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렉터처럼 아트투어

컬렉터처럼 아트투어

컬렉터처럼 아트투어
새로운 도시를 여행할 때면 꼭 미술관을 방문한다. 어떤 전시를 선보이고 있고, 이 도시 사람들은 작품을 어떻게 감상하는지 보는 것만으로도 현지 문화를 좀 더 내밀하게 즐길 수 있다. 한스미디어에서 펴낸 <컬렉터처럼, 아트투어>는 그런 내게 더욱 친절한 길잡이가 되어준다. 아트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미술 시장의 트렌드를 한발 앞서 읽어온 변지애 작가는 좋은 컬렉터가 되기 위해 꼭 알아야 하는 정보를 집어주고자 첫 책으로 집필했다. 김환기, 박서보, 데이비드 호크니 등 국내외 아티스트를 각각 10명씩 소개하는가 하면 전 세계 곳곳에 위치한 주요 뮤지엄과 컬렉션을 쉽게 읽어준다. 1월부터 12월까지 매달 어울릴 만한 나라와 도시도 선정했다. 뉴욕, 파리, 런던 등 미술계 주요 도시와 멕시코시티, 마이애미 등 아직은 낯선 도시들까지 적절히 소개하며 한층 더 넓은 시야를 가지도록 유도한다. 구글맵 링크를 더한 접지 부록이 있어 여행 떠나기 전 가볍게 함께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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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전시 : 샐리 킨드버그 <라운지>

이달의 전시 : 샐리 킨드버그

이달의 전시 : 샐리 킨드버그
EM갤러리에서 스웨덴 출신 샐리 킨드버그 Sally Kindberg의 개인전 <라운지 Lounge>가 열린다. 작가는 지극히 사적인 공간인 라운지의 물건과 그곳에 머무르는 이들의 관계를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13점의 신작에는 현대 사회의 희비극적인 모습과 위트, 긴장감이 한데 뒤섞여 있다. 전시는 1월 20일부터 2월 25일까지.

INSTAGRAM @everydaymooo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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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EM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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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세계 맛 기행

제3세계 맛 기행

제3세계 맛 기행
혀끝에서 전해지는 신선하고 낯선 자극에 유혹 당한 이색 레스토랑 리스트.

네팔 레스토랑계의 거물,
에베레스트 레스토랑

이곳에 대한 이야기는 10년도 더 넘게 풍문으로 들었다. 막상 가려니 엄두가 안나 가슴속에 품고 살던 곳. 2002년 창신동에 1호점(동대문점)을 오픈했는데, 열화와 같은 성원으로 현재는 8곳의 직영 레스토랑을 운영 중이다. 모든 레스토랑은 본점이 가장 낫다는 고정관념에 의해 동대문점을 찾았다. 입구에 더덕더덕 붙은 블루리본 스티커에서 이곳의 인기를 실감했다. 현지인이 운영하는 식당답게 내부 분위기와 종업원까지 실제 네팔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TV 속에서는 쉴 새 없이 춤추는 사람들이 나왔다. 메뉴 구성은 네팔 인도식 요리인데 다양한 종류의 커리와 난, 탄두리가 준비돼 있다. 특히 커리는 치킨 커리만 10종, 양고기 커리 6종, 해산물 커리 3종이고, 야채 커리는 12종에 달해 고르는 데만 해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커리 3종과 난
고민 끝에 치즈와 크림, 토마토를 넣어 연하게 끓인 치킨 머커니, 향신료에 절인 새우를 넣은 프라운 칠리 커리, 시금치를 넣은 팔럭 퍼니르를 주문하고, 난 2종과 탄두리 치킨을 골랐다. 난 크기가 생각보다 큰 바람에 테이블 위는 축제 현장이었다. 훈제 향을 머금은 탄두리 치킨과 난, 커리와 난, 커리와 밥 등 어떤 조합을 해도 맛이 조화로웠다. 단, 아쉽게도 매운맛 2단계라 적혀 있는 프라운 칠리 커리는 생각 외로 너무 매웠다. 다행히 함께 곁들인 네팔 전통 찌야티와 플레인 라시가 매운 속을 달래주었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한 접시 안에 여러 가지가 조금씩 나오는 네팔 현지식 백반 메뉴를 맛보리라.
탄두리 치킨

INSTAGRAM @everest.food

 

용산으로 떠나는 홍콩 여행,
웨이티하우스&레스토랑

 

사실 홍콩요리 하면 무엇 하나 금방 떠오르는 게 없다. 대체로 친숙한 중식과 달리 홍콩식 요리는 제대로 접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음식을 보관하는 찬합을 형상화한 상형문자 會(웨이 Wui)는 ‘모이다’, ‘만나다’라는 뜻을 가진 ‘모일 회’의 광동식 발음이다. 홍콩에서 유래한 식당의 한 종류인 차찬텡(찻집 겸 밥집)을 컨셉트로 운영되는 웨이티하우스&레스토랑. 점심때는 차와 함께 가벼운 음식을 즐길 수 있는 티 하우스로, 저녁에는 술에 어울리는 전통 음식을 즐기는 차찬 바로 나뉜다.
마장생납
미리 예약한 테이블 위에는 커다란 부채와 함께 다양한 메뉴가 써 있는 종이가 놓여 있다. ‘저기요’, ‘여기요’ 이런 웨이터 부르는 방식은 이곳에서 통하지 않는다. 손을 번쩍 들고 커다란 부채를 흔들어 웨이터를 부른다. 구수계, 노호채, 수자어, 비풍당, 목서육 등 도무지 이름만 들어서는 무슨 음식인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 메뉴가 많은데, 대부분 솔드아웃된 메뉴였다. 큰 아쉬움을 뒤로하고 가장 궁금했던 마장생납과 함께 마오갈비, 노육반, 진미가지 그리고 마고소매를 주문했다.
마오갈비
마장생납은 지리산에서 온 아이스플랜트와 달콤한 맛이 강해 ‘땅속의 배’라고 불리는 뿌리채소 야콘(국서 菊薯)을 하몽을 곁들인 고소한 마장소스에 찍어 먹는 메뉴다. 채소의 청량감과 단맛, 짠맛, 쌉싸름한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 계속해서 손길이 갔다. 또 마오쩌둥이 사랑한 호남 요리로 알려진 마오갈비는 알싸하고 중독적인 매콤함을 원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여기에 담백 고소한 동파육을 올린 노육반 주문은 필수! 손바닥 크기의 부담 없는 양이니 꼭 먹어보길. 중국차와 술과 어울리는 매력적인 요리와 함께 홍콩으로의 미식 여행을 떠나보기 바란다.
노육반

