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의 귀환

클래식의 귀환

클래식의 귀환

CD 마니아들을 위한 희소식. 뱅앤올룹슨이 90년대 선보인 CD 플레이어, 베오사운드 9000과 현대적 스피커 베오랩 28을 결합한 음향 시스템, 베오시스템 9000c를 새롭게 선보인다. 시간을 초월한 아름다운 사운드를 들려주고자 하는 뱅앤올룹슨의 클래식 재창조 시리즈 중 하나. 어렵게 공수한 200대의 베오사운드 9000은 모든 알루미늄 요소들을 재가공하고 부품들을 아노다이징 처리해 수십 년이 지났음에도 제품 간에 통일성을 만들어냈다. 뱅앤올룹슨 압구정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6월 중순부터 청음이 가능하니 방문하면 좋겠다. TEL 02-518-1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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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와디캅, 타이!

사와디캅, 타이!

사와디캅, 타이!
잃어버린 입맛도 돌아오게 만드는 자극적인 향신료의 향연. 이국적인 감성이 짙게 물들어 있는 태국 레스토랑 4곳을 다녀왔다.

동남아로의 순간이동, 엪 서울

이곳이 태국인가 을지로인가. 레스토랑 입장과 동시에 단숨에 태국 방콕 어디쯤으로 순간이동을 시킨 이곳은 바로 퓨전 동남아 퀴진 엪 서울. 워낙 소문이 자자한 터라 기대를 듬뿍 안고 방문했다. 낡은 계단 3개 층을 힘겹게 올라갔는데, 그 좁은 계단길조차 힙지로 감성에 동남아 분위기가 한데 뒤섞여 있어 독특한 인상을 주었다. 엪 서울은 4층과 5층을 사용한다. 캐치테이블을 통해 미리 예약한 우리 테이블은 어두컴컴한 조도 아래 붉고 파란 조명이 어우러진 바 공간과 곳곳에서 강한 존재감을 풍기는 불상이 놓인 4층 공간. 대형 수조를 바 테이블로 활용한 점과 자유롭게 배치되어 있는 좌석들이 어쩐지 분위기를 한층 더 여유롭고 힙하게 만드는 느낌이었다. 동남아를 베이스로 펑키하게 풀어낸 다이닝 바 엪 서울은 소싯적 홍콩과 동남아 일대를 여행하며 가방 속 챙겨둔 와인을 야시장 노상에서 로컬 푸드와 즐겨 마시던 사장님이 당시 추억을 회상하며 오픈한 레스토랑이다. 한 상 차림으로 즐기는 야시장을 컨셉트로 한지라 메뉴당 양은 그리 많지 않다. 여러 개를 시켜 나눠 먹기에 좋은 양. 광어에 그린망고, 적양파피클을 올린 세비체를 스타터로 주문하고 타이 오이스터 똠얌 수프와 스파이시 피시 그린커리를 메인 메뉴로 주문했다. 세 가지 메뉴 모두 적절한 이국적 풍미와 구미를 당기는 향신료로 사장님이 추천해준 내추럴 와인과 잘 어울렸다. 사실 이곳 메뉴에 대한 큰 이해도 없이 방문한 탓에 생각보다 더 캐주얼한 메뉴 구성이 조금은 아쉬웠다. 거창한 요리를 기대하고 간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다음에는 식사를 하고 2차로 방문해볼 생각이다. 가벼운 동남아 음식과 함께 술 마시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

