 다채로운 조식, 친절한 직원들까지 무엇 하나 빠지는 점이 없었다. 특히 해변가에는 야외 샤워 시설과 선배드가 있어 수영장을 오가며 즐기기에 좋았다. 인피니티 풀에서 마신 모히토는 평생 잊을 수 없는 멋진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바다와 맞닿아 있는 더 클리프 리조트&레지던스의 전경.
인피니티 풀에서 호사를 누릴 수 있는 수영장 모습.
이번 베트남 여행이 만족스러웠던 가장 큰 이유는 단연 베트남항공(Vietnam Airlines) 덕분이다. 오전 10시 인천공항에서 출발해서 늦은 밤 비행기로 돌아오는 황금 스케줄이라니. 편안한 비즈니스 좌석과 맛있는 기내식, 다채로운 엔터테인먼트도 한몫을 했다. 특히 출국 전 호치민 공항의 로투스 라운지에 머물며 취한 휴식과 샤워는 여행의 피로와 여독을 풀기에 충분했다.
베트남 국적 항공사인 베트남항공은 1995년 설립해 현재는 100개 이상의 노선을 운영한다. 한국에서 베트남으로 가는 항공권 구매 시 베트남 내 국내선을 최대 2회까지 무료 탑승할 수 있는 엄청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무엇보다 스카이팀(Skyteam) 소속 회원사로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는 점도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베트남 국적 항공사인 베트남항공은 1995년 설립해 현재는 100개 이상의 노선을 운영한다. 한국에서 베트남으로 가는 항공권 구매 시 베트남 내 국내선을 최대 2회까지 무료 탑승할 수 있는 엄청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무엇보다 스카이팀(Skyteam) 소속 회원사로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는 점도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또한 2023년 전 세계 435개 이상 항공사의 항공 안전 및 서비스 평가 전문 웹사이트 AirlineRatings.com에서 세계 최고의 항공사 (World’s Best Airlines for 2023) 20위, 글로벌 수하물 보관 서비스 업체인 바운스 Bounce가 선정한 2023 세계 최고 항공사 Top 10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베트남항공은 인천에서 호치민, 하노이, 다낭, 나트랑행 항공편을 매일 운행한다. 부산에서는 하노이행과 호치민행을 운행하니 아래 스케줄 표를 참고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