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sik W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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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 뉴욕과 서울에서 각각 한식을 대표하는 최정상 셰프들이 세계인을 위한 한식 요리책을 잇달아 펴냈다. <미쉐린 가이드>와 ‘월드 베스트 레스토랑 100’에서 빠지지 않는 레스토랑 밍글스와 아토믹스의 셰프와 이야기를 나눴다.

<JANG: The Soul of Korean Cooking>
밍글스 강민구 셰프

밍글스에서 선보인 나물 비빔밥.
장에 대한 기본 정보부터 밍글스가 지난 10년간 선보인 메뉴를 캐주얼하게 풀어낸 강민구 셰프의 신간 JANG.

한식을 다룬 책을 내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손님들을 만나지 못하게 되자 인생의 큰 원동력 하나가 사라진 기분이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던 차에 ‘책을 쓰면 밍글스 밖에서도 사람들과 한식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

아티장 Artisan 출판사와 4년간 준비했다고 들었다.
아티장 출판사는 레스토랑 ‘노마 Noma’의 헤드셰프 르네 레드제피, ‘프렌치 런드리 French Laundry’의 셰프 토마스 켈러 등의 책을 작업한 미국 출판사다. 두 셰프의 책은 평소 내가 아주 좋아했다. 해외 수많은 독자에게 닿기 위해서는 영문으로 된 세계적 유통망을 가진 출판사여야 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미팅하면서 책을 만들어나갔다. 원활한 번역을 위해 미국에서 다양한 한국 콘텐츠를 만드는 나디아 조와 음식비평가 조슈아도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

밍글스에서 선보인 다식 샌드. © Choi Joon Ho

장이라는 넓고도 좁은 주제를 선택한 이유는?
한식 바탕의 요리를 하면서 장이 항상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장을 새롭게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했다. 장에 대해 공부하면 할수록 정확한 명칭이나 분류법 등 한국인에게도 여전히 장에 대한 이해나 정보가 부족한 상황임을 실감했다. 장 중심으로 진행하면 한식의 근본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소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책에서는 어떤 식으로 장을 해석했는가?
전 세계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장을 쉽게 전달하려 노력했다. 한식은 물론 다양한 서양식 요리에도 장을 활용할 수 있도록 고민했다. 장에 대한 기본 정보부터 명인들의 이야기, 그리고 레시피를 60여 가지 담았다. 호박선, 어만두, 된장 양갈비, 된장 크렘뷔렐레 같은 밍글스의 시그니처를 캐주얼하게 풀어냈다. 닭도리탕, 만두전골, 떡갈비 같은 일상적이지만 멋스러운 한식, 그리고 간장 라구 파스타나 고추장 풀드 포크 샌드위치, 된장 후무스처럼 장을 넣어 새로운 매력을 표출하는 서양식 메뉴도 담았다.

밍글스 강민구 셰프.

이 책은 어떤 이들이 읽으면 좋은가?
이 책은 파인다이닝 밍글스를 소개하는 책이 아닌 대중을 대상으로 한 책이다. 요리를 즐기고 한식에 관심 있는 모든 이에게 추천한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이 건강하고 맛있는 한식의 매력에 빠져들면 좋겠다. 또한 우리 장이 전 세계인에게 더욱 사랑받기 바란다.

한국을 대표하는 셰프로서 해외에서 바라보는 한식에 대한 관심을 체감하는가?
실제 엄청나게 체감한다. 해외 미디어와 푸디들이 행사를 위해 직접 연락을 주기도 하고, 홍콩이나 프랑스에서 팝업도 하는 등 컬래버레이션하러 전 세계를 다니고 있다. 10년 전 밍글스에서 시작할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장을 사용한 다양한 레시피를 만날 수 있다.
사진제공: 아토믹스, 밍글스  

<The Korean Cookbook>
아토믹스 박정현, 샘표 최정윤 셰프

도토리 묵밥.

아토믹스의 책을 내자는 제의를 받았지만 되려 한식 책을 역제안했다고 들었다.
박정현 출판사 파이돈 Phaidon은 주로 세계 유명 레스토랑이나 한 나라를 대표하는 요리책을 낸다. 아토믹스는 아직 어리고 계속 변화하고 발전해야 하는 레스토랑이라서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반면 한식 이야기는 오랫동안 논의되어온 아토믹스의 뿌리이기도 하고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이 가장 좋은 타이밍이라 보았다.