INSTAGRAM @aff_seoul

똠양 수프
광어 세비체

태국식 안주 포차, 영동포차나

태국 음식의 성지 툭툭누들타이와 소이연남에서 논현동에 태국 음식점을 또 하나 열었다. 영동포차나의 포차나 Pochana는 태국어로 음식점을 뜻한다. 오후 5시부터 문을 여는 곳답게 메뉴는 와인과 그에 어울리는 태국식 안주류가 주를 이뤘다. 와인냉장고에 얼핏 보이는 와인만 해도 수십여 가지. 기존 레스토랑들이 기본 이상을 하는 터라 어떤 메뉴를 주문해도 안전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메뉴는 30여 가지. 스타터와 안주, 고기류, 해산물류, 커리, 수프, 누들과 라이스 파트로 구분되어 있는데, 원하는 메뉴를 골라 주문지에 직접 표시한 뒤 제출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태국 된장과 새우, 공심채를 넣어 볶은 애피타이저와 흑후추소스 갑오징어볶음, 두 메뉴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크리스피 포크 쏨땀 세트를 주문했다. 공심채 볶음은 아삭함과 적당한 간 조절이 핵심인데, 슴슴하게 먹는 내 입맛에도 잘 맞을 만큼 완벽한 맛이었다. 바삭바삭한 돼지껍데기와 매콤새콤한 쏨땀이 어우러진 세트 메뉴는 술을 부르는 맛. 갑오징어의 흑후추소스도 엄청난 감칠맛으로 자꾸만 손이 갔다. 추가로 주문한 팟미코랏은 삼겹살과 간장으로 볶아낸 북동부 코랏 지역 스타일의 볶음면으로 팟타이와 비슷한 비주얼과 맛을 지닌 메뉴. 메뉴 포션이 적지 않은 편이라 여럿이 함께 와서 다양하게 시켜 먹기 좋은 식당이었다. 조만간 다시 갈 계획을 세워야겠다.

TEL 0507-1355-4883

공심채 새우볶음
흑후추소스 갑오징어볶음과 크리스피 포크 쏨땀

현지 셰프가 선보이는 뷔페, 반얀트리 서울

반얀트리 푸켓의 시그니처 레스토랑 샤프론 Saffron의 태국 정통 음식을 국내에서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반얀트리 서울의 그라넘 레스토랑이 오는 6월 30일까지 시즌 한정으로 샤프론의 태국 음식을 선보이는 프로모션을 펼치는 것. 이를 위해 샤프론의 헤드셰프 국 Gook이 내한해 직접 메뉴를 챙기고 요리한다. 20여 종의 다채로운 요리를 뷔페로 제공하니 태국 음식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솔깃할 만하다.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태국 요리 특유의 강렬한 향이 후각부터 자극한다. 맘껏 즐길 수 있는 뷔페의 가짓수도 많지만, 메인 메뉴에도 잔뜩 신경을 썼다. 입맛을 돋워줄 라이스 크래커를 시작으로 바닷가재 푸팟퐁커리&라이스 그리고 쏨땀을 차례로 내놓는데, 신선한 해산물은 물론 현지에서 공수한 제철 식재료를 한껏 활용해 디테일도 살아 있다. 랍스터 집게다리의 푸짐하고 부드러운 속살을 한입 가득 물으니 호사스럽기에 그지없다. 여기에 커리가 살짝 곁들여지니 풍미도 독특하다. 하지만 이곳에서 정말 마음에 드는 메뉴들은 뷔페 스테이션에서 찾을 수 있었다. 코코넛 밀크를 베이스로 새우와 채소 등을 끓여낸 코코넛 밀크 수프, 닭고기&그린커리 등 쌀밥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태국식 수프 요리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특히 코코넛 밀크 수프는 코코넛의 부드러움과 향신료의 진하고 풍부한 향이 어우러져 ‘소울 푸드’처럼 깊은 여운을 준다. 셰프 국의 추천 메뉴는 ‘쇠고기 마싸만 커리’. 태국의 마싸만 커리는 국내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요리 중 하나로 꼽히는 태국의 대표적 음식이다. 페이스트리처럼 겹겹이 층이 난 빵에 찍어 먹으니 금세 한 그릇을 뚝딱한다. 망고 스티키 라이스, 코코넛 케이크, 코코넛 크림 브륄레 등 다양한 디저트가 식사를 달콤하게 마무리해준다. 원재료부터 요리 과정, 코스의 끝까지 ‘메이드 인 태국’임이 분명해 보이는 샤프론이다. 뷔페는 주말 및 공휴일에 이용 가능하며 주중 점심 및 저녁에는 단품 메뉴로 만나볼 수 있다.

