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재충전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고즈넉한 한옥 스테이 다섯 곳을 모았다.
삶을 위한 도슨트, 더채: 하우도
건강한 삶을 위한 안내자가 있다면 우리에게 어떤 활동을 제안할까? 더채: 하우도는 한옥 브랜드 ‘더채 THE CHAE’가 선보이는 여섯 번째 공간이다. 하우도는 ‘하우스 오브 도세르 House of Docere’를 줄여 이름 지었다. 도슨트의 어원인 도세르, 즉 ‘안내자’의 역할을 담아 차분하게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제안한다.
우리는 마당을 품은 여덟 칸 한옥에서 무엇을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할지 고민하게 된다. 천연 재료를 농축해 만든 꽃차와 천연 팔로산토 스틱이 준비된 명상실, 갤러리에 온 듯한 몽환적 플레이리스트, 어성초 편백나무를 넣어 만든 입욕제와 삼베주머니가 비치된 스파 공간 등 각 테마를 담은 공간 하우도는 마치 도슨트처럼 오감을 일깨우고 풍요로운 감각을 향유하게 해준다.
ADD 서울 종로구 삼청동 30-2
INSTAGRAM @thechae_official
한옥 문화의 재해석, 소여정
경주 대표 유적지와 관광객들로 붐비는 황오동. ‘황리단길’이라 불리는 골목 끝, 1950년대 지어진 주택가 사이에 소여정이 자리한다. 근대식 양옥집 담장 너머로 반겨주는 고요한 정원은 복잡한 관광지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무엇보다 시대의 삶에 맞춘 개량 한옥을 다듬은 곳이라 전통성을 지키기보다 실용적 변화를 시도한 것이 돋보인다.
전통 한옥과는 사뭇 다른 짙은 먹색이 돋보이는 내부를 살펴보자. 한옥에서 볼 수 있는 ‘칸’의 개념을 살리면서도 오래된 벽은 허물고 바닥의 높낮이만 변주를 줘 개방된 하나의 공간을 구성했다. 가장 먼저 반겨주는 거실은 중정과 높이를 맞춰 외부와 내부의 경계를 자연스레 허문다. 바로 옆 거실과 맞닿은 공간에는 짙은 빛깔의 석재 욕조를 두었고, 계단을 올라 복도를 지나면 아늑한 침실로 이어진다. 모든 공간에서 마당을 바라보는 전망으로 사계절 다채로운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정적인 휴식과 함께 향기 브랜드 ‘페일 블루 닷’과 함께 개발한 소여정만의 시그니처 향이 은은하게 퍼지며 묵직하면서도 신비로운 느낌을 더한다.
ADD 경북 경주시 원효로 182-4
INSTAGRAM @sawyerjeong_gj
또 다른 100년을 준비하는 스테이 인옥
강릉역 근처에 위치한 스테이 인옥은 호스트의 조부모님이 거주하던 곳으로, 이름 역시 조부모 성함에서 한 자씩 인용해 호스트의 추억을 고스란히 녹여냈다.
모던한 곡선 마감이나 볼드한 가구, 오래된 한옥 벽을 허물어 넓게 구성한 거실 등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내부는 오히려 한옥의 고즈넉함을 돋보이게 만든다. 100년이란 시간을 지켜온 나무 기둥과 서까래를 보존하고, 낡은 툇마루는 재보수하는 등 한옥의 멋은 고유하게 간직하도록 노력한 고민이 엿보인다. 한옥 뒷마당에는 사계절 이용 가능한 자쿠지를 마련했다. 성인 네 명이 이용할 수 있는 큼지막한 야외 노천탕으로, 눈 쌓인 겨울에도 온천을 즐기며 여행의 피로를 녹일 수 있다.
ADD 강원 강릉시 칠성로711번길 18-4
INSTAGRAM @stay_inoak
도심 속 한옥의 정취, 사사로이
너른 들판이 펼쳐진 송현 녹지광장에서 북촌 방향으로 바라본 조그만 길목에 자리 잡은 사사로이. ㄷ자 형태로 된 한옥 양끝에 침실을 두고, 마당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자쿠지를 중앙에 둔 것이 특징이다. 덕분에 파노라마처럼 넓게 펼쳐지는 풍경을 보며 따뜻한 물에 몸을 녹일 수 있다. 욕실에서 침실로 이어지는 곳에는 간단한 다과를 즐길 수 있는 다이닝 공간이 있다. 삼베를 덧댄 창호지가 은은한 배경이 되어주며 빛이 포근하게 감싼다. 밖으로 나와 송현광장을 가로지르는 산책길을 따라 걷다보면 경복궁과 청와대, 북촌 골목길로 자연스레 이어져 서울의 밤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복잡한 도심 속에서 만나는 한옥의 정취는 더욱 달콤하다.
ADD 서울 종로구 율곡로1길 40-59
INSTAGRAM @sasaroi_25
고요한 한옥의 달밤, 스테이그믐
춘천의 낭만이 깃든 동네, 효자동의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한 스테이그믐. 그믐이 지나면 보름달이 차오르듯 방문한 이들이 각자의 보름달을 밝게 채워가기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커다란 나무가 반겨주고, 마당을 바라보는 정면에는 자쿠지가 마련되어 있다. 프레임이 없는 폴딩 도어를 사용해 욕조에 앉으면 가리는 것 없이 차경을 누릴 수 있는 것이 특징. 창문을 활짝 열면 한옥의 대청마루처럼 마당과 자연스레 연결되는 점도 특별하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서늘한 겨울 바람을 느끼며 여유를 찾아본다. LP 음반을 골라 들을 수 있는 턴테이블, 홀로 앉아 책 읽을 수 있는 벤치 등 취향에 맞춰 즐기는 공간도 돋보인다.
ADD 강원 춘천시 법원뒷길 35-7
INSTAGRAM @gmeum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