샘표 우리맛연구 최정윤 세프.
아토믹스 박정현 셰프.

두 사람이 함께 책을 쓰게 된 이유가 있는가?
박정현 한국인의 먹는 이야기를 담아야 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오래 연구하고 고민해온 최정윤 셰프가 적합한 파트너라고 생각했다. 그는 샘표 우리맛연구 중심에서 식재료, 요리법, 문화 등 한식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체계화하는 작업을 10년 넘게 해왔다.

물리적인 거리가 있었을 텐데, 집필 과정은 어땠는가?
최정윤 제안받은 시점부터 출판까지 약 3년 반이 걸렸다. 책을 쓰는 2년 동안 매주 월요일 미팅을 했다. 책 쓸 때 가장 고민한 것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누가 읽을 것인지, 두 번째는 한식이란 무엇인지였다.

개성주악 같은 디저트부터 배추김치 등 반찬까지 한식과 한국인의 이야기를 총망라했다.
개성주악 같은 디저트부터 배추김치 등 반찬까지 한식과 한국인의 이야기를 총망라했다.

결과적으로 이 책은 어떤 한식을 다루는가?
최정윤 레시피북이 아닌 지극히 일상적인 한식과 한국인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한국 사람들이 현재 매일 먹는 음식과 그것을 즐기는 방법, 그리고 그에 담긴 역사가 담겨 있다. 한국 음식에 관심 있는 글로벌 독자가 주 타깃이다. 한국 음식을 집에서 직접 해보기 위해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입문서 같은 책이다. 쉬우면서도 가장 보편적인 레시피를 담으려 했다. 재료도 해외에서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사용했다.

전반적인 한식 소개를 시작으로 발효, 밥, 반찬, 후식 등으로 이어지는 흐름인데, 마지막에 명인 파트가 따로 있는 점이 무척 인상적이다.
최정윤 명인들이 평생을 걸고 대를 이어서 한식에 헌신한 덕분에 오늘날의 한식이 만들어졌다. 그들의 요리를 통해 한식의 깊이와 가치를 보여주고 싶었다. 한식 요소에서 가장 중요한 장부터 김치, 갈비, 후식과 개성음식, 제주음식, 반가요리, 사찰요리, 그릇까지 모두 다뤘다. 명인들을 인터뷰하고 촬영하는 데만 1년이 넘는 시간을 보냈다.

박정현, 최정윤 셰프의 신간 The Korean Cookbook.

해외에서 최근 한식에 대한 인기를 더욱 실감할 것 같다.
박정현 전 세계 파인다이닝 업계에서 젊은 한국 셰프들의 국내외 활약으로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한 나라의 문화가 전달되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가 필요하다. 오랜 시간 여러 분야를 통해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높아진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한류 영화나 드라마를 접한 후 한식에 관심을 갖기도 하고, 한류 음악을 좋아해 한국 아티스트가 먹는 음식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서로 좋은 영향을 미치면서 발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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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풍경