INSTAGRAM @banyantree_seoul

바닷가재 푸팟퐁커리
쏨땀

서촌의 이국적인 테이블, 호라파

메콩을 곁들인 마크아야오 텃 쌈롯과 까이 고를레
이국적인 글로벌 푸드가 눈길을 끈 2024 미슐랭 빕 구르망 리스트. 그 중 태국 음식점으로는 세 번째로 이름을 올린 타이 레스토랑 호라파에 다녀왔다. 타이 바질을 뜻하는 호라파는 레스토랑을 이끄는 손승희 셰프가 태국에서 요리 경력을 쌓으며 가장 많이 다듬은 재료. 이름만큼이나 독특하고 강렬한 향신료와 이국적 풍미가 가득한 태국 본토의 맛을 즐길 준비를 했다. 꽤나 생소한 이름의 메뉴들이 이어졌다. 간단히 소개하면 마크아야오 텃 쌈롯은 가지튀김이다. 직접 만든 새하얀 재스민 쌀가루를 입혀 튀긴 것이 특징이다. 바삭한 식감보다는 촉촉한 가지 본연의 맛을 살렸고, 달달한 맛으로 입맛을 돋운다. 타이 바질 호라파가 궁금하다면 가지튀김 위에 올라간 잎을 주목하자. 바삭하게 튀긴 호라파를 가니시로 올려 식감을 더했다. 소스는 단맛, 짠맛, 신맛의 세 가지 맛이 나는 태국 소스 쌈롯을 사용해 다채로운 풍미를 자아낸다. 함께 주문한 까이 고를레는 바비큐 커리다. 태국 남부 지역의 대표 음식으로, 숯불 위에서 커리소스를 발라가며 천천히 구워낸 닭고기구이다. 반숙란과 라임이 나오는데, 노른자를 소스처럼 활용해 살짝 매콤한 맛의 닭고기를 찍어 먹는다. 고수와 민트를 곁들인 상큼한 오이 렐리쉬 아짯도 함께 즐길 수 있다. 가장 대중적이고 쉽게 즐기는 태국 음식 쏨땀도 남다르다. 한국 제철 식재료를 활용해 매번 다르게 내는데, 이번에는 딸기를 활용한 쏨땀을 맛볼 수 있었다. 상큼한 파파야 샐러드에 달콤한 딸기 맛이 더해지니 또 다른 별미다. 자극적인 향신료의 맛을 달래줄 다양한 주류 메뉴도 눈길을 끌었다. 태국 대표 맥주인 창과 싱하는 물론 풍미 가득한 진 토닉과 내추럴 와인 등이 준비되어 있다. 그 중 제일 흥미로웠던 메콩. 사탕수수와 쌀로 증류해 만든 럼주로, 스파이시한 태국 허브가 더해져 복합적인 맛이 매력적이다. 탄산수와 라임으로 시원하게 즐기는 메콩 소다도 한잔 기울여보길 추천한다.

INSTAGRAM @horapa_seoul

쏨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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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의 꿈