INSTAGRAM @wui.yongsan

 

말레이시아의 손맛, 아각아각

 

연남동 한적한 주택가에서 코끝을 자극하는 향신료가 느껴진다. 알록달록한 플라스틱 의자가 동남아의 정취를 더해주는 아각아각 Agak Agak은 말레이시아 전통 가정식을 선보이는 곳. 아각아각은 말레이시아 언어로 ‘대략’이라는 뜻이다. 요리할 때 ‘요만치’라는 단어로 모든 계량을 하는 엄마의 손맛을 상상하면 이해가 쉽다. 말레이시아 현지 셰프가 어린 시절 할머니에게 아각아각을 들으며 배운 가정식이라 그런지 더욱 기대가 되었다.
뇨냐 락사와 나시 고렝 크탐, 사태 다깅
추천받은 나시 고렝 크탐과 말레이시아 전통 국수인 뇨냐 락사, 소고기 꼬치인 사태 다깅을 주문했다. 말레이시아식 볶음밥 위로 부드러운 크랩 튀김을 올린 나시 고렝 크탐은 게를 껍질째 튀겨 더욱 고소했다. 볶음밥은 생각보다 심심한 편이라 함께 나오는 고추식초를 꼭 곁들여 먹길 추천한다. 튀김을 먹으니 매콤한 국물이 저절로 당겼다. 함께 주문한 뇨냐 락사는 코코넛 밀크를 넣고 끓인 육수에 잘게 찢은 닭고기와 제철 해산물을 넣어 만든 국수다. 빨간 국물이라 자극적인 맛을 기대했으나 크리미한 코코넛과 닭고기의 기름기가 어우러져 의외로 부드러운 맛이다. 향신료 애호가인 나에게는 오히려 아쉬울 정도.
고레 삐상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한 스쿱 올린 바나나 튀김 ‘고레 삐상’, 말레이시아의 유명한 초콜릿 음료 ‘밀로 다이너소어’와 밀크티 ‘테타릭’ 등 이국적인 디저트도 추천한다.

INSTAGRAM @agakagakseoul

 

그리스부터 모로코까지,
클레오 레스토랑

 

서울 이태원의 떠오르는 핫플레이스, 몬드리안 호텔 ‘클레오 레스토랑’. 그리스, 모로코, 터키의 지중해 요리에서 영감을 얻은 다채로운 퓨전 메뉴를 선보인다. 모두 다른 문화에서 태어난 다양한 요리가 몇 가지 주제로 한 테이블에 모인다는 점이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퓨전을 작정하고 활용한 듯한 컨셉트는 입구에 크게 걸린 클레오파트라 그래픽 파사드에서부터 강렬하게 느껴진다.
시브림 세비체와 트리오 딥, 주주 브레드
먼저 세 가지 소스로 구성된 중동식 트리오 딥과 주주 브레드를 주문했다. 한 손으로 들고 먹기 좋은 크기로 나온 주주 브레드는 매우 얇고 쫄깃한 것이 특징. 스프레드용으로 나온 트리오 딥을 듬뿍 얹어 먹었다. 병아리콩의 고소함이 돋보이는 후무스부터 익힌 가지를 주재료로 해 톡 쏘는 레몬즙이 가미된 바바가누시, 새콤하면서 크리미한 질감의 요거트 소스 라브나까지 주주 브레드와 함께 입에 착 감기는 맛이 일품이다. 모로칸 스파이스를 곁들인 시브림 세비체는 고수가 아삭하게 씹히는 맛이 독특하다. 그린 칠리 때문인지 약간 매콤한 끝맛이 입안에 여운을 남긴다.
트러플 피데
이윽고 파이를 연상케 하는 독특한 터키식 피자 ‘트러플 피데’가 나왔다. 화덕에 굽기 때문에 느지막이 서빙된 트러플 피데는 이날 코스를 화려하게 장식한 주인공이었다. 얇게 밀어낸 빵에 페타 치즈와 달걀 노른자를 넓게 발라주는데, 클레오에서는 여기에 트러플 오일로 향을 더했다. 노른자 특유의 고소한 풍미가 짭조름한 페타 치즈 맛을 감싸니 미처 몰랐던 미각의 영역이 발견된 기분. 자투리 도우는 하리사 소스를 곁들인 양고기 케밥과 곁들여 먹기도 하고, 남은 후무스와 ‘찍먹’ 하기에도 좋다. 그리스 와인을 추천받아 페어링했는데 피데는 돌돌 말아서 한번에 먹을 수 있을 만큼 얇아 안주로 부담스럽지 않았다. 클레오 레스토랑은 지중해식 피자 화덕과 모던한 오픈 키친 등 이국적이면서도 화려한 라운지 스타일을 더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새로운 미지의 세계를 발견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가볍게 발걸음해보자.

INSTAGRAM @cleorestaurant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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