내면의 풍경

내면의 풍경
캔버스 표면을 문지르고 물감을 흡수시키는 과정을 반복하며 묵은 감정을 해소한다. 최윤희 작가의 캔버스는 매일의 시간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오는 6월에 있을 전시 준비 중인 최윤희 작가의 작업실.
오래된 기억이 불현듯 떠오를 때가 있다. 차마 말하지 못한 문장, 잠시 잊고 있던 묵은 감정이 우리 몸 어딘가에 존재하다 갑작스레 존재감을 드러낸다. 최윤희 작가는 이러한 내면의 감정에 귀를 기울인다. 우리 안에 있지만 표현하지 않은 것, 혹은 표출되지 못한 감정이 어떤 형태로 남아있을지 궁금했다.
지갤러리에서 황수연 작가와 함께 선보인 2인전 <두꺼운 피부> 전경.
“나를 이루는 다양한 존재, 특히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관심이 갔어요. 다양한 감정, 소리, 호흡이 오가는 순간도 보이지는 않지만 저의 내면에 어떤 형태로 남아 있을 것 같더라고요. 그 흔적을 추적해가는 여정을 표현한 거죠.” 지난겨울, 지갤러리에서 선보인 2인전 <두꺼운 피부>에서 그는 내면의 풍경을 수많은 레이어와 깊은 입체감으로 표현했다. 비정형적으로 흐르는 반투명한 얼룩과 엉킨 실타래 같은 가느다란 선은 이리저리 뒤섞이며 압축된 시간을 담은 신체의 풍경이 된다.
최윤희 작가는 캔버스 위에 다양한 색의 물감을 덧발라 얇은 레이어를 만들며 작업한다.
최윤희 작가는 캔버스 위에 다양한 색의 물감을 덧발라 얇은 레이어를 만들며 작업한다.
내면을 깊숙이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표현하는 방식도 바뀌었다. 단순히 물감을 발라 질감을 살리기보다는 캔버스에 온전히 스며드는 것이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마치 감정을 소화시키는 과정과 닮았다. “물감이 잘 흡수될 수 있도록 캔버스부터 가공해요. 얇게 바르다 보니 천이 가지고 있는 성질이 두드러지더라고요. 그 위로 표면이 매끄러워질 때까지 물감을 문지르며 채워나가요.” 이 과정에서 물감은 본래 색을 드러내기보다 캔버스에 얇게 스며들며 변한다. 물감이 마르면 그 위로 또 다른 물감을 올린다. 색이 섞이면서 또 다른 풍경이 만들어지기를 기다린다. 오랜 시간이 지나 물감의 자국만 남은 듯한 형상을 비춘다. 때로는 문장이나 단어를 그림의 어딘가에 메모한다. 물감으로 덮여 관객에게 전달되지는 않지만 작업 과정에서 떠오르는 감정을 자연스레 해소하는 방법이다. 오래된 감정 위로 또 다른 기억이 채워지듯 켜켜이 쌓인 물감은 깊은 내면을 바라보게끔 한다.
스케치를 벽면에 붙여놓은 작업실.
“스케줄이 일정하지 않은 직업이다 보니 나 자신의 루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매일 아침 작업실로 출근해 작업을 하죠. 오래 붙잡고 있기보다 짧더라도 매일 꾸준히 작업하기로 결심했어요.” 최윤희 작가의 일상은 그의 작품과 닮아 있었다. 한 겹씩 문지르는 과정을 반복해 하나의 풍경을 완성하듯, 매일 똑같은 하루를 지구력 있게 꾸준히 채워나간다. 그리고 새롭게 발견되는 의외의 순간을 기다린다.
내면의 감정을 그려내는 최윤희 작가.
요즘은 오는 6월에 있을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는데, 길이 6m의 대형 캔버스에 작업을 한다. 기존 작업한 것 중 가장 큰 규모인데, 가능한 한 내면 감정을 가장 크게 펼쳐내려 한 듯하다. “매일의 시간을 그리는 데에 중점을 뒀어요. 감정이든 작업이든 물고 늘어지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그 과정 자체가 자연스레 녹아 있는 작품을 그려나가고 싶어요.”

SPECIAL GIFT

최윤희 작가에게 증정한 끌레드뽀 보떼의 더 세럼은 피부 본연의 힘을 일깨워 생기 있고 매끄러운 피부를 완성시켜 준다. 또한 피부에 고르게 퍼지고 빠르게 흡수되어 24시간 보습 효과를 유지시킨 후 피부 길을 열어 다음 단계 제품의 흡수를 높여준다. 50mL, 3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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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그래퍼 이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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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 루부탱의 포르투갈 부티크 호텔

크리스찬 루부탱의 포르투갈 부티크 호텔

크리스찬 루부탱의 포르투갈 부티크 호텔
패션 디자이너 크리스찬 루부탱이 자신의 취향을 오롯이 담은 호텔을 오픈했다. 스틸레토 힐의 아찔한 매력만큼이나 매혹적인 하룻밤을 선물하는 베르멜호 멜리데스 호텔.
커다란 금장 장식품과 매혹적인 레드 컬러 타일이 강렬한 몰입감을 준다.
12년 전, 포르투갈 리스본 남부의 작은 마을 멜리데스 Melides에 별장을 구입한 프랑스 패션 디자이너 크리스찬 루부탱 Christian Louboutin. 완벽한 풍경과 따스한 햇볕이 드는 몽환적 분위기에 매료된 그에게 딱 한 가지 아쉬움이 있었다. 아름다운 노을을 감상하며 느긋한 저녁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이 없다는 것. 여러 건물을 물색하던 그는 마을 끝자락에 위치한 작은 집을 찾았고, 그곳에 레스토랑을 열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던 어느 날 멜리데스 시장이 나타나 호텔 오픈을 제안해 마침내 지금의 베르멜호 Vermelho 멜리데스 호텔이 탄생했다. 호텔 이름인 베르멜호는 포르투갈어로 붉은색을 뜻하며 그의 시그니처 디자인인 매혹적인 빨간색 구두 밑창의 의미를 담아 이름 지었다.
은은한 푸른빛을 내는 벽 색감과 클래식한 창틀 장식의 만남으로 이국적인 풍경이 완성됐다.
삼각형 지붕을 받치고 있는 두 기둥은 조각가 주세페 두크로트가 디자인한 것.
은은한 푸른빛을 내는 벽 색감과 클래식한 창틀 장식의 만남으로 이국적인 풍경이 완성됐다.
루부탱은 건축가 마달레나 카이아두 Madalena Caiado, 텍스타일 디자이너 캐롤리나 어빙 Carolina Irving과 함께 호텔을 설계했다. 작은 마을 속 비밀스럽게 자리하고 있었기에 로컬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호텔을 짓고 싶었다. 빈티지스러운 푸른 벽면과 테라코타 타일의 지붕, 클래식한 창문틀, 굴뚝 등 현지 건축양식에서 볼 수 있는 디테일을 차용해 외관을 설계했다. 그 덕분에 수백 년 역사가 깃든 수도원의 모습을 연상케한다.
서로 다른 소재와 색감, 유니크한 디자인을 입은 가구와 소품이 어우러져 시각적 풍요로움을 안긴다.
크리스찬 루부탱이 디자인한 빨간색 구두 밑창을 연상케 하는 매혹적인 분위기의 라운지.
조개껍데기 문양의 트롱프뢰유 벽화와 여성스러운 라운지체어가 조화를 이룬 복도.
베르멜호 멜리데스는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13개 객실과 스파, 레스토랑을 갖추고 있다. 호텔 내부는 모두 루부탱이 경매에서 낙찰받거나 여행 중 수집한 보물들로 가득하다. 스페인 전통 가구 브랜드 바르구에뇨 Bargueño의 클래식한 캐비닛과 프랑스 인테리어 디자이너 앙리 사무엘 Henri Samuel의 아름다운 자수가 수놓인 벨벳 소파 등 이색적인 가구와 소품들을 호텔 곳곳에서 마주할 수 있다. 또 주니어 스위트룸 벽에는 그리스 아티스트 콘스탄틴 카카니아스 Konstantin Kakanias가 그린 바다 풍경의 벽화를 감상할 수 있다.
블루 컬러를 포인트로 한 객실.
유명 조경사 루이 베테크의 손길이 닿은 수영장이 딸린 정원.
기하학적 패턴이 새겨진 타일로 마감한 욕실.
바다 풍경 벽화가 그려진 주니어 스위트룸.
수영장 딸린 정원은 베르사유 정원을 조경한 유명 조경사이자 루부탱의 오랜 친구인 루이 베테크 Louis Benech가 맡아 솜씨를 발휘했다. 감귤나무, 갈대, 수풀 등 코끝을 향기롭게 스치는 이국적인 식물을 가득 심었다. 마치 크리스찬 루부탱의 비밀스러운 휴양지를 방문한 듯한 설렘을 안기는 베르멜호 멜리데스에서의 여름 휴가를 꿈꿔본다.

ADD R, Dr. Evaristo Sousa Gago 2, 7570-635 Melides, Portugal
TEL +351 915 280 511
WEB www.vermelhohot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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