인형의 꿈

인형의 꿈
도자 인형의 오묘한 표정으로 이질적이면서도 생경한 감각을 일깨우는 최지원 작가. 그의 그림은 언제나 단숨에 몰입하게 되는 긴장감이 존재한다.
상하이에서 선보일 신작 준비 중인 작업실 전경.
무표정한 도자 인형이 저 멀리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다. 인형 뒤 블라인드 사이로 푸르스름한 빛이 새어나오며 매끄러운 표면의 얼굴을 비춘다. 고요한 적막이 흐르는 새벽녘이 떠오른다. ‘포세린 돌’을 중심으로 독특한 구성과 색감을 선보이는 최지원 작가의 그림은 언제나 묘한 긴장감이 느껴진다. 도자기라는 소재부터 살펴보자. 단단한 표면을 가졌지만 한편으로는 순식간에 깨져버릴 수 있는 한없이 연약한 존재. 소재의 이중적인 면모가 이질적이면서도 생소한 감각을 자아낸다. 작가는 순간적인 몰입을 선사하는 긴장감에 주목한다. 잠시 숨을 멈추고 그림을 바라보게 되는 순간, 작가의 도자 인형은 또 다른 생명을 얻는다. “지금까지 그려온 작업들을 아울러 보면 ‘생명이 없는 대상’에 집중했던 것 같아요. 사람의 형상을 한 인형이나 생명을 빼닮은 모조품들이요. 제 대표 작업인 포세린 돌도 마찬가지고요. 개인적인 감각과 경험을 생명이 없는 존재를 경유해 보여주고 싶었어요. 나만의 방식으로 그들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이죠.”
Ready, Set, Go(2024), oil on canvas, 112.1×145.5cm.
반질거리는 도자 인형의 표면과 빈티지한 소품이 두드러지는 최지원 작가의 그림.
멈춰버린 순간 The Paused Moment(2023), oil on canvas, 162.1×227.3cm.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 개인전을 진행한 그는 최근 아트페어 ‘아트 오앤오 Art OnO’와 상하이 ‘백스테이지 아트 Backstage Art’에서 선보일 신작을 준비 중이다. 작업실에 들어서니 커다란 캔버스에 푸른 벨벳 커튼이 넘실거렸다. 상하이에서 선보일 작품인데, 오래된 극장 뒤편에 마련된 아트 스페이스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극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감정과 구조적 특징을 표현하고자 커튼을 좀 더 적극적으로 등장시켰다. “평소에 이미지 수집을 많이 해요.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면들이요. 간략한 드로잉 스케치와 함께 포토샵 콜라주로 먼저 이미지 구상을 합니다. 보여주고 싶은 분위기를 위해 인형의 자세와 시선, 입고 있는 옷, 전체적인 구도, 색감 등 계획적으로 고민해요. 작업할 때는 빠르고 직관적이에요. 순간적인 몰입감이 정말 즐겁죠.” 작업 구상을 마친 후, 캔버스에 도자 인형의 표면을 빚어낸다. 얇은 레이어를 쌓아 올리는 순간이 마치 생명 없는 대상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 것처럼 느껴졌다. 하나의 색에서 뻗어나가는 톤온톤 색 조합을 즐겨 사용하는 이유도 비슷한 맥락이다. 한 프레임이 하나의 빛을 발산하는 느낌인데, 그만이 주는 강렬한 에너지를 즐긴다. 텍스처를 섬세히 표현하는 만큼, 같은 색이어도 재질과 광택의 유무에 따라 다른 색으로 비춰지는 과정이 매력적이었다.
도자 인형을 중심으로 감각적인 평면 회화를 선보이는 최지원 작가.
도자 인형과 어우러진 소재들도 흥미롭다. 최지원 작가는 인형 너머의 공간을 점차 확장하고 있다. 도자 인형의 미끄러질 듯한 질감에 매료되고 무감각하고 공허한 표정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인형이 놓이는 ‘방’에 대해 고민 중이다. 빈티지한 색감과 화려한 패턴의 옷, 벽시계, 블라인드, 최근 작업에서 볼 수 있는 실크와 벨벳 소재의 드레스 등 그가 자주 사용하는 소재들은 일상적인 듯해 보이지만 비현실적인 감각을 일깨운다. 오랜 과거의 시간이 느껴져서일까. 작가에게는 유년시절의 추억을 환기시켜 주는 소재이며, 긴장감과 자극을 주는 요소다. “어릴 때 학교나 친척집에는 꼭 뻐꾸기 시계나 괘종시계가 있었잖아요. 정각마다 울리는 소리를 듣기 위해 시계 아래에서 기다린 기억이 있어요. 커다랗게 궁서체로 쓰인 ‘축 발전’ 같은 텍스트도 흥미로웠고요. 저는 의외로 과거의 것에 관심이 많아요. 그런 요소들을 재미있게 회화 안으로 가지고 오는 것 같아요.” 정교한 계획으로 구상된 ‘방’은 생동감이 넘치는 일반적인 방이라기보다 진공 상태의 공간처럼 느껴진다. 똑딱이는 벽시계의 울림처럼 귀기울이게 되고, 방 안으로 미세하게 드는 빛을 주목하게 만든다. 잠시 숨을 멈추고 몰입하게 되는 긴장감. 우리는 순간의 긴장 뒤에 따라올 해방감을 안다. 강렬한 첫인상 뒤에 여운을 주는 최지원 작가의 그림에 주목하게 되는 이유다.

SPECIAL GIFT
최지원 작가에게 증정한 끌레드뽀 보떼의 더 세럼은 피부 본연의 힘을 일깨워 생기 있고 매끄러운 피부를 완성시켜 준다. 또한 피부에 고르게 퍼지고 빠르게 흡수되어 24시간 보습 효과를 유지시킨 후 피부 길을 열어 다음 단계 제품의 흡수를 높여준다. 50mL, 3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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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그래퍼 